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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다시 느낀 수동운전의 맛..정통 스포츠카 '토요타 GR86'

이장호 기자 입력 2022. 05. 2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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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변속기 사라져가는 시대..운전하는 맛 다시 느끼게 해줘
초심자엔 큰 진입장벽..모토스포츠 마니아에겐 최고의 선택지
토요타 GR86 (토요타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1990년대 초등학교 시절, 이모부의 대우 에스페로를 보고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또렷하다. 바로 자동변속기의 존재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자동변속기는 차량 가격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고급 옵션이라 구경하기 힘든 '귀한 몸'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자동변속기가 아닌 차량을 보기가 더 힘들어졌다. 왼발 발끝을 움직이면서 열심히 클러치를 밟아가며 운전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는 수동변속기는 버스나 트럭 등에서만 볼 수 있는, 구시대의 상징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수동변속기가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시대에 토요타가 16일 수동변속의 정통 스포츠카 GR86을 출시했다. GR86은 2012년 출시된 '토요타 86'의 후속으로 토요타 모터스포츠 브랜드 가주레이싱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지난 17일 강원도 인제 스피드움에서 토요타 GR86을 시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GR86은 수동운전의 맛을 다시 느끼게 해줬고, 모토 스포츠를 좋아하는 마니아에게는 딱 맞는 스포츠카다. 그러나 입문자에게는 큰 진입장벽을 느끼게 했다.

시승 행사 첫 코스였던 슬라럼에서는 10여년 만의 수동변속기 조작 탓에 시동을 여러 차례 꺼트렸다. 겨우 출발을 했지만 스포츠카답지 않은 얌전한 운전으로 인스트럭터의 한숨을 자아냈다.

토요타 GR86 (토요타코리아 제공)

인스트럭터가 제대로된 시범을 보여줬다. 인스트럭터의 거침 없는 핸들링과 드리프트는 '스포츠카가 이런 거구나' 하는 제대로된 경험을 선사했다.

옆 자리 시승만으로도 GR86이라는 스포츠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오프로드 차량과 같은 거친 매력이지만 완전히 다른 맛의 거침이었다. 오프로드가 '야생마'와 같은 느낌이었다면 GR86은 팔딱팔딱 뛰는 '활어' 같았다. 별도의 세팅이 돼있지 않은 차량의 날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후륜 구동 차량이라 코너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가속시 차량을 밀어주는 느낌은 기존 차량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서킷에서 직접 GR86을 운전하면서 1단에서 4단까지 변속하고, 일반 도로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할 급커브 핸들링을 직접 해보니 내가 차를 통제하면서 몰고 있다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다.

코너링에서 미끌어지기도, 핸들링이 미숙해 서킷 안내용으로 배치한 로드콘에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어설픈 운전을 GR86이 가진 안정감이 어느 정도 상쇄해 주는 느낌을 받아 안심하고 즐겁게 서킷을 달렸다.

오랜만의 수동 운전, 첫 서킷 주행 등 GR86의 운전은 즐거운 경험이었으나 스포츠카에 대한 진입장벽이 느껴졌다. 초심자인 기자가 GR86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기에는 역량 부족이 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자들 중 절반 가량이 서킷을 직접 주행하는 것을 포기하고 인스트럭터 옆에서 시승만 할 정도로 수동변속기 차량, 스포츠카의 진입장벽은 다소 높았다.

토요타 GR86 (토요타코리아 제공)

이는 반대로 말하면 모터 스포츠 마니아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엔진 출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존 토요타86 모델(2.0리터 엔진)보다 강력해진 2.4리터 엔진을 적용하고 보닛 등 차량 곳곳에 알루미늄 소재를 넣어 경랑화하는 등 모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다양한 파츠 적용으로 다른 차량의 느낌을 낼 수 있는 것도 GR86의 장점이다.

이제는 많은 차량, 특히 스포츠카에서도 자동변속기를 채택해 수동변속기 차량은 점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GR86이 우리나라에서 출시될 마지막 수동변속기 차량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운전 자체를 즐기는, 모터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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