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지치기의 좋은 예, AUDI Q8 50 TDI

조회수 2020. 7. 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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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를 타면서 관심을 받고 싶다면 Q8만 한 모델이 없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선 곁가지를 잘라주는 게 좋아.” 덜 중요하거나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을 없애 하나의 좋은 결실을 얻는다는 얘기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농사에서 얻은 인생의 진리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은 정반대로 흘러간다. 어떤 세그먼트가 인기를 끌면 없던 곁가지가 절로 생겨난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SUV 인기 탓에 고성능 SUV, 럭셔리 SUV, 친환경 SUV, 쿠페형 SUV 등 각양각색의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우디 역시 SUV 열풍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SUV 라인업 Q 시리즈에 새로운 모델 Q8을 합류시켰다. 대형 SUV이자 쿠페형 SUV인 Q8은 날렵하게 떨어지는 라인과 고급스럽게 치장한 덕분에 출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람보르기니 우르스와 같은 플랫폼을 쓰면서도 1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표 때문에 출시만을 손꼽아 기다린 사람도 있을 정도다.

Q8은 멋에 살고 멋에 죽는 ‘패션 피플’이 떠오르는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다. Q7에서 파생된 모델이지만 걷는 길이 완전히 다르다. 여덟 번의 각을 준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날카롭게 잘라낸 헤드램프가 자리하고 범퍼 밑부분에는 커다란 공기흡입구까지 더했다. 쿠페형 SUV답게 날렵하게 흐르는 루프라인과 C필러가 Q8만의 매력을 더한다. 테일램프는 하나로 이어 일체감을 준다. 램프 디자인은 아우디를 따라올 자가 없는 게 분명하다.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기본으로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끄는 데 한몫한다.

프레임리스 도어를 열면 공상과학 영화에서 볼법한 실내가 탑승자를 환대한다. 가죽과 알칸타라로 감싸고 화려하게 빛나는 디스플레이 덕분에 실내가 멋스럽다. 거의 모든 부분이 터치로 작동하는데, 햅틱 피드백 기능을 더해 조작하는 재미도 살렸다. 다만,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블랙하이그로시 재질과 디스플레이에 묻은 지문 때문에 신경이 거슬릴 수도 있다.

계기판은 입맛에 맞게 구성을 달리할 수 있다. 화면 전체에 내비게이션 지도를 띄울 수도 있다. 마치 지구를 계기판 속에 숨긴 느낌이다. 2995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공간도 부족함이 없다. 성인 남성이 편한 자세로 2열에 앉아도 공간은 넉넉하다. Q8을 움직이기 위해 보닛 아래 잠자고 있던 엔진을 깨웠다. 디젤을 주식으로 삼은 모델이지만, 진동과 소음을 완벽에 가깝게 막아낸다. 실내가 어찌나 고요한지 무감각한 사람이라면 가솔린이라고 착각할 정도다.

기어를 물리고 바퀴를 굴리면 만족감은 더 커진다. V6 3.0L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86마력을 여유롭게 쓴다(최대토크는 61.18kg·m). 힘을 받아내는8단 팁트로닉 변속기도 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이렇다 할 변속 충격도 느껴지지 않는다. 주행 상황과 노면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댐퍼 압력을 조절하는 전자식 댐핑 컨트롤을 적용해 플래그십 세단과 맞먹을 정도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들었다.

늘 여유롭게만 바퀴를 굴리는 건 아니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다이내믹 모드에 두면, 차체는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지상고는 90mm까지 조절 가능하다),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인다. 다음 과정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밀어 넣으면 그만. 여유롭던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계기판은 숫자를 바꾸느라 정신이 없다(아우디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3초다).

급한 코너를 만나도 당황한 기색이 없다. 커다란 브레이크 캘리퍼가 즉각적으로 디스크 로터를 붙잡는다. 앞머리를 코너 안쪽으로 밀어 넣는 능력도 좋다. 네 바퀴를 모두 굴리는 콰트로 시스템 덕택이다. 마치 잘 조련된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기분이다. 속도가 높아지면 귓가를 때리는 풍절음은 아쉽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잡는 데만 집중한 모양이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달리면 금세 여유를 되찾는다. Q8은 고급 SUV라는 이정표를 따라가는 만큼 최신 안전기술을 빠짐없이 담고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물론이고 아우디 사이드 어시스트, 프리센스 360까지 더해 혹시 모를 사고를 철저하게 대비한다.

Q8은 가지치기 전략의 좋은 예다. 아우디만의 스타일로 꾸민 외모와 오감이 즐거운 실내, 넉넉한 힘까지.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일반적인 SUV와는 확실히 다르다. ‘틀림’ 이 아닌 ‘다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Q8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허인학 사진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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