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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시승기] 7인승 SUV 중에서 네가 최고 '푸조 5008'

더드라이브 입력 2020.07.06. 16:38 수정 2020.07.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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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승 수입 SUV를 4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다. 여기에 대가족을 모두 태울 수 있는 넉넉한 공간에 개성 있는 디자인, 민첩한 주행 성능까지 갖췄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바로 푸조 5008 이야기다. SUV가 대세인 요즘 특히 주목받는 모델은 바로 7인승 SUV다. 넓은 실내공간과 많은 승차인원, 편안함을 두루 갖춘 팔방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덩치가 크면 도심 주행이나 주차가 어렵고, 둔해 보이는 데다 민첩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푸조 5008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 SUV라고 볼 수 있다. 7인승 이면서도 전장 4640mm, 전폭 1845mm, 전고 1650mm, 휠베이스 2840mm의 적당한 크기에 합리적인 내부 구조로 공간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출생답게 디자인도 빠지지 않는다.

이런 5008을 타고 멀리 남쪽으로 차박(車泊)을 떠났다. 차박은 차에서 잠을 자며 머무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동이 자유로우며 최소한의 장비로 부담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개성 만점 디자인 

시승차인 5008 GT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대전이다. 금강과 대청호 주변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포장길은 물론 비포장길도 거침없이 내달리는 5008이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너무 늦게 온 탓일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차박하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푸조 5008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꼽으라면 우선은 디자인이다. 도심에서 잘 어울리는 현대적인 디자인이면서 자연에도 잘 어울리며 그 존재감을 발휘한다.

멀리서도 한눈에 푸조 임을 알 수 있는 프런트 그릴은 입체적인 크롬 패턴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하다. 풀 LED 램프와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듯한 형상의 ‘LED 푸조 시그니처 램프’는 야성미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물 흐르듯 유려한 디자인은 기본이다.

최고급 트림인 GT는 아래 트림 알뤼르와 GT 라인에 편의 사양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알칸타라 가죽시트, 블랙 다이아몬드 루프,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 GT 엠블럼, 포칼 하이파이 오디오, 카블릿 내비게이션 등이 차별화 포인트다. 특히 전방 카메라와 자동주차보조시스템, 360도 비지오 파크 등은 5008을 안전한 차로 만들어준다.

GT 라인 이상에 적용되는 웰컴 라이트 ‘푸조 라이언 LED 도어 커티시 라이트’는 사이드 미러에서 바닥으로 푸조의 사자 형상 조명을 비춰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물론 어두운 밤에 탑승자를 안내하는 역할도 한다.

# 세밀하고 정확한 핸들링

다시 운전대를 잡고 가장 가까운 서해로 방향을 틀었다. 장거리 운전임에도 몸은 아직 피곤하지 않다.

차는 7인승답게 길고 넓지만 운전하기에 편하다. 푸조는 특히 핸들링이 뛰어난 브랜드로 정평이 나있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바퀴가 빠르게 반응하고, 세밀한 조향감은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푸조의 핸들링이 뛰어난 것은 지역적인 이유 때문이다. 프랑스의 오래되고 좁은 골목길을 쏙쏙 빠져 다니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세밀한 핸들링이 필수 조건인 것이다. 그래서 푸조는 오랫동안 기술을 축적했고, 이제는 아무리 큰 모델이라도 마치 경기용 차를 운전하듯 정확한 핸들링을 가지게 됐다.

5008은 7인승임에도 승하차가 편안하다. 2열 시트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쉽게 접히고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전후방 파킹센서·180도 후방카메라 등을 탑재해 다양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GT의 스티어링 휠은 타공 천연가죽에 작으면서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이 일품이다. 차량 크기에 비해 작은 스티어링은 사실 레이싱카에 적용되는 규격이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민첩하고 안정적인 핸들링을 보여주고, 손이 작은 여성들도 운전이 편하다.

# 주행의 진면목은 코너링에서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넉넉한 출력과 토크에서 오는 역동적인 움직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5008 GT는 유로 6을 충족시키는 2.0 블루 HDi 엔진에 EAT8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전륜구동으로 움직이지만 어드밴스드 그립 컨트롤 덕분에 다양한 환경과 지형 조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평지, 눈, 진흙, 모래, ESP 오프 총 다섯 가지 주행모드를 가졌다. 내리막길에서는 속도와 브레이크를 스스로 조절하는 힐 어시스트 디센트 컨트롤이 차를 잡아준다.

디젤차 치고는 소음과 진동이 잘 억제돼 고속으로 달려도 실내가 조용하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적한 국도에 들어섰다. 푸조 5008은 사실 반듯한 도로보다 코너에서 주행의 진면목을 발휘한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차체 크기에 걸맞지 않게 민첩하게 움직인다. 마치 잘 훈련된 스케이트 선수가 얼음을 타듯 매끄럽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푸조의 코너링은 매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르막을 올라가는데도 거침이 없다. 성인 3명이 타고 많은 짐을 실었지만, 가속페달을 밟는 데로 조금의 주저함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브레이크 반응은 즉각적이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토션빔, 브레이크는 앞쪽 V디스크, 뒤쪽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 효율적인 실내 구성과 시트 

가끔 가던 서해의 한 해수욕장을 찾았다. 초입부터 차들이 너무 많은 것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역시 캠핑할만한 곳은 이미 다른 차들이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차박이 각광을 받고 있다더니. 주변에 간신히 차를 세운 뒤 서해의 황홀한 낙조를 홀린 듯 구경하다가 다시 조용한 곳을 찾아 길을 나섰다. 아직은 운전할 힘이 조금은 더 남아있다.

5008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장점은 넓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렁크는 평상시 237리터, 3열 시트를 떼고(접어 넣어도 된다) 2열을 접으면 최대 2150리터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조수석 시트까지 접으면 트렁크부터 조수석까지 최대 3.2m에 이르는 긴 화물 공간이 생긴다. 이 정도면 보드, 스키, 낚싯대 등 어떤 긴 화물도 쉽게 실리지 않을까.

2열 시트는 앞뒤로 움직이고 180도로 평평하게 접힌다. 2열을 접으면 키 큰 성인 남성이 누워도 머리와 발 부분이 남을 정도로 여유롭다. 파노라믹 선루프를 연 뒤 매트리스와 침낭을 깔고 누우면 눈앞으로 별빛이 마구 쏟아져 들어온다. 차박은 이런 게 맛이지.

5008은 EMP2 플랫폼에서 생산되며 이전 세대보다 2열 레그룸이 60mm 가량 늘어났다.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는 개별적으로 조절 가능하다.

# 공인 연비보다 더 좋은 실 연비

5008의 장점에서 다양한 안전편의장치를 빼놓을 수는 없다.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액티브 블라인드스팟, 하이빔 어시스트, 운전자주의알람, 아이콕핏 인테리어,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갖췄다. 여기에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인 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사고에도 안전하다.

5008 GT의 공인연비는 12.9km/ℓ(도심 11.8km/ℓ, 고속도로 14.6km/ℓ)다. 이전 세대에 비해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소재를 많이 사용해 차량 무게를 약 100kg 줄여 연비를 크게 개선했다. 실제로 이번 시승에서 약 830km를 달린 뒤의 계기판 기록 연비는 15.8km/ℓ. 고속도로와 도심, 국도의 주행 비율은 대략 6대 2대 2 정도였다.

5008은 국내에 배기량 1500cc의 알뤼르(4355만 원)와 GT 라인(4647만 원), 2000cc의 GT(5347만 원)으로 출시됐다.

조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