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손에 잡힌 미래..BMW X3 30e

조회수 2020. 10. 5. 15: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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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3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미래 친환경차는 전기차라고 힘주어 말한다. 마치 내일이라도 전기차가 도로 위를 가득 채울 것 처럼 분위기는 고무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기차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해마다 보조금 혜택은 사라지는데 조급한 마음과 여전히 내 주변에 없는 충전 인프라는 먼 나라 이야기다. 이제는 구시대 아이콘으로 취급받을 내연기관을 대신 할 대체자를 찾아야 할 때다.

■ X3로도 충분한 패밀리 SUV

X시리즈를 대표하는 X5 명성에 가려진 X3는 막내 X1과 큰형 X7 사이에서도 유독 존재감이 옅지만 이상적인 패밀리 SUV 크기를 갖고 있다. 전장 4,710mm, 전폭 1,890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865mm는 4인 가족과 함께 할 동반자로 충분한 크기다.

출시 시점에 조금 이른 탓에 주변 공기 모두를 삼킬 듯한 거대한 그릴과 하나로 연결된 얇은 헤드램프를 갖추지 못했지만 오히려 익숙한 크기의 키드니 그릴과 영롱한 주간주행등이 섞인 전면부는 BMW 다운 디자인 색채를 짙게 풍긴다.

BMW X3 30e


BMW X3 30e

흰 바탕에 입혀진 M 스포츠 패키지는 X3의 화려함을 더한다. 칼날 같은 주름 대신 적재적소에 위치한 장식은 친환경차라는 지루한 이미지를 벗는데도 톡 쏘는 역할을 한다

일반 X3와 차별점은 앞쪽에 위치한 별도의 충전 소켓과 뒤쪽에 위치한 자그마한 뱃지 뿐이다. 두툼한 타이어에 쌓인 19인치 휠은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사양으로 안쪽에 슬며시 보이는 푸른빛의 캘리퍼는 X3 30e가 제법 맛깔나게 달릴 수 있다는 증표이다.

실내에서도 X3 30e만의 차이점을 알아채기 쉽지 않다. 푸른 바탕의 전용 디지털 클러스터와 변속기 옆에 자리잡은 eDrive 모드만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다. 손에 잡히는 두툼한 운전대와 체형을 가리지 않는 시트는 즐거운 주행의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다.

BMW X3 30e


BMW X3 30e


BMW X3 30e

혼자보단 여럿이서 함께 할 때 빛을 발하는 X3는 무릎 공간, 머리 공간 모두 여유로운 2열을 갖추고 있다. 쿠페형 디자인을 앞세우는 X4가 별도로 준비된 만큼 SUV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공간과 열선, USB 충전 단자, 햇빛가리개 등 2열 편의사양도 충실하다.

다른 X3와 달리 ‘e’ 뱃지가 하나 더 붙은 탓에 적재공간의 높이는 소폭 높아졌다. 배터리 추가로 생긴 손해지만, 네모 반듯한 공간과 하단에 별도의 수납 공간을 두어 충전기 등의 작은 짐을 수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

■ SUV=디젤 공식은 그만

20i에 탑재되는 184마력의 2리터 가솔린 엔진과 109마력의 전기모터가 힘을 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총 시스템 출력 292마력, 최대토크 35.7kgf.m를 발휘한다.

배터리가 가득 찬 상태에선 여느 전기차와 다를 바 없는 고요한 움직임이 시작된다. 아직까지 디젤 엔진이 중심인 국내 SUV 현실 속에서 더욱 대비되는 순간이다. 12kWh 용량의 배터리는 최대 31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표시한다.

BMW X3 30e

그러나 잦은 시내 주행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운전자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하는 똑똑한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에 40km에 근접한 거리를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가 구축된 환경이라면 출퇴근 거리 정도는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활용이 가능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또 다른 강점은 하이브리드 대비 넉넉한 출력의 모터다. 잦은 엔진 동작을 불러일으키는 하이브리드의 허약한 모터 대신 135km/h까지 엔진 개입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 모터가 엔진을 보조한다.

운전자 입맛에 따라 변경 가능한 하이브리드 주행 모드는 총 3가지다. 차 스스로 배터리와 엔진을 오가는 오토 모드와 전기주행을 우선 시 하는 e드라이브 맥스, 배터리 사용 없이 엔진이 구동력과 배터리 충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배터리 컨트롤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BMW X3 30e

배터리를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엔진 개입으로 이질감을 최소화 시켰다. 여전히 엔진과 배터리를 오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모델들과 달리 두 가지 파워트레인의 바통터치는 예민한 감각을 곤두세워야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미끄러지듯 움직인 첫 동작은 속도에 상관없이 시종일관 유지된다. BMW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날카로운 주행 감각은 옅어졌지만 대신 어떤 환경에서도 여유롭게 승객을 감싸는 승차감과 동급 이상의 운전재미는 여전하다.

적재공간을 침범한 무거운 배터리는 방지턱, 포트홀 등의 강한 충격과 높은 속도에 이를 수록 뒷바퀴의 움직임을 억제한다. 여기에 xDrive가 힘을 더하니 눈앞에 펼쳐진 어떤 도로에서도 주행에 자신감이 붙는다.

BMW X3 30e

다만, 배터리를 모두 소진한 후 엔진 홀로 고군부투 해야 하는 경우라면 열심히 쌓은 연비가 매몰차게 떨어진다. 4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역할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주행을 위한 배터리 충전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먹성 좋은 가솔린 엔진으로 표정을 바꾼 것이다.

여기에 150kg 이상 무게를 더한 배터리가 엔진의 부담을 더한다. 그럼에도 50리터의 연료통과 완충 된 배터리를 알뜰히 쓴다면 복합 연비 13.6km/L 수준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2톤이 넘어서는 중형 SUV에도 더 이상 디젤이 정답이 아님을 알리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 손에 잡힌 미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자칫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에 등장한 애물단지로 보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보다 비싼 가격표와 전기차 절반에도 못 미치는 주행거리로 인해 끊임없이 설명이 필요한 까닭이다.

BMW X3 30e

그럼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로 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은 충전의 불편함을 일정 부분 해소하면서 일상에서 전기차 경험을 맛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내연기관의 불쾌한 진동과 소음을 넘어선 주행 감각과 효율 좋은 디젤 엔진을 넘보는 연비, 장거리 주행에도 걱정 없는 파워트레인 등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이 가질 수 있는 달콤한 매력이다. 여기에 지하철 환승 주차장 할인, 혼잡 통행료 면제, 공영 주차장 요금 50% 할인 등의 저공해자동차 혜택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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