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쓰리, BMW 320d 투어링

조회수 2020. 11. 30. 06: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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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한 핸들링, 뛰어난 효율, 넉넉한 짐공간이 만드는 기막힌 삼박자를 찾았다


지금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아우디 A4가 격차를 많이 좁혔지만, BMW 3시리즈는 강력한 엔진과 뒷바퀴굴림은 물론 브랜드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을 앞세워 운전 재미 면에서 오랫동안 경쟁 모델을 압도했다. 운전 재미에 실용성까지 겸비한 투어링 모델은 1987년 처음 소개됐다. 운전을 좋아하고, 짐 싣는 일이 많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마침내 BMW코리아가 7세대 3시리즈 라인업에도 투어링을 추가했다. 일단 전체적인 실루엣은 이전 세대 투어링과 미묘하게 다를 뿐 큰 차이가 없다. 얼굴은 스포츠 DNA를 가진 3시리즈답게 좀 더 역동적으로 다듬은 디테일에 시선이 간다. 특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한층 눈매가 날카롭게 다듬어진 헤드램프와 위협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키드니 그릴이 인상적이다.


뒤쪽엔 테일게이트가 자리하지만, 하키 스틱을 닮은 테일램프만 봐도 3시리즈 식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신 3시리즈 투어링은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보여주진 않는다. 솔직히 세계 정상 축에 속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3시리즈 세단이 연간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굳이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모험할 필요는 없다. 


신형 투어링의 짐공간은 500L로 약간 늘어났다. 40:20:40 비율로 분할 폴딩되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1510L까지 여유가 생긴다. 2열 시트는 전동으로 접힌다. 뒷유리만 따로 열 수 있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든다. 번거롭게 테일게이트를 다 열지 않아도 물건을 쉽게 넣고 꺼낼 수 있다.


투어링 시승차는 힘과 연료 효율을 다 가진 320d 모델로 가져왔다. 0→시속 100km 가속을 7.1초 만에 끊을 정도로 주행 성능이 제법 준수하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은 분명 무시 못 할 힘이지만, BMW의 농익은 뒷바퀴굴림 실력이 출력 손실을 최소화한 덕이 더 클 터다. 실제로 달려봐도 320d 투어링의 가속은 전혀 아쉽지 않다. 출력이 강하면 네바퀴굴림 시스템 x드라이브가 필요하겠지만, 387마력의 M340i면 모를까 320d엔 과분하다. 바람도 없는데 돛을 단 격이다. 괜히 무게만 는다.


BMW의 B47 직렬 4기통 2.0L 디젤 엔진은 F30 3시리즈 부분변경 모델 때부터 줄곧 320d에 들어갔다. 이번 시승에서 연비 측정을 따로 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경험한 엔진이라 뛰어난 연료효율을 보여주리란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 어찌나 기름을 아껴가며 들이키는지 언제 주유소에 갔었나 잊어먹을 정도다.


주행 환경에 따라 댐핑 반응은 180도 달라진다. 매끈한 아스팔트 위를 달릴 때는 부드러운 질감이 일품이다. 관리가 되지 않아 여기저기 팬 노면을 만나도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요철을 잘 걸러내 편안한 주행을 크게 해지진 않는다. 코너를 이리저리 휘저으면 영리한 차체 제어와 날카로운 핸들링을 겸비한 3시리즈의 진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여기에 320d의 뛰어난 효율성과 투어링의 풍부한 실용성을 더한 조합은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3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동급 시장에서 베스트셀러였고, 그것은 아직도 유효하다. 세단 모델과 마찬가지로 신형 3시리즈 투어링이 동급 최정상 자리에 서는 건 아마도 시간 문제 아닐까?


박지웅 사진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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