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전기' 꽂은 제네시스, '미래' 기술에 꽂혔다

서진우 2021. 11. 2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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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첫 전용전기차 'GV60' 타보니
전기차로 이례적 부스트 모드
10초동안 출력·토크 최대치
실내엔 '크리스탈 스피어' 반짝
시동켜면 빙그르 돌아 변속기로
특정구간 내비 실제화면 보여줘
파란색 선이 깜빡, 길찾기 편해
문에 손 대고 차 필러 바라보면
얼굴인식 후 자동으로 '착' 열려
햇빛 강한 곳에선 인식 잘 안돼
현대자동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첫 전용 전기차 'GV60'을 최근 공식 출시했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이라는 첫 전기차를 앞서 출시했지만 이는 기존 G80 차량의 '파생 전기차'일 뿐 전용 생산 플랫폼에서 나온 전기차는 GV60이 최초다. 현대차의 첫 '고급' 전용 전기차가 나온 셈이다. 이 차량을 타고 경기도 하남에서 가평까지 왕복 70㎞를 달려봤다. 실내에선 역시 '크리스탈 스피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시동이 꺼져 있을 땐 직관적으로 오른손 쪽 기어가 반짝거렸다. 보석 같았다. 구(球) 모양의 이 기어가 수정체 장식처럼 돼 있으면 시동이 꺼져 있는 것이고, 시동을 켜면 구가 회전하면서 'P(정지) N(중립) D(주행)' 변속계로 바뀐다. 역시 순수 전기차답게 주행 중에는 아주 조용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모두 부드러운 주행과 제동을 번갈아가게 했다. 양옆을 봤다. '아이오닉5' 때부터 소비자들 눈길을 사로잡은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있었다. 물론 이는 선택 사양이다. GV60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조금 달랐다. 외부 카메라에서도 차선 변경 시 불빛이 반짝였다. 해당 카메라가 비춘 양옆 화면은 아이오닉5 화면보다 훨씬 더 작았는데 이게 오히려 시야를 더 잘 확보해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행 중 천장을 바라보니 가운데 바(bar)가 없는 통유리창이 나왔다. 파란 하늘이 차 안으로 그대로 들어왔다. 이건 아이오닉5 역시 마찬가지인데 GV60 선루프 창은 조금 더 작았다. 주행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내비게이션과의 소통이다. GV60은 이 점이 특히 돋보였다. 특정 회전 구간 등에서는 내비게이션이 그림 지도가 아닌 카메라로 비춘 실제 도로 화면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면서 회전해야 할 위치를 파란색 선이 깜빡이며 안내까지 해주니 길을 잘못 들어설 걱정은 접어둬도 되겠다. 운전대 오른쪽 하단에 '부스트' 버튼이 색달라 보였다. 흡사 현대차 최신 고성능차 'N'(아반떼·코나) 모델의 'NGS'(N 그린 시프트) 붉은색 버튼처럼 이 노란색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출력과 토크가 최대치까지 올라간다. 계기판 역시 갑자기 붉게 변해 긴장감을 줬다. 부스트 버튼을 누른 직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부드러움은 유지한 채 차가 앞으로 쏠리듯 힘을 내며 나갔다. 속도감이 넘치다 보니 이 부스트 버튼은 일반도로보다 고속도로에서 눌러 사용하기에 알맞다.

GV60의 실내 디자인 핵심인 `크리스탈 스피어` 기어.
기착지인 가평에 잠시 내려 시동을 끄고 차 밖으로 나갔다. 역시 GV60에 들어간 신기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얼굴 인식'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차 안에서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운전자 지문과 얼굴을 등록해야 한다. 이후 차 밖에서 문에 손가락을 댄 후 운전석 창과 바로 뒤창 사이 가름대인 'B필러'에 얼굴을 대면 흰색 원 모양 선이 회전한다. 얼굴 인식에 성공하면 흰색 원이 초록색으로, 인식에 실패하면 붉은색으로 바뀐다. 볼수록 신기한 기술이지만 화창한 낮에 얼굴에 빛이 많이 반사되면 초록색 대신 붉은색 원이 여러 번 나와 재시도를 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얼굴 인식이 단번에 성공하진 않는 셈이다. 현대차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뚜렷이 비교되는 점은 있다. 일단 GV60과 아이오닉5 모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속하고 차 양옆 폭(전폭)도 똑같다. 하지만 차 앞뒤 길이(전장)나 높이(전고)는 아이오닉5가 더 높다. GV60이 조금 더 앙증맞은 크기다. 차량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앞·뒷바퀴 간 거리(축거)도 아이오닉5가 GV60보다 10㎝ 더 길다. 아이오닉5에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중앙 콘솔이 앞뒤로 수동식 이동이 가능하지만 GV60에선 그게 안 된다. 아무래도 실내 공간이 더 작아서 그렇다. 다만 두 차 모두 중앙 콘솔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양은 비슷하다.

1회 완충 후 주행가능 거리가 아이오닉5 롱레인지 후륜 모델은 430㎞ 정도였다면 GV60 스탠더드 후륜 모델은 451㎞에 달한다. 모델마다 달라 주행거리 성능의 우수성을 정확히 판가름하긴 어렵다. GV60을 몰고 실제 거리 70㎞ 이상을 달렸지만 출발 전 주행가능 거리(345㎞)와 도착 후 주행가능거리(295㎞) 간 차이는 50㎞에 불과했다. 그사이 전기 충전량은 96%에서 83%로 줄었을 뿐이다. GV60에는 배터리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배터리 컨디셔닝 기능도 최초로 적용됐다. 배터리 온도가 낮을 때 출력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예열을 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해 운전자가 급속 충전소를 검색할 때 충전소 도착 전에 필요에 따라 배터리 온도를 최적화해 저온 환경에서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기능이다. 초급속 충전 시 18분 안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완속 충전 용량을 기존 7.2㎾에서 11㎾로 늘려 충전 시간을 단축시켰다.

[하남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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