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모두 모여 즐겨라, KTM 트랙 데이

조회수 2022. 7.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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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모두 모여 즐겨라


KTM TRACK DAY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KTM 라이더들이 서킷에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어떻게 즐기는지 제대로 확인했다. 10월에 두 번째 트랙 데이를 예정한다고 하는데 그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지난 5월 27일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KTM 고객을 위한 KTM 트랙 데이가 펼쳐졌다. 행사 당일이 평일이었음에도 많은 라이더, 다양한 기종이 참가하여 KTM의 첫 번째 서킷 이벤트인 트랙 데이를 뜨겁게 즐겼다.

KTM은 기본적으로 경량 오프로드 바이크로 유명하여 온로드 바이크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라이더도 있다. 하지만 KTM은 오래전부터 네이키드 바이크인 듀크와 듀얼퍼퍼스인 어드벤처, 스포츠 바이크인 RC, 슈퍼모타드 등을 제조해왔으며 SMR과 같은 정통 슈퍼모타드 레이스 머신 등을 출시하고 있다. 그만큼 KTM 트랙 데이는 여느 다른 브랜드와 달리 다양한 기종이 눈에 띄었다. 390 듀크, 690 듀크 R, 790 듀크, 890 듀크R, 1290 슈퍼듀크 R까지 네이키드 모델이 주를 이뤘고 쿼터급스포츠 바이크인 RC 390과 슈퍼모타드인 SMC R이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서킷에서 마주하는 것 자체가 어색한 어드벤처, 390 어드벤처부터 890 어드벤처 R, 1290 슈퍼어드벤처 시리즈까지 다양했다.

라인업은 그렇다 치더라도 KTM 트랙 데이의 분위기는 여느 서킷 행사와 사뭇 달랐다. 시작하기 전부터 피트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고 서킷에 진입한 라이더들은 직선코스에서 윌리를 하기 시작했다. 많은 참가자가 서킷 경험이 없는 라이더였는데 코너에서는 천천히 돌더라도 직선코스만 나오면 멋스러운 윌리를 선보였다. 물론, 그 안에는 자신의 랩타임 기록을 줄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주행하는 라이더도 있었는데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즐기는 모습이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슬립 사고는 있었지만 모든 참가자가 부상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참가자가 서킷에 진입하여 함께 달리는 퍼레이드를 진행한 뒤, 정식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KTM의 윤정현 이사는 “오랜만에 서킷 행사를 진행했는데 많은 참가자들이 제대로 즐겨준 것 같아 기쁘고 너무 오랫동안 서킷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에 죄송스럽다. 올해 10월에 KTM 2차 트랙 데이를 준비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참가하여 KTM답게 즐겨주길 바란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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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M 트랙데이 참가기

월간 모터바이크 편집부 기자 셋이 함께 KTM트랙데이를 달렸다. 각기 다른 바이크로 즐기고 온 3인3색의 트랙데이 리포트


1290 SUPER ADVENTURE R

양현용 편집장

KTM의 1290슈퍼어드벤처R은 오버리터급 어드벤처 바이크 중 가장 오프로드에 특화 된 모델이다. 21인치 프런트 휠에 18인치 리어 휠을 장착하고 있어 오프로드 타이어의 선택폭이 큰 점도 장점중 하나이다. 하지만 반대로 온로드 하이그립타이어는 이 사이즈에 대응하지 않는다. 타이어 선택은 브리지스톤A41이었다. 일단 트랙데이날까지 가져다 장착할 수 있는 타이어가 A41 뿐이기도 했고 이미 도로에서 풀뱅킹으로 와인딩 로드를 달려본 경험이 있어 믿음이 간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중인 21인치 어드벤처 타이어 중에는 꽤나 온로드 지향적인 성향의 타이어다. 이밖에 준비한 것은 누유방지를 위한 약간의 와이어링과 등화류의 비산방지 테이핑정도. 이걸로 트랙데이 준비는 마쳤다. 거대한 21인치 휠 사이즈 덕분에 타이어 워머도 맞는 게 없다보니 매 세션 타이어의 열이 오르기전에는 소극적인 주행을 해야했다. 애초에 오늘의 목표는 기록보다는 멋진 사진을 남기는 것으로 잡았다. 그래서 폰더를 달고 있음에도 기록은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두 바퀴 예열이 끝나고 나면 타이어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재밌게 달릴 수 있었다. 다만 탈출 후 가속에서 윌리를 즐기기 위해트랙션 컨트롤은 아예 끄고 달렸다. 리어의 트랙션은 이해하기 쉬웠고 하중이 한껏 실린 리어타이어의 그립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선을 넘다

아무래도 타이어의 한계 때문에 코너마다 조금씩 느리긴 하지만 1290의 강력한 출력 덕분에 가속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이전 세션의 기록을 보니 여유있게 슬슬 달린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 그래서 마지막 세션에 욕심이 생겼다. 딱 한 바퀴만 타임을 줄여볼까? 직선구간을 힘차게 달려 1번 코너를 타이트하게 들어가고 4~5번 코너에서 속도를 살리며 6번 코너에 진입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초를 꽤 줄인 느낌이다. 이전까지는 기어 한단을 내리면서 들어갔던 6번 코너를 이번에는 스로틀만 풀며 진입했다. 하지만 리어와는 다르게 90mm폭의 프런트는 하중이 과하게 실린다 싶으니 바로 그립을 잃는다. 꽈당하는 느낌도 없이 기울여 돌던 느낌 그대로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는 로우사이드 슬립이다. 물론 타이어 탓을 하기에는 스스로 반성해야하는 부분이 더 크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꽤 빠른 속도에서의 슬립이었지만 충격량이 크지는 않아 순정 엔진가드와 사이드 케이스랙, 그리고 스탠드 모서리가 갈린 것 이외에 차량에는 별다른 데미지가 없었기도 하고 이를 통해 배운 게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번 슬립을 통해 고속코너에서 프런트가 미끄러짐이 일어나는 느낌을 제대로 느꼈고 몸에 각인되었다. 선이 어디 있는지 알면 앞으로는 넘는 일이 없겠지. 아니 없어야겠지(웃음) 1290어드벤처R은 심지어 트랙에서도 재밌는 바이크였다. 다음 트랙데이도 이 바이크로 달릴 것이냐고? 물론. 더 제대로 준비해서 더 재밌게 탈 것이다.

890 ADVENTURE R

윤연수 기자

KTM코리아에서 트랙 데이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엇인가에 홀린 듯 21인치, 18인치 휠에 맞는 온로드 타이어를 찾기 시작했다. 온로드 하이그립 타이어는커녕 투어링 타이어 중에서도 몇 가지 선택지가 없다. 미타스에 투어링 타이어인 테라포스-R이 있다는 소식에 바로 주문해 장착했다. 테라포스-R은 온로드 90%, 오프로드 10%의 비중으로 설계된 타이어로 국내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신형 1290 슈퍼어드벤처 S의 순정 타이어라는 점에서 믿고 선택했다.

리얼 어드벤처

항상 어드벤처의 매력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함께 즐길 수 있다고 떠들어왔지만, 서킷을 달리게 될 줄은 몰랐다. 시트 교체를 깜빡해서 랠리 시트를 그대로 장착하고 들어온 탓에 행 오프 자세를 하면 풋 패그에서 발이 떨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늘 타오던 바이크에 편안한 포지션이라서 부담 없이 기울이고 스로틀을 비틀었다. 투어링 타이어라는 걸 감안해서 차분하게 페이스를 올릴까 싶었는데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890듀크 한 대가 윌리를 하며 추월해갔다. ‘잠시만, 이건 못 참지.’라는 생각에 윌리로 화답하며 달렸다. 앉아서 들고, 서서 들고, 코너 탈출하며 들고, 메인 스트레이트, 7번 코너 포토존… 정신없이 윌리만 하다가 2번의 세션이 끝났다. 3번째 세션에는 890어드벤처 R의 랩타임을 기록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진입했다. 테라포스-R은 투어링 타이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끈끈한 트랙션으로 발휘했고 점점 페이스를 높였다. 그럼 그렇지, 마지막 10번 코너에서 앞선 두 명의 라이더를 과감하게 추월하다가 슬립했다. 어쨌든 파손이 심하지 않아서 마지막 세션까지 다 타고 퍼레이드까지 즐기고 복귀했다. 이제 나는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넘어서 서킷까지 즐기는 리얼 어드벤처인이 되었다. 아, 그리고 영암 상설 서킷 890 어드벤처 R의 베스트랩은 1:32.2초를 기록했다.

690 DUKE R

김휘동 기자

영암 상설 트랙을 탄 것도 처음, 내 바이크로 트랙을 탄 것도 처음, 오렌지 패밀리들과 트랙을 탄 것도 처음, KTM을 타고 달린 트랙도 처음. 온통 첫 경험으로 가득한 날이었다. 두근두근 뛰는 심장은 마치 어린 시절 수련회를 기대하며, 전날 잠을 설친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첫 롤러코스터를 타고 올라가던 순간, 첫사랑과 첫 키스를 하던 골목길과 같은 설레는 기분이 스로틀을 열고 첫 번째 코너를 지나자마자 첫 싸움에서 느꼈던 엔도르핀과 테스토스테론으로 바뀌었다. 트랙 주행에 필요한 라이딩 스킬을 배운 적도 없기에, 그저 오롯이 내 DUKE 690 R을 즐기며 달리고 눕는 것을 반복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나도 충격적인 감각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뱅킹 각과 속도 뻥 뚫려있는 곱고 부드러운 길. 같이 달리는 오렌지빛 라이더들. 1분 1초가 아깝고 계속해서 새롭게 팡팡 터지는 감각들이 나를 긴장시키면서 설레게 했다. 내 바이크에 대한 새로운 모습들을 보았고, 브랜드의 소속감을 느끼며 같이 달리는 그 순간들이 너무나 좋았다. 사람은 가장 큰 이슈, 추억, 경험을 방패로 너무나 힘든 일들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날을 회상하며 힘을 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오늘 내가 느낀 KTM 트랙데이의 기억은 두고두고 꺼내어 볼 지울 수 없는 앨범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모터바이크를 타게 되어도 690 DUKE R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글/사진 윤연수 사진제공 KTM코리아 취재협조 KTM코리아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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