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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삼성 SM6 TCe 300, 충분한 가능성

허인학 입력 2020.09.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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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라는 시간 동안 담금질을 이어왔다. 절치부심하며 내공을 쌓고 변화했다


르노삼성 SM6이 부분변경을 계기로 쟁쟁한 경쟁 모델을 물리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SM6은 경쟁 모델을 그로기 상태로 빠뜨릴 강력한 한 방을 가지고 있었다. 다듬어진 외모, 새로운 심장, 빼앗긴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한 세심한 배려까지. 부분변경보다는 완전변경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신선한 변화가 분명했다.

SM6을 처음 만난 건 2016년이었다. 국민 세단이라 불리는 현대 쏘나타를 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결국 높디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담금질을 이어왔고,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내공을 쌓고 변화를 감행했다. 변화의 핵심은 시각적인 부분이 아니다. 약간의 화려함만 더했을 뿐이다. 출시 이후로 지금까지 외모에 대한 평가는 좋았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신형 SM6은 모든 트림에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를 기본적용하고 다이내믹 턴 시그널도 추가했다. 인상을 결정짓는 그릴에는 작은 무늬가 들어갔고, 르노삼성 플래그십 브랜드인 프리미에르 레터링을 새겼다. 범퍼 아래에는 가로로 이어지는 크롬 라인으로 멋을 부렸다. 거기에 디자인을 달리한 휠과 테일램프에도 크롬을 더했다. 마치 과하게 빛나지 않는 보석으로 치장한 느낌이다.

실내 변화는 반갑다. 특히 뭇매를 맞았던 터치 방식의 공조 장치가 버튼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말이지 속이 시원할 정도다. 이 밖에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 주행모드에 따라 구성을 달리하는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를 추가했다. 2열 공간은 넉넉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트렁크 공간 역시 넓다.

변화의 핵심은 보닛 아래에 똬리를 튼 심장이다. 기존에 탑재됐던 2.0L 가솔린과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과감히 들어내고 르노그룹 고성능 브랜드 알핀과 르노 R.S. 모델에 탑재되는 1.8L 터보(TCe 300) 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1.3L 터보(TCe 260)를 새롭게 적용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직렬 4기통 1.8L 터보 심장을 품은TCe 300. 작은 엔진을 탑재했지만, 힘은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kg·m) 결코 부족하지 않다. 1.6L 터보 엔진을 얹고 180마력을 내는 쏘나타 센슈어스를 주눅 들게 할 힘이다. 초반부터 쏟아져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 주저 없이 속도를 높인다. 엔진과 손을 잡고 있는 게트락 7단 DCT는 머뭇거리지 않고 기어를 바꿔 문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승차감도 한결 나아졌다. 토션빔 연결부에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넣고 앞뒤 댐퍼에 모듈러 밸브 시스템을 더한 결과다. 논란의대상이었던 AM 링크는 과감히 버렸다. 새 서스펜션은 토션빔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깨버릴 정도다. 실내 정숙성도 좋다. 신나게 달리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꾸준한 힘으로 디스크로터를 잡아챈다. 성능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페달의 위치가 애매하다. 브레이크 페달은 우뚝 솟아 있고, 가속 페달은 안쪽 깊숙이 박혀 브레이크 페달에 자꾸만 발이 툭툭 걸렸다. 오토 스톱· 스타트 기능도 매끄럽지 않다. 작동에는 이상이 없지만, 엔진이 깨어날 때 떨림이 꽤나 크게 느껴진다. 예민한 성격이라면 기능을 끄는 걸 추천한다.

SM6은 작지만 큰 변화를 이뤄냈다. 눈에 보이는 즐거움은 물론 오감을 만족시키는 변화까지 모든 걸 갖췄다. 이런 변화를 거친 SM6의 등장과 함께 2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렸다. 심장을 바꾸고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한 SM6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런 게 진정한 변화이자 진화다. 경쟁 모델은 긴장해야 할 것이다. SM6을 얕봤다간 한순간에 선두를 빼앗길 수도 있다.

허인학

사진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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