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00억 중소기업, 쌍용차 정상화시킬까

류정 기자 2021. 10. 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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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가 제조하는 전기버스 스마트110H. 쌍용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전기차 중심 회사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쌍용차가 지난 20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전기버스업체 에디슨모터스를 선정하면서,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의 경영을 거쳐온 쌍용차가 17년 만에 한국 기업에 재매각된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자동차 사업 경력이 길지 않은 매출 900억원의 중소기업으로 매출 3조원대 쌍용차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강영권(63)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지난 1년간 쌍용차 인수를 준비했고, 정상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뛰어든 것”이라며 “쌍용차를 전기차 중심 회사로 전환시켜 3년 이내 흑자 전환시키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를 전기차 중심 회사로”

에디슨모터스는 2010년 세계 첫 전기버스를 만들어 국내 운수업체에 판매했던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가 전신이다. 이 회사는 2015년 중국 기업에 매각됐는데, 강영권 회장이 2017년 1월 이 회사를 인수했다.

강 회장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연출했던 PD 출신으로, 1998년 외주제작사를 만들어 독립했고, 2003년 시작한 폐기물 소각 사업을 1600억여원에 매각해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사명을 ‘에디슨모터스’로 한 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전기 발명왕 니콜라 테슬라와 토머스 에디슨처럼,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경쟁하는 업체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전기버스 점유율이 현대차 다음 2위였고, 올해는 판매가 늘어 1위도 바라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강 회장은 “현재 쌍용차 내연기관차종인 렉스턴·티볼리·코란도의 전기차 모델을 내년 출시하고 단종된 무쏘와 체어맨도 전기차로 내놓겠다”며 “쌍용차를 테슬라·폴크스바겐·BYD 등과 경쟁하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가 보유한 모터 기술, 배터리팩 기술, 배터리 매니지먼트(소프트웨어) 기술 등이 적용된 ‘스마트 플랫폼’을 쌍용차 기존 차종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완충 시 주행거리가 450~600㎞ 가능한 전기차를 만들 수 있으며, 무쏘나 체어맨 같은 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려 500~800㎞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에디슨모터스 측 설명이다.

또 현재 연 10만대 수준인 쌍용차 생산량을 2025년쯤 30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내연기관차는 15만대, 전기차는 10만대, 하이브리드차 5만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판매 확대를 위해 전기차의 경우 테슬라처럼 전 세계에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강 회장은 “영업비용 절감으로 차값을 15% 낮출 수 있다”며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금력·실행력·노조 협조가 관건

에디슨모터스의 청사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일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쌍용차는 아직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안 돼 있는데, 내년에 곧바로 전기차 3~5종을 출시하겠다는 건 무리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과 실행력도 관건이다. 강 회장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모터스·KCGI·키스톤PE)은 인수 과정에서 총 8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먼저 에디슨모터스가 2000억원 정도를 전환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대출과 재무적투자자를 통해 조달한다. 이 돈은 공익채권 7500억원을 포함해 약 1조원에 달하는 쌍용차 빚을 갚는 데 상당 부분 사용키로 했다. 쌍용차 인수를 완료한 2월 말쯤에는 2조원 가치의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받아 전기차 투자를 본격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 정부 지원 없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쌍용차가 지금도 1년에 4000억원대 적자가 나는데, 전기차로 가면 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와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나갈지도 에디슨모터스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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