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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는 왜 블록체인에 주목할까?

모터트렌드 입력 2020.07.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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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회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한 사업에 접목하려 하고 있다. 이미 접목해 선보인 곳도 여럿이다. 이들은 왜 블록체인에 주목할까? 그런데 블록체인이 뭐지?


제네시스의 첫 SUV GV80는 각종 최신 기술을 듬뿍 담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카페이(Car Pay)다. 이름처럼 자동차가 결제 수단이 되는 거다.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우선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제네시스를 비롯한 현대차는 블루링크, 기아차는 우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가입하면 된다. 그다음 스마트폰에 제네시스 카페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다. 그리고 본인 명의의 카드를 등록한 후 결제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차 안 디스플레이에 있는 카페이 항목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뜬다.

현재 이 카페이는 현대·기아차와 제휴한 SK주유소와 파킹클라우드 주차장에서 쓸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서 내비게이션을 띄우면 카페이를 쓸 수 있는 주유소와 주차장이 나오는데 주유소에 도착하면 ‘카페이로 결제하겠냐?’는 질문이 뜬다. ‘예’를 누르고 주유할 금액이나 리터를 선택한 다음 결제하기를 누르고 주유소 직원에게 카페이로 결제했다고 말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차 안 디스플레이에서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애플리케이션에 저장한 개인 정보나 신용 정보가 해킹당하면 어쩌지?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나 개인 정보 등의 데이터가 담긴 블록이 사슬처럼 연결된 일종의 거래 장부다. 그런데 이 블록이 무수히 연결돼 있고 서로 간의 장부를 대조해 같을 때만 거래가 진행되므로 해킹이나 위조가 불가능하다. 만약 하나의 블록을 위조하거나 해킹해 바꾸면 모든 블록을 위조하고 해킹해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을 때 해킹을 우려했다. 엉뚱한 곳으로 데려가거나 스스로 사고를 일으키는 것을 걱정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면 적어도 해킹 등으로 사고나 불상사를 당할 걱정은 없다. 현재 많은 자동차 회사가 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결제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BMW와 GM, 포드, 르노, 혼다는 블록체인 기반 자동차 식별 시스템 테스트를 미국에서 시작했다. 운전자가 현금이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주차 요금이나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포르쉐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자동차 회사가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만을 위해서일까?

다양한 사업과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2019년 1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린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는 거죠.”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블록체인에 클라우드를 결합한 플랫폼(BaaS) 개발에 열심이다. 그중에서도 상용화에 가장 힘쓰는 사업은 블록체인 기반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이다. 블록체인은 앞서 설명했듯 정보가 저장된 블록이 사슬처럼 연결돼 있는 형태다. 그런데 위조나 해킹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에 중고차 매입이나 사고 이력 등의 정보를 담는다면 소비자는 중고차 사기나 허위 매물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있다. 

생산이나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소비자들이 부품 하나부터 모든 과정을 알 수 있어 신뢰를 돈독히 쌓을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볼보자동차는 LG화학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의 유통망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코발트는 배터리를 만드는 필수 광물 가운데 하나인데 공급망 체계가 복잡하고 생산과 유통 경로가 불투명해 그동안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코발트의 생산지부터 무게, 크기, 보관 경로는 물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마련한 광물 공급망 지침을 얼마나 준수했는지까지 데이터로 꼼꼼히 기록해 관리하겠다는 거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코발트가 어디에서 어떻게 채굴돼서 어떤 단계를 거쳐 배터리로 만들어졌는지 등의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볼보는 지난해 5월 LG화학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생산이나 유통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중요하다. 만약 자동차에 이상이 생겼는데 원인을 찾아보니 작은 부품이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여럿이라면 어느 회사의 부품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자동차에 적용된 부품은 물론 부품의 원산지와 입고 날짜 등 모든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어느 회사의 부품을 사용했는지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어떤 공장, 어떤 라인에서 누가 작업했는지까지 특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결함이 발견된 부품을 얹은 모든 자동차의 오너에게 일일이 통보해 수리나 교체를 받으라고 할 필요도 없다. 해당 회사의 부품을 얹은 자동차 오너에게만 연락하면 되니 결과적으로 리콜에 드는 비용도 줄어든다.

블록체인 기술은 렌터카 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다임러의 모빌리티 서비스 자회사 다임러 모빌리티는 지난해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19에서 블록체인 기반 렌터카 서비스를 소개했다. 차를 빌리는 과정을 자동화·간소화한 게 특징인데, 이용자가 고객 확인을 거치면 블록체인에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는 정보가 기록된다. 이 정보를 렌터카 업체에 제출하기만 하면 따로 계약서를 쓸 필요가 없다. 이용자와 렌터카 회사의 서명도 블록체인을 통해 할 수 있다. 렌터카를 반납할 때 역시 청구서가 블록체인에 올라가 고객 확인 때 저장한 신용카드나 블록체인에 저장된 암호화폐 등으로 바로 결제된다. 렌터카뿐 아니라 카셰어링 등에도 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만약 차를 지저분하게 사용했다면 이 내용도 블록체인에 저장돼 나중에 페널티를 받게 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쓰이는 범위는 방대하다. “미래에는 모든 자동차에 블록체인 ID와 디지털 지갑이 얹힐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동차가 스스로 서비스를 주문하고 암호화폐로 결제까지 할 수 있습니다.” 다임러 모빌리티 블록체인 제품 책임자 안 융의 말이다. 자동차 회사가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CREDIT
EDITOR :
서인수   PHOTO : 박남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