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클래스 다 따라잡은 G90..이게 '정숙성'이다[차알못시승기]
[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국내 럭셔리 세단하면 모두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를 떠올린다.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인구 대비로 따지면 한국 판매량이 세계 1위일만큼 국내 소비자의 S클래스 사랑은 유별나다.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S클래스를 뛰어 넘기 위해 플래그십 세단 G90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S클래스에 있는 기능은 다 있고, 없는 기능은 추가했다. 사전예약은 이미 지난달 기준 1만2000대를 돌파하며 소비자들 호응도 좋다.
벤츠 S클래스에서 강조한 최신 기술들은 G90에도 탑재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주행 중이거나 차 문이 잠겨있을 땐 손잡이가 안으로 들어가는 '플러시 도어 핸들'이다.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줄여 풍절음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상황에 따라 뒷바퀴 축이 회전하는 '후륜 조향'도 있다. 핸들 모양에 따라 뒷바퀴 축이 같이 움직여 차체가 커도 좁은 길에서 중형 세단처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G90의 최대 조향각도는 4도다.
차를 타기 전 문을 열어보면 S클래스엔 없는 G90만의 기능을 발견하게 된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문이 알아서 닫히는 '이지 클로즈' 기능이다. 소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차체가 무거운 대형 세단의 문을 버튼 하나만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내부로 들어오니 바깥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인상을 받았다. 뒷좌석 '사장님' 자리에 앉아 휴식(Rest) 버튼을 누르니 조수석이 최대 각도로 접히면서 발판이 내려왔다. 여기에 발을 올려두면 마사지도 받을 수 있다.
대형 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숙성'은 S클래스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G90에 처음 도입된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의 역할이 컸다. 에어서스펜션은 바퀴와 차체 사이에 공기주머니를 넣어 도로 상황에 따라 차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부품이다.
G90의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공기주머니가 세 개 이상 들어가 좀 더 정밀한 차고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 카메라와 레이더, 네비게이션 정보 등을 통해 도로 환경을 사전에 판단해 차가 알아서 차고를 조절해 내부로 충격과 소음이 들어오는 걸 최대한 막는다. 예를 들어 길에 높은 방지턱이 있으면 짧은 순간에 차고를 순간적으로 높여 모든 충격을 공기주머니가 받아내도록 한다.
편의사양을 아예 고르지 않은 '깡통'차를 골라도 신차에 필요한 옵션은 대부분 들어가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플러시 도어 핸들, 로드 노이즈 캔슬링은 기본으로 탑재된다. 에어 서스펜션의 고급스러운 주행감을 원한다면 이 부분만 옵션을 추가해도 된다.
다만 벤츠 S클래스를 넘을 수 있을지는 확답할 수 없다. 대형 세단을 사는 법인이나 소득이 높은 소비자들은 차를 구매할 때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다. 그 브랜드가 주는 '하차감'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성능에 편의사양이 나쁘면서도 1000~2000만원이상 비싼 수입차를 굳이 사는 소비자가 많은 이유다.
그간 벤츠 S클래스가 국내에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제네시스 G90이 한 번에 뛰어넘기란 어려워보이지만, 이미 성능상으로는 따라잡았다는 게 현대차의 평가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은 "내연기관으로 봤을 때 경쟁3사 대비 90~95%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5년에 탄생한 신생 브랜드인데도 미국서 혼다 아큐라, 닛산 인피니티를 제친 것을 고려하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유럽 럭셔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그 시점까지 계속 점유율이 밀리더라도 꾸준히 도전하는 뚝심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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