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캐딜락 첫 전기차 만든 韓 디자이너 "창의성과 기술력의 합작품"

워런(미국)=연선옥 기자 2022. 8. 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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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치열하게 논쟁하는 관계입니다. 디자이너가 내놓은 창의성에 대해 엔지니어는 지금 기술력으로는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받아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달랐습니다. 디자이너가 제안하면 엔지니어들이 이를 최대한 구현하려는 도전 의식이 매우 강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 캐딜락에 근무하면서 캐딜락의 첫 번째 전기차 '리릭'의 외관 디자인을 총괄한 길보빈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부품사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면서 디자인에 상당한 자유를 줬다"며 "리릭의 혁신적인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이를 구현한 기술력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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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치열하게 논쟁하는 관계입니다. 디자이너가 내놓은 창의성에 대해 엔지니어는 지금 기술력으로는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받아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달랐습니다. 디자이너가 제안하면 엔지니어들이 이를 최대한 구현하려는 도전 의식이 매우 강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 캐딜락에 근무하면서 캐딜락의 첫 번째 전기차 ‘리릭’의 외관 디자인을 총괄한 길보빈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부품사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면서 디자인에 상당한 자유를 줬다”며 “리릭의 혁신적인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이를 구현한 기술력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미국 GM 디자인센터에서 캐딜락의 첫 전기차 '리릭'의 외관 디자인을 리드한 길보빈(왼쪽) 디자이너와 컬러앤드트림팀에서 활약한 김미소 디자이너./GM 제공

리릭의 가장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는 얇은 LED가 여러개의 짧은 선으로 이뤄진 라이팅 그릴인데, 65㎜인 전통적인 LED 두께를 엔지니어링팀과 협업해 15㎜까지 줄인 덕분에 구현할 수 있었다. LED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규제에 부합하는 밝기를 낼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스케치북에만 머물렀을 디자인이다.

대구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010년 한국GM에 입사한 길 디자이너는 쉐보레 ‘스파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후 2015년 미국으로 건너가 캐딜락 스튜디오에 합류했다. 여기서 ‘CT6′, ‘ST6′ 디자인에 참여했다. 경험이 쌓였지만, 첫 전기차 프로젝트를 이끄는 역할은 쉽지 않았다. 캐딜락 디자인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요소들을 고민해야 했다.

캐딜락 리릭의 전면 라이팅 그릴 모습./GM 제공

길 디자이너는 “콘셉트 이미지의 99%를 양산차인 리릭에 그대로 적용했는데 규제와 안전성 이슈, 생산 과정을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인 과정”이었다면서도 “담당 부사장이 매일 디자인팀을 찾아 과정을 점검하고 디자이너들이 코로나 팬데믹에도 상관없이 일찍 출근해 일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라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GM 디자인 센터에서 일하는 또 한 명의 한국인 디자이너 김미소씨는 리릭의 컬러앤드트림팀에서 활약했다. 미국 클리블랜드인스티튜트오브아츠(CIA)에서 공부한 뒤 5년 전에 GM에 입사한 김 디자이너는 “탑승자가 차 문을 열고 앉았을 때, 시동을 켜고 달리거나 차의 기능을 이용할 때 경험을 모두 고려해 내부 디자인의 디테일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캐딜락 리릭의 내부 모습./GM 제공

GM에서 한국 디자이너의 입지가 상당히 넓어진 비결은 그만큼 역량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길 디자이너는 “미국은 문화 자체가 러프(rough)하고 큼직큼직한데, 한국 사람들이 디테일에 강한 경우가 많아 경쟁력 있는 디자인을 많이 제시하고, 일할 때 주인의식을 갖고 임한다”고 평가했다. 김 디자이너 역시 “한국인은 테크놀로지에 익숙하고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도전을 즐긴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믿고 일을 맡기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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