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충전소의 끝판왕이 생겼어요!

2022. 1. 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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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2050’

2050 탄소중립 슬로건이다. 탄소중립이란 말은 참 많이 들어왔다. 관심 두지 않으면 어려운 말일지 모른다. 탄소중립은 쉽게 말하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산림 등),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탄소중립을 ‘넷-제로(Net-Zero)’라고도 부른다.

‘더 늦기 전에 2050’. 정부의 탄소중립 슬로건이다.(출처=국토교통부)

정부는 올해를 ‘2050 탄소중립’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 원년으로 삼았다. 사회 전 부문에 걸쳐 탄소중립 전환을 추진한다. 탄소중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이다.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77%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2)는 어디에서 배출될까?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거나 석유, 석탄 등 화학연료를 사용할 때 배출된다. 우리가 매일 타는 자동차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석유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자원 측면뿐만이 아니다. 탄소중립, 즉 환경적 측면에서 대체 에너지가 필요하다.

경기도 성남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는 얼핏 이해가 가는 듯한데, 수소로 차가 움직인다니 신기한 일이다. 정부도 보조금 지급 등 전기, 수소차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전기차, 수소차는 그리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인프라 부족 때문이다. 가솔린 주유소처럼 아무 데서나 걱정 없이 충전할 수 있다면 친환경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 수소차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 이유는 충전 시설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80개의 충전 시설이 설치됐다. 정부 지원금으로 설치된 것이다. 약 3000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는 약 67대다. 전기차 소유자들이 충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전기차가 많아지면 충전 시설을 더 확충한다고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 80개가 설치됐다.

전기차 충전 시설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 비해 수소차 충전 인프라는 어떨까? 2019년 9월 국회의사당에 수소충전소가 준공되었다. 그 이후 정부세종청사와 지자체 곳곳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되고 있다. 친구가 사는 화성시에도 수소충전소가 벌써 세 곳이 운영 중이다.

보통 수소충전소나 전기충전소가 따로 설치되는데 내가 사는 성남시에서는 수소, 전기, LPG 충전소가 한 곳에 있다.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수소·전기·LPG 등 친환경 에너지가 한 곳에 있는 통합 충전소다. 지난해 11월 25일 성남시 제1호 친환경 에너지 충전소로 준공됐다.

성남시에 수소, 전기, LPG를 충전할 수 있는 친환경 통합 충전소가 생겼다.

친환경 에너지 충전소는 경기도 성남시와 광주시를 잇는 경충대로 변에 있다. 충전소 입구에 ‘H2’라고 쓴 안내판이 보인다. 수소충전소가 있다는 안내인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수소, 전기, LPG 등 세 가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먼저 수소충전소에 들렀다. 수소충전소가 일반 주유소와 다른 점은 주유기가 아니라 충전기가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충전하듯이 차량 충전구에 충전기를 꽂아서 수소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수소충전기가 2개인데, 수소차가 많이 들어오면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을까? 직원은 충전 시간이 5~7분 소요되어 석유 충전 시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수소차가 많아지면 충전기를 확충하니 문제가 없다.

수소차를 구입한 류호준 씨 커플은 수소충전소를 누구보다 반겼다.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충전을 위해 온 운전자를 만났다. 성남시에 사는 류호준, 정지연 커플이다. 2년 전에 수소차를 구입한 류호준 씨는 “수소차를 구입한 후 가까운 곳에 충전소가 없어서 수원, 하남까지 충전하러 다녔어요. 수소차 구입을 괜히 했나 싶었는데 성남시에도 수소충전소가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이제 충전 걱정은 전혀 없습니다”라며 좋아했다.

수소차는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 배출 없이 물만 배출하는 친환경 자동차다. 수소차 완충 시 가격은 5만3000원 내외라고 한다.(6kg 기준) 그럼 600km 주행이 가능하다. 성남에서 부산까지 충전없이 충분히 가고도 남는다. 1kg에 8800원이며, 약 100km 이동한다. 석유에 비해 경제적이다. 충전 인프라가 점차 많아지니 수소차 인기가 높아질 듯하다.

전기차 충전소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만들어질 정도로 많아졌다.

수소충전소 옆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전기차 충전소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만들어질 정도로 많아졌다. 아파트 주차장 등에 설치된 충전기는 완속 충전 방식으로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완전 방전 상태에서 완충까지 4~5시간이 걸린다. 전기차 충전소는 급속으로 충전해서 완충까지 약 30분 정도 걸린다. 수소차와 비교해 전기차가 충전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다.

그런데도 전기차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약 19만 대의 전기차가 보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등록한 전기차는 4만7000대를 넘어 한 달 평균 6780대 꼴로 늘었다.

이렇게 전기차가 급증하는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유지나 관리 비용이 저렴해서다. 실제로 동일 거리 주행을 위한 전기 충전 비용은 휘발유 비용의 약 1/10, 경유 비용의 1/7일 정도로 저렴하다. 게다가 작은 소음과 만족스러운 승차감, 친환경 차량인 점 또한 전기차 선호 요소로 꼽히고 있다. 전기차 구입의 약점으로 꼽혔던 충전 인프라가 해결되니 올해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PG 차량도 친환경차다. 경유·가솔린 대비 확실한 공해 저감효과가 있다.

수소, 전기에 이어 LPG 충전소도 옆에 있다. LPG차도 친환경차다. 경유·가솔린 대비 확실한 공해 저감효과가 있다. 2021년 2월 기준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LPG 자동차 수는 197만 대쯤으로 전체 등록차 중 8% 수준이다. 주로 택시가 LPG차다. 수소, 전기와 함께 LPG 충전소가 함께 있는 것으로 보니 친환경 에너지 충전소의 끝판왕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탄소중립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타는 차량을 가솔린이 아니라 수소, 전기, LPG차로 타는 것도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온실가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탄소중립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타는 차량을 가솔린이 아니라 수소, 전기, LPG차로 타는 것도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이다. 나도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을 탄다. 성남시 친환경 에너지 충전소에 가보니 친환경차를 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수소, 전기, LPG 충전소가 석유 주유소보다 많아지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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