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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폭스바겐 구매 상담해보니.. "현혹되지 마세요"

권가림 기자 입력 2022. 05.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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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수입차가 배불리는 또 하나의 방법.. '이자놀이'③] 월 45만원에 520i를? 3년 뒤엔 2615만원 갚아야

[편집자주]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전용 할부금융상품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각종 장점을 부각시켜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지만 실상은 고금리를 통한 그들만의 배불리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따로 독립법인을 두며 이른바 '이자놀이'로 고수익을 챙기고 있다. 주요 수입차업체는 자동차 판매로 연 2%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지만 전용 할부금융상품을 통해서는 20%가 넘는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의 전용 할부금융상품은 편리함과 다양한 혜택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소비자 현혹에 불과하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잘 팔리는 수입차, 돈 버는 주머니 따로
②수입차 할부금융 주무르는 손, 모두 해외 법인
③수입차 구매, 직접 상담해보니… "현혹되지 마세요"

수입차 전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포르쉐, 캐딜락,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들이 소리 없는 격전을 펼치고 있었다.

지난 4월30일 주요 수입차업체의 매장을 방문하니 대부분의 업체들이 금융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배기량 2000cc급 세단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벤츠와 BMW 매장을 찾았다. 수입차 1위 벤츠 전시장 1층은 상담을 받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딜러들은 고객들이 요구한 차종의 견적을 내면서 중간중간 울리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할인 미끼로 파이낸셜서비스 유도


서울 서초구 토요타 전시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E250 아방가르드에 관심을 갖자 딜러는 벤츠파이낸셜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할부를 권유하는 것은 자사 파이낸셜 업체의 매출을 늘려줄 수 있어서다.

6700만원의 E250 아방가르드 가격 40%를 먼저 내고 나머지 가격을 36개월 동안 나눠 내는 할부 방식을 선택하면 월 122만2601원에 차를 이용할 수 있다. 할부기간 적용되는 금리는 6%로 3년 동안 내야 할 이자는 381만3648원으로 계산됐다. 6700만원짜리 차를 7081만원에 구매하는 셈이다.

BMW 매장을 방문해 벤츠 E250 아방가르드 경쟁 모델 BMW520i 럭셔리의 가격도 알아봤다. 차값 6380만원에서 500만원의 할인이 적용됐다. 5880만원의 40%를 선납할 경우 36개월 동안 월 102만5829원을 내면 BMW520i 럭셔리를 탈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이자율은 연 2.99%로 3년 동안 219만9792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총 6099만9792원의 지출이 필요하게 되는 것으로 실제 차값보다 280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벤츠 E250 아방가르드와 BMW520i 럭셔리의 가격 차이는 320만원이었지만 이자, 할인 등이 붙어 최종적인 금액차는 3배 커졌다.

토요타 전시장에서도 자사의 파이낸셜을 적용하도록 유도했다.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의 금리는 연 4.55%다. 선수금 40%를 먼저 내면 3669만원짜리 캠리를 월 65만5341원에 이용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제 차 가격보다 157만8270원을 더 내야 했다.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폭스바겐파이낸셜이었다. 이곳의 금리는 연 6.33%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는 지난해 1.8%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소비자들에게는 조달 금리보다 약 3.5배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폭스바겐 역시 아테온 차값의 40% 선납, 36개월 할부 조건을 적용하면 기존 차 가격보다 300만9984원을 더 내야 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가 아닌 다른 할부금융을 요청하니 연이율을 5%대로 낮출 수 있었다.

딜러들은 고객들과 상담 중 "흰색 컬러는 60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내년 여름쯤 받을 수 있다" "계약금을 일단 걸어둬야 한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차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주저하니 BMW 딜러는 특정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신차를 먼저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리스 고객, 재구매 고객, 특정 금융 프로그램 이용 고객 등 순으로 물량을 먼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할부의 유혹, 유예할부 폭탄 주의해야


서울 용산구 폭스바겐 한남전시장. /사진=뉴스1
2000만원의 선납금을 내고 36개월 동안 월 45만7999원을 내면서 BMW520i 럭셔리를 타는 프로그램이다. 250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이자율은 연 1.32%다. 36개월 뒤엔 차값의 잔존가치 41%(2615만8000원)를 상환하거나 차를 반납해야 한다.

차의 잔존가치를 따지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할 때 잔존가치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차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신차 구입 후 3년 후 중고차로 되팔 때 신차 가격 대비 최소 25%, 최대 55%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존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잡으면 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딜러는 선납금 920만원을 내고 월 45만원에 BMW320i를 타다가 60개월 뒤에 차값의 45%(2070만원)을 한번에 내는 상품도 소개했다. 대신 금리는 연 7.49%로 높은 편이다. 고금리를 부담스러워하자 딜러는 580만원 할인을 제안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지불하는 금액은 기존의 차 가격보다 520만원 많다. 이는 유예할부 프로그램으로 딜러사들이 적극 추천한 금융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MZ세대(1980년대~2000년 초반 출생)를 유혹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신차 가격의 일부를 선납하거나 선납금 없이 일정 기간 월 이자만 내고 기간이 완료되면 유예금을 일시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목돈을 내는 것 대신 이자만 내고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보유 현금이 적은 젊은 세대에게 인기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엔 수 천만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무리하게 외제차를 샀다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고 유예된 돈을 갚지 않으면 타던 차는 중고차로 처분할 수도 없다.

당장 목돈이 없다고 하니 폭스바겐에서도 유예할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997만원만 내면 월 54만원에 아테온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는 연 6.14%로 최대 유예할부 기간인 48개월 동안 내야 할 이자는 764만원이다. 4년 뒤엔 차값의 38%인 2124만원을 내야 한다. 남은 유예금은 할부로 낼 수도 있지만 이자율이 1~2% 올라가 부담이 커진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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