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K5, 이젠 끝났다"..'단종설'에 본때, '생명연장' 존재가치 입증 [왜몰랐을카]

최기성 2022. 6. 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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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세단, SUV·전기차에 치여 위기
5월 기준 '미출고 차량' 2만대 이상
존재감도 충분, 단종 논하기엔 일러
쏘나타와 K5 [사진출처=현대차, 기아]
'국민 세단'으로 불리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가 예전보다 인기는 식었지만 '단종설'이 무색할 만큼의 존재감은 발휘했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1~5월 쏘나타는 1만8684대 판매됐다. 현대차 중에서 그랜저(2만5753대), 아반떼(2만4326대), 팰리세이드(2만1274대), 캐스퍼(1만8799대)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쏘나타와 그랜저를 만드는 현대차 아산공장이 지난 1월 한달 동안 생산을 중단한 뒤 설비 일부를 전기차 아이오닉6 생산용으로 전환한 상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K5도 비교적 선전했다. 같은 기간 1만3788대 팔렸다. 화성 3공장에서 인기 차종인 K8(1만6032대), EV6(1만350대)와 함께 생산되고 쏘나타와 달리 택시 모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K5 [사진출처=기아]
두 차종은 미출고분도 많다. 지난달 기준으로 쏘나타는 2만여대 수준이고, K5는 2만5000대 이상이다.

올들어 월 계약대수도 각각 5000~7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계약대수가 판매대수보다 2~3배 가량 많다.

출고 대기기간은 쏘나타가 2~5개월, K5가 5~12개월이다.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의 12개월, 기아 EV6의 1년6개월보다는 짧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은 편이다.

단,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대란에 시달린데다 내연기관 세단 대신 SUV와 전기차로 옮겨가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예전보다 인기는 줄었다.

쏘나타는 올 1~5월 판매대수가 전년동기보다 28.8% 줄었다. 현대차 평균은 13.5% 감소다. K5도 전년동기 대비 54.8% 줄었다. 기아 평균은 5.1% 감소다.

브랜드 허리 역할, 존재감 살아있어
쏘나타 N라인 [사진출처=현대차]
중형 세단으로 각각 브랜드 허리를 담당하는 두 차종은 판매동력이 예전보다 떨어지자 단종설에 잇따라 휩싸였다.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SUV 대세'에다 자동차 브랜드의 전동화 강화 전략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판매현황을 집계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149만4070대로 집계됐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전년보다 9.8% 감소했다.

세단, 해치백, SUV, 픽업트럭 등 외형별로 살펴보면 세단 판매대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56만8325대로 전년(69만2618대)보다 17.9% 감소했다.

아이오닉5 [사진출처=현대차]
반면 SUV는 세단보다 13만대 가량 많은 69만6899대가 판매됐다. 전년(71만7814대)보다 2.9% 줄었을 뿐이다. 판매대수만으로도 'SUV 대세'를 알 수 있다.

사용연료별로 살펴보면 전기차는 지난해 10만402대 팔렸다. 전년(4만6677대)보다 115.1% 폭증했다.

가솔린 차량은 88만8059대로 전년(96만4149대)보다 7.9%, 디젤 차량은 43만23대로 전년(59만5503대)보다 27.8% 각각 감소했다. LPG 차량은 전년(12만5974대)보다 16.8% 줄어든 10만4852대가 판매됐다.

가솔린 엔진을 주로 장착하는 세단이 SUV와 전기차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셈이다.

'세단 선호' 소비자들도 여전히 많아
EV6 [사진출처=기아]
업계에서는 지금 두 차종의 단종을 논하기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아 쏘렌토가 주도하는 SUV 대세, 그랜저와 K8 등 준대형 세단 선호도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형 세단 선호 소비자들이 아직은 많아서다.

전기차를 앞세운 전동화 전략도 판매를 뒷받침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 때문에 타이밍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과 한국에 총 76조원을 투자하는 현대차그룹도 내연기관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전동화, 친환경, 신기술, 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4년 동안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이 대규모 투자에는 현대차·기아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 최적화와 품질 향상도 포함됐다.

전동화 차량보다 구매 부담이 적은 내연기관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연관 부품사들의 수익성 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현대차의 경우 100% 전기화 시기를 유럽시장에서는 2035년,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는 2040년으로 설정했다. 앞으로 10년 이상 더 지나야 전기차 대세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쏘나타 [사진출처=현대차]
물론 전동화가 화두로 떠오른 뒤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인 다른 내연기관 차량들과 마찬가지로 쏘나타와 K5도 단종될 가능성이 있다.

쏘나타는 현재 판매되는 8세대 모델을 끝으로 9세대 모델은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구체적 단종설에 휩싸였다.

그러나 빠르면 내년, 늦으면 내후년 부분변경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기존 부분변경 모델보다 1~2년 늦게 나오는 대신 신형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수준으로 출시된다.

완전변경 모델에 버금가게 디자인이 바뀌고 성능도 향상될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적어도 2025년까지는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단종되는 게 아니다.

또 '전동화' 모델 모두 전기차만 뜻하지 않는다. 쏘나타나 K5에도 적용한 하이브리드(HV), 하이브리드보다 전기차 성향을 강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모두 전동화 모델에 포함된다.

PHEV를 적용하면 생명이 연장될 수 있다. 두 차종을 계승한 전기차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은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삼은 완전 전동화 시대까지 앞으로 10년 이상 남았다"며 "예전보다 판매 동력은 떨어졌지만 내연기관 중형 세단의 효용성은 아직 충분하고 수요도 있기 때문에 지금 단종을 얘기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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