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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뒷좌석에 타면 멀미나요".. 급가속·회생제동 영향

고성민 기자 입력 2022. 08. 05. 16:07 수정 2022. 08. 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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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택시를 타면 너무 울렁울렁해서 멀미가 심해요. 콜택시를 부를 때 전기차인지 여부를 알고 싶어요. 전기차 택시 안 탈 순 없나요?”

직장인 김모(32)씨는 전기차 택시가 두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 택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데, 시민들 사이에선 전기차 택시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뒷좌석에 승객으로 탑승했을 때 승차감이 울렁울렁해 멀미가 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에서도 “로데오 놀이 기계를 타는 것 같다”, “전기차 택시를 타고 차멀미를 처음 해봤다”는 등의 반응이 많다.

전기차 뒷좌석의 울컥임은 전기차의 특성에서 기인하는데, 주로 뒷좌석에 많이 타는 택시 승객들이 이런 증상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 요즘 도로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니로EV 전기차 택시를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제주도에서 아이오닉5 택시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민서연 기자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멀미가 날 것 같은 전기차 택시의 승차감은 급가속과 급정거 영향이 크다. 내연기관차의 엔진은 RPM(분당회전수)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최대 토크가 나오는 반면, 전기차의 전기모터는 작동 즉시 최대 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내연기관차보다 재빨리 가속하다 보니 멀미를 유발하기 쉽다는 얘기다.

전기차의 회생제동 기능도 뒷좌석 승객의 멀미를 유발하는 요소다. 회생제동이란 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회수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력은 주행 과정에서 재사용할 수 있어, 전비를 높이고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기여한다.

회생제동의 단점은 승차감 저하다. 내연기관차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관성에 따라 속도가 유지되다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 전기차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운전자가 전기차의 회생제동을 낮은 단계로 설정하면 에너지 저장량이 줄어드는 대신 부드러운 타력 주행이 가능한데, 최고 단계로 설정하면 에너지 저장량이 큰 만큼 감속 충격도 크다. 뒷좌석 승객에겐 주행 도중 급브레이크를 밟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기차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감각기관의 불일치도 뒷좌석 승객이 멀미를 느끼기 쉽게 만든다. 전방 상황을 주시하며 차량의 움직임을 본능적으로 예측하는 운전자와 달리, 뒷좌석 승객은 감각기관이 대응하지 못한 채 몸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도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택시는 타인이 운전하는 자동차라는 점에서 탑승객 입장에선 기계가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미국 미시간대 교통연구소(UMTRI)는 “자율주행이 운전자를 승객으로 변화시키면 차멀미는 점점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택시는 총 4991대 등록됐다. 2020년(901대) 대비 453.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택시 가운데 전기차 택시는 약 3%를 차지해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증가세는 가파른 셈이다. 전기차를 운행하는 개인택시 기사에게 부제 적용을 하지 않는 정부 지원책이 있어, 전체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1%)보다 전체 택시 중 전기차 택시 비중(3%)이 약간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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