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렉스턴, 이제는 팰리세이드 정조준

조회수 2020. 11. 27. 0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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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올 뉴 렉스턴을 시승했다. 올 뉴 렉스턴은 G4 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로 디자인 변경과 함께 최신 ADAS 장비를 적용하고, 파워트레인을 개선해 상품성을 높였다. 차체 무게 대비 엔진의 출력은 여전히 아쉽지만, 대형 프레임 SUV로는 매력적인 가격이 주목된다.

신형 렉스턴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가 심혈을 기울인 신차다. 당초 예정된 다양한 신차의 출시가 연기 또는 취소된 상황에서 출시돼 티볼리, 코란도와 함께 판매를 끌어올려야 한다. 렉스턴의 포지셔닝은 어퍼 미드사이즈 패밀리 SUV로 변경됐다.

지난 2017년 출시된 G4 렉스턴이 기아차 모하비와 경쟁하는 프레임 타입 대형 SUV로 국내에서 비교적 좁은 시장을 공략한 것과 달리, 올 뉴 렉스턴은 중형 SUV와 대형 SUV 사이로 반등급 내려간 셈이다.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팰리세이드의 시장을 겨냥한다.

쌍용차는 앞으로 2개의 플랫폼으로 모든 신차 라인업을 커버할 계획이다. 티볼리-코란도의 전륜구동(FF) 모노코크 플랫폼과 렉스턴-렉스턴 스포츠의 후륜구동(FR) 프레임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유사한 방향성으로 원가를 낮춰 이익을 높이게 된다.

신형 렉스턴의 시작 가격은 3년 전 3350만원에서 3695만원으로 올랐다. 낮은 상품성으로 실제 구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징적인 엔트리 트림을 대신해 기본형 모델에도 차급에 걸맞는 옵션을 구비했다는 설명이다. 사전계약에서는 41%가 최상위 더 블랙을 선택했다.

신형 렉스턴의 전면부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초대형 육각형 그릴과을 중심으로 위치한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공격적인 범퍼 디자인은 아우디 Q7의 분위기도 연상된다. 국산 SUV 중에서 높이가 가장 높은 수준의 보닛을 통해 존재감을 강조한 형상이다.

후면부는 새로운 LED 시그니처가 포함된 리어램프, 범퍼로 이동한 방향지시등, 페이크 테일파이프를 통해 세련된 분위기를 강조했다.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광원에 모두 LED를 적용했다. 바뀐 리어램프의 디자인은 현행 포르쉐 카이엔 직전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닮았다.

실내는 기본적은 구성은 유지한채 전자식 계기판, 신규 디자인 스티어링 휠, 전자식 기어노브(SBW), 소재와 디테일 변화로 고급감을 높였다. 더 블랙에는 스웨이드 퀼팅 인테리어가 적용돼 고급감을 높였다. 개인적으로는 베이지 투톤 인테리어와의 어울림이 좋아 보인다.

올 뉴 렉스턴에는 2.2리터 4기통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3800rpm에서 최고출력 202마력, 1600~2600rpm에서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한다. 렉스턴 5인승 4WD 기준 공차중량 2170kg, 국내 복합연비는 11.1km/ℓ(도심 9.9, 고속 12.9)로 약 10% 향상됐다.

쌍용차는 2.2 LET 디젤엔진을 강화된 유로6d step2 기준에 맞추며 출력과 토크를 함께 개선했다. G4 렉스턴은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였다. 특히 7단을 대신해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는데 기존 5단을 5~6단으로 세분화하고, 최종 기어비를 낮췄다.

이같은 다단화를 통해 80~100km/h 가속감을 개선하고, NVH 성능을 높였다. 실제 주행에서 정차시 소음과 진동은 기존과 유사한 반면, 가속시 변속감은 부드럽게 진화했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전자식으로 변경되며 중앙부에서 끈끈한 감각이 있는데 호오가 갈릴 수 있다.

신형 렉스턴은 출력과 토크가 강화됐지만 여전히 파워풀한 동력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가속페달을 지긋이 눌러 꾸준히 가속되는 타입으로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무난하게 가속된다. 하지만 가감속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일상주행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은 4기통 디젤 양산차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기아차 모하비가 6기통 디젤 특유의 음색을 전달하는 것과 다른 설정이다. 다만 3500rpm 이상 고회전에서는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전달돼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만족감이 떨어진다.

신형 렉스턴의 주행시 감각은 대형 SUV의 그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언가 크고 커다란 차체를 운전하는 감각과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운전 시야는 중형 SUV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2열의 경우 방석부분 면적을 10mm 늘려 안락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G4 렉스턴과 동일하게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좋은 수준이다. 차체와 무게중심이 높은 프레임 타입 SUV지만 직선 주행에서는 안정감이 높다. 급격한 선회시 빠르게 주행제어장치가 개입하며 출력을 줄여 전복을 막아준다. 서스펜션 구성과 셋업은 기존과 동일하다.

전자식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디자인 변화는 최신 모델을 운전하는 감각을 전한다. 스티어링 휠 우측에는 운전보조장치 사용을 위한 버튼이 집중됐는데, 크루즈컨트롤 버튼을 누르면 바로 활성화된다. 전통적으로 버튼을 누르고 셋 버튼을 누르는 방식과는 다르다.

차선유지보조 기능은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60m/h 이하 저속에서도 차선을 빠르게 인식하며, 선행차량을 인식해 추종하는 방식이다. 차선인식 이후에는 코너에서도 조향 개입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현대기아차의 최신 모델과 대등한 수준의 정확성을 보여준다.

신형 렉스턴에 적용된 운전보조장치의 특징은 현대기아차의 고속화도로에 작동되는 HDA와 유사한 기능의 적용 범위를 확장해 일반도로에서도 유사한 조향보조를 보여주는 점이다. 하지만 쌍용차가 얘기하는 레벨 2.5 수준의 반자율주행이라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선이 필요한 상황은 전방에 차량이 없는 상태에서 전방에 신호대기하고 있는 차량을 감지했을때 제동 개입이 늦어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렉스턴만의 문제가 아닌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적용한 대부분의 양산차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시승을 통해 확인한 신형 렉스턴의 누적 연비는 11km/ℓ 전후로 공인 연비와 유사하다. 평균 90km/h 주행에서는 연비가 14~15km/ℓ까지 상승해 덩치를 감안할 때 꽤나 준수한 모습이다. 8단 자동변속기의 다단화와 항속 주행시 낮은 기어비 사용으로 효율성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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