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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중국에 배터리 전쟁 선포한 미국

입력 2022. 08. 0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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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금, 소재부터 생산까지 미국 동맹만 허용

 미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이른바 '전기차 촉진법'을 도입했다.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게 핵심이다. 연간 소득 15만 달러, 부부합산 30만 달러 이하의 세대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때 중앙정부가 7,500달러를 지원하고 PHEV는 물론 중고 전기차 구매도 지원키로 했다. 물론 지원 대상 전기차 가격은 세단 5만5,000달러, SUV와 픽업 등은 8만 달러 이하로 제한했지만 전기차 산업의 적극 전환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이 개정한 법률의 핵심적인 내용은 전기차 구매 지원이 아닌 배터리 소재와 제조에 있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판매하려는 기업은 배터리에 사용하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의 광물을 조달할 때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 다시 말해 FTA 체결국에서 채굴됐거나 재활용된 소재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2024년까지 해당 비중은 50%를 맞추어야 하며 그 이후는 60%, 2026년부터는 80%, 2029년부터는 미국 내에서 조달된 소재로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 그리고 해당 배터리를 탑재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준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미국 내에서 '소재-배터리-재활용' 등의 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받으려면 소재 공급도 중국 배제해야
 -2029년부터 100%, 미국산 소재와 미국 내 생산 구축

 미국의 중국 배터리 견제는 중국이 향후 배터리 소재의 무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데서 비롯됐다. 여기서 '무기화'는 공급 가격의 조절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은 남미, 아프리카 등의 광산을 사들이며 배터리 소재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다. 특히 양극재로 많이 사용되는 리튬, 코발트 등의 가공은 중국 기업들이 이미 90% 이상을 장악했다. 이들 기업이 각 나라의 배터리셀 제조기업에 소재를 공급할 때 가격 차별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소재 가공 기업이 CATL에는 저렴하게 공급하되 LG에너지솔루션에는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이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하는 미국 GM 및 현대차 등은 완성차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지만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내 전기차 기업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데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이번 결정은 중국에 대한 배터리 소재 의존도를 최대한 낮춰 중국과 배터리 전쟁을 펼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소재 조달부터 배터리 및 완성차 생산까지 미국 내에서 이뤄지도록 보조금을 활용하고 중국 의존도를 100% 탈피하기까지 동맹국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국의 입장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한국 또한 현재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걱정이다. 당연히 소재 무기화를 우려해 해외 광산 채굴권 확보에 적극적이지만 중국이 20년 동안 공급망 구축에 매진해 온 점과 비교하면 이제야 소재 독립의 걸음마를 시작한 상황이어서 중국 의존도를 당장 낮추는 것은 쉽지 않아서다. 국내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중국과 전기차 배터리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저가 배터리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는 점을 고려할 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입장"이라며 "세계 주요 양대 전기차 시장을 미국과 중국으로 보았을 때 배터리는 미국과 협력하는 게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미중 간의 배터리 전쟁에 불이 붙으면 중국이 소재 공급을 제한할 수 있어 고민이 적지 않다"며 "결국 사용한 배터리에서 소재를 많이 추출하는 기술을 적극 확보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한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에서 한국 배터리는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지 참으로 난감할 따름이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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