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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앞 철망이 사라졌다..전기차 격전지 된 모터쇼

박종오 입력 2021. 11. 25. 17:06 수정 2021. 11. 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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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20종 중 절반이 전기차
'내연기관 그릴' 사라진 고가 전기차 대거 출시
독일 BMW의 전기차 미니 스트립.

25일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미니(MINI) 스트립’은 세상에 단 1대만 있는 수제작 자동차다.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직접 디자인한 이 전기차는 차의 꾸밈을 단순화하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겉엔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실내에는 가죽·플라스틱 대신 코르크를 둘렀다. 운전대와 문손잡이도 천으로 이뤄졌다.

이 차를 전시한 베엠베(BMW) 쪽 관계자는 “자동차의 불필요한 장식 등을 걷어내고(Strip) 본질만 남겨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옛 서울모터쇼) 사전 행사에는 완성차 브랜드 10곳이 미니 스트립을 비롯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신차 20종을 들고나왔다. 이중 절반인 10종이 순수 전기차다. 여기에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자동차)를 포함하면 넓은 의미의 친환경 차가 13종에 이른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자동차 앞쪽에 공기가 통과하며 엔진 열을 식히는 커다란 철망(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통해 회사 이미지와 제품 특징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날 철망을 달고 나온 신차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앞이 매끈한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 아우디 전시장.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 제공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는 신차 대부분을 전기차로 구성했다. 행사 시작을 맡은 아우디는 기존 중형 승용차 A6의 전기차 모델 ‘A6 e-트론’ 맛보기 차(콘셉트카)와 내년에 국내 출시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Q4 e-트론’을 앞세웠다. 내연기관을 얹은 ‘2세대 A3’, ‘Q2 부분 변경’ 차량은 무대 구석으로 밀렸다.

박영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상무는 “A6는 아우디 모델 중 가장 잘 팔리는 차”라며 “A6의 전기차 쇼카를 최초로 공개하며 아우디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와 BMW도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벤츠는 ‘전동화를 선도한다’는 주제 아래 모든 전시 차량을 전기차로만 채웠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다투는 E클래스 전기차 ‘더 뉴 EQE’와 최상급 차량인 S클래스 전기차 ‘더 뉴 EQS’가 무대 중심에 섰다. 1억원 안팎의 고가 전기 승용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미국 테슬라가 선점한 고급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E클래스 전기차 모델 ‘더 뉴 EQE’. 벤츠코리아 제공
포르셰 ‘파나메라 하이브리드 플래티넘 에디션’

최근 7년 만에 새 전기차 ‘iX’와 ‘iX3’를 출시한 BMW도 내연기관 4시리즈의 전기차 모델인 ‘i4’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미니 전기차’(뉴 미니 일렉트릭)를 처음 선보이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두 차는 내년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엔진소리와 배기음을 부각하던 스포츠카 회사들의 변신도 이색적이다. 독일 포르셰가 이날 무대에 올린 ‘파나메라 플래티넘 에디션’은 차 이름을 새긴 로고와 바퀴 쪽 캘리퍼(브레이크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키는 부품)가 연두색이다. 차량 외부를 통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적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이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첫 하이브리드 SUV인 ‘르반떼 GT’를 전시했다.

이날 국내 제조사 기아는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5년 만에 ‘니로 전기차’ 신차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GV70 전기차 등 모든 전시 차량을 전기차로만 구성했다.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회사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과 내년 상반기 서울에서 선보일 예정인 자율주행 4단계 시범 서비스 계획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현대차그룹 임원은 “최근 미국 테슬라가 벤츠, BMW 등을 앞서나가는 것처럼 전기차 시대에는 자동차라는 제품뿐 아니라 차량 서비스가 중요해진다”면서 “단순히 신차 공개에만 전시의 초점을 맞추지 않고 모빌리티(이동 수단) 서비스 제공자라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기아 ‘디 올 뉴 니로’ 전기차. 기아 제공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 상무가 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회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서울모빌리티쇼는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에서 열린다. 대형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이전 모터쇼는 1·2전시장을 모두 사용했으나 과거보다 행사 규모가 작아진 것도 눈에 띄는 점”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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