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BMW, 4년간 183건 화재사고..설계결함 논란으로 옮겨붙은 '火車' 논란

윤성훈 기자 2021. 12. 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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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BMW 차량에서 잇달아 불이 났던 사고 다들 기억하시죠?

끊이지 않는 화재 사고에 당시 불차, 화차란 오명이 붙었었죠.

그런데 최근 판매량을 보면 예전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입니다.

최근 두 달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BMW 화재 사고는 이제 완전히 끝난 걸까요?

최근 화재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여전히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윤성훈 기자가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BMW 차량에 붙여진 별칭은 불나는 자동차, '화차'였습니다.

BMW 디젤 차량에서 연이어 화재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BMW 차량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자 BMW 차량의 주차를 거부하는 곳들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8년 BMW는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리콜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BMW의 화재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수입차들의 총 화재건수는 35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BMW의 총 화재 건수는 183건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집계한 차량 화재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2018년뿐만 아니라 다른 연도에도 BMW가 보고한 화재 건수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올해의 경우 전체 수입차들의 화재 사고는 69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에서 BMW 차량 화재 사고가 36건입니다.

다만, 해당 통계는 제작사가 자체적 또는 외부요청에 의해 차량 조사를 실시한 경우에 보고되는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실제 차량 화재 통계와는 다를 수 있다고 교통안전공단은 설명했습니다.

BMW코리아는 사고 발생 시 조사의 투명성을 위해 성실하게 기술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제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별 화재 건수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과 2월에도 주행 중이던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BMW가 2018년 이후 6차례나 리콜 조치를 시행했지만 화재 사고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앵커]

앞서 6번의 리콜 조치에도 BMW의 차량 화재 사고 수치는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사고 발생 당시 정부는 대대적으로 조사를 벌였고 BMW에 시정조치도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재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대체 어떤 이유가 있는지, 윤성훈 기자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3년 전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 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BMW는 배기가스재순환장치, EGR 쿨러에서 발생하는 냉각수의 누수 현상을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지난 2018년 당시 BMW가 직접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는데요.

결함이 있는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누수됐고, EGR 파이프 등에 침전물이 쌓였다는 겁니다.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고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나오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높은 누적 주행거리, 운행조건, 바이패스 밸브열림 등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제한적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리콜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김효준 / BMW코리아그룹 前 회장 (2018년) : BMW그룹은 한국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전 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BMW가 지목한 원인과 사고 원인을 분석했던 민관합동 전문가들의 견해는 달랐다고요?

[기자]

네, 정부가 꾸린 민관합동조사단은 화재 사고의 원인을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조사단은 자동차, 법률, 소방환경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자동차안전연구원 등 32명으로 구성됐는데요.

조사단은 EGR 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BMW의 주장과 달리 바이패스 밸브 열림은 화재와 직접적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EGR밸브의 열림 고착 현상으로 인해 EGR쿨러의 냉각수가 끓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조사단은 이런 냉각수 끓음 현상이 EGR의 설계 결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앵커]

사고 원인에 대한 진단 결과가 달리 나온 건데, 지금까지 어떻게 조치됐나요?

[기자]

BMW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 6번의 리콜만 진행했습니다.

지난달엔 기존 시정조치된 개선 부품보다 열에 견디는 힘이 큰 EGR 쿨러의 개발을 완료하면서 리콜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BMW 520d 등 72개 차종, 22만1238대가 리콜 대상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조사단이 지적한 설계 결함 자체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BMW코리아그룹은 부품 교체는 이뤄졌지만 설계 자체를 바꾸는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자신들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부분에 대해서만 조치를 완료한 셈입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땜질식 처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EGR에 들어가는 냉각수 양이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의 과반뿐이 안된다는 겁니다. 들어오는 배기가스를 식혀주지 못한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리콜을 통해서 부품을 갈아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EGR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설계 결함 자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연이은 화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정부는 BMW코리아가 이 같은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상황입니다.

BMW코리아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 별도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상당히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진 않은 것 같네요.

윤성훈 기자, 검찰 수사 결과 등 후속 취재 내용이 나오면 또 전해주시죠.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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