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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탈(脫) 하이브리드' 가속화.. 친환경 논쟁 뜨거워진다

이용상 입력 2022. 06. 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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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하이브리드 차량에 붙였던 ‘친환경’ 명찰을 떼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친환경’이라는 그동안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 최대한 빠르게 전기차 전환을 이루려는 의도가 자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둘러싼 친환경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부분 국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친환경차로 분류해왔다. 보조금, 세금 지원 등의 혜택도 줬다. 차량 생산에서 폐기까지, 전체 생애주기 관점에서 보면 전기차 못지않게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전기 연료 생산, 차량 제조, 배터리 폐기 등에서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처럼 화력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의 경우 전기차가 오히려 환경에 부정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없이 전기차가 과연 환경적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 생애 주기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27.5t CO2-eq(각종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수치)로 전기차 25.4~28.2t Co2-eq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EU는 이런 인식이 잘못됐다고 본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배출가스 저감효과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한다. 국제청정수송협회(ICCT)는 자동차 제조사 데이터와 시민단체의 연료 효율 추적 웹사이트 등을 통해 PHEV의 배출가스 데이터 10만건 이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험주행 때와 달리 PHEV 운전자들은 전기보다 내연기관 동력을 많이 사용했고 배터리도 덜 충전했다. 전기주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PHEV의 실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공식 기록보다 2~4배가량 높았다”고 주장했다. 피터 모크 ICCT 유럽담당 상무이사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친환경성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EU는 현재 PHEV 배출가스 측정 방식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미 아일랜드는 올해 초부터 PHEV에 주는 보조금을 중단했다. 프랑스는 내년부터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량에 제공하는 한시적 세금 감면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독일 역시 이르면 내년부터 PHEV 보조금 지급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 정부도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을 친환경에서 제외하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완성차 업체를 압박해 최대한 빠르게 전기차 전환을 이루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상위 10개국)은 약 495만대로 전기차(약 473만)보다 조금 많다. 지금은 전기차 가격이 비싸지만 2025년쯤이 되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비슷해 진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가 지연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 EU가 추진하는 ‘탈 하이브리드 차량’ 정책은 시기상조”라고 꼬집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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