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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잡고 싸우자' 150년 앙숙, GM·포드 뭉쳤다

신창호 입력 2022. 06. 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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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이다. 20세기 초반 설립돼 소형 스포츠카부터 트럭, 군용트럭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자동차 전쟁’을 벌여온 적이자 라이벌이다.

두 회사 사이에 ‘협력’이란 단어는 금지어나 다름 없었다. 포드가 F150이라는 트럭을 내놓자 GM은 똑같은 크기의 중형트럭 실버라도를 출시했고, 포드의 스포츠카 머스탱이 등장하자 GM의 카마로가 쉴 틈도 주지 않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GM과 포드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대응해온 세월만 무려 120여년이다.

1930년대까지 컨베어벨트 시스템이란 자동화 제조 방식을 발명하며 자동차 시장을 평정했던 포드는 GM의 질 좋고 값싼 대중차 선풍에 1위 자리를 넘기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원수같았던 셈이다.

그랬던 두 회사가 테슬라가 선점한 전기차 시장을 재점령하기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 전기차 전문 메이커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적 제휴 차원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전기차 시대의 차세대 차종으로 각광받는 전기 픽업트럭 개발을 위해 GM과 포드가 서로의 강점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 중 전기차 시장에 먼저 뛰어든 쪽은 포드였다. 화석연료 자동차 시장에서도 양산 모델 숫자를 과감하게 줄이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중저가 스포츠카에 집중했던 포드는 머스탱 마하 시리즈, 익스플로러 EV를 내놓으며 테슬라가 장악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GM은 수십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자동차 포트폴리오를 모두 전기차 버전으로 바꾸는 계획에 돌입해 카마로 볼트 등 중저가 세단 및 SUV 모델들의 EV 버전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두 회사의 역작은 바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F150(포드)와 실버라도(GM)의 EV버전 출시다. 픽업트럭의 수요가 이미 세단이나 SUV 수요를 넘어선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이란 전기 픽업트럭 양산에 전력하자 두 회사가 오랜 전통의 화석연료 트럭 모델을 전기차화 해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픽업트럭 모델의 동력을 휘발유에서 전기로 바꿔 출시함으로써 이들이 테슬라 픽업트럭을 사기 전에 이 시장을 선점해버리겠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한해 동안만 GM과 포드가 판매한 전기차의 13배를 팔아 치웠다. 20여년 동안 전력한 전기차 제조의 노하우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 받는 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힘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에서 밀리자 두 회사는 대표적인 글로벌 전기배터리 제조사인 한국 LG SK와 손잡고 디트로이트 등지에 전기차 전문 양산 공장을 신축, 출고 대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다.

WSJ는 “이전까지 포드와 GM은 광고와 홍보에서부터 서로를 의식하며 의도적으로 상대방 모델을 폄하하는 식의 마켓팅에 주려했다면 이번 전기 픽업트럭 출시에선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들의 타깃은 서로가 아닌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한국 현대차에 대한 견제, 테슬라의 선점을 자신들의 몫으로 되돌리려는 공격적 전략 등이 똑같아서 마치 두 회사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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