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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상징 '중형 세단'.. 이젠 찬밥 신세

김창성 기자 입력 2021. 10. 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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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사라지는 쏘나타 택시①] 자동차 2400만대 시대, 외면 받는 '무개성 차'

[편집자주]최근 중형 세단을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는 이는 많지 않다. 30여년 전 자동차 보급대수가 수백만대에 불과했을 때는 크고 힘 좋은 중형 세단을 소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자동차 보급대수가 2400만대를 넘어선 현재는 그저 ‘특색 없는 차’로 여겨질 뿐이다. 크기가 엇비슷해진 준중형 세단은 훨씬 경제적인 데다 돈을 조금 더 보태면 준대형 세단도 구입할 수 있다. SUV(승용형 다목적차)로 눈을 돌리면 선택지는 대폭 늘어난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핵심 라인업으로 꼽히는 만큼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자동차회사들은 중형 세단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에 어떻게 대응할까 살펴봤다.

서울시내 쏘나타 택시.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1) 성공의 상징 ‘중형 세단’… 이젠 찬밥 신세
(2) '세단 사랑' 끝났다… 세대 초월한 'SUV 선호' 뚜렷
(3) 람보르기니 잡는 G70… '공포의 대상' 됐다

한 때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국산 ‘중형 세단’이 찬밥 신세다. 아래로는 아반떼 등 준중형 세단에 치이고 위로는 그랜저·K8 등 준대형 세단에 고전하는 데다 최근 몇 년 새 불어닥친 SUV의 인기로 국산 중형 세단은 점차 존재감을 잃는 분위기다. 갈수록 국산 중형 세단 판매량이 하락하는 가운데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폭스바겐 파사트 등 가격을 낮춘 수입 중형세단도 영역을 넓히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천덕꾸러기가 된 국산 중형 세단은 위기를 딛고 반전의 날개짓을 펼 수 있을까.


택시 이미지 벗고 고급으로… 전략 바꾼 쏘나타


국내 중형 세단의 대표주자는 30년 장수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다. 쏘나타는 ‘형님’인 그랜저와 함께 그동안 대표적인 성공의 상징으로 통했다.
쏘나타는 1~3부터 EF·NF·YF·LF에 이어 최신형인 DN8까지 무려 8세대로 거듭나며 국내 소비자의 오랜 사랑을 받았지만 반대로 그만큼 기대가 큰 차종이기도 하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국내 자동차시장에는 다양한 차급의 자동차가 출시됐고 소비자의 입맛 역시 까다로워져 쏘나타의 인기는 시들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소득수준도 높아지며 국산차 외에 수입차까지 눈을 돌리는 이가 늘었다.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던 쏘나타는 ‘내놓기만 하면 팔리는 차’가 아니라 ‘중형세단 선택지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현대차는 변화의 길을 모색했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단행한 쏘나타(DN8) 법인택시 모델 철수 결정이다. 2009년 출시된 YF쏘나타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춰 해외에선 호평받았지만 국내에선 조롱 받았다.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깨고 지나치게 화려한 외관을 갖춘 차가 도로 위에 넘쳐났기 때문.

이후 전혀 다른 느낌의 LF쏘타나가 나왔지만 반대로 너무 점잖다는 평을 받았고 당시 쏘나타 신형을 출시하기까지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형님인 그랜저의 영역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18년 기준 쏘나타 판매량 절반은 택시였다.

당시 현대차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면서 고급 브랜드로 변신을 꾀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이때 출시된 그랜저(IG)는 월 판매 1만대를 넘기며 단숨에 베스트셀링카로 올라섰다.

쏘나타는 30년 동안 국내·외 시장에서 연간 최소 10만대씩 팔린 베스트셀링카지만 갈수록 그랜저·싼타페·아반떼는 물론 기아의 카니발·쏘렌토 보다도 적게 팔리며 체면을 구겼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대표 모델인 쏘나타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 장수 모델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히 택시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는 쏘나타 대신 그랜저가 많이 팔려 회사 입장에선 오히려 이득이 된 셈”이라며 “하지만 회사의 얼굴과도 같은 차종의 판매가 곤두박질 친 상황은 어떻게든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종 다양화… 지속되는 하락세


성공의 상징이자 패밀리카로 사랑받던 중형 세단이 고전하는 현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세단 판매(국토교통부 등록 기준) 1위는 14만6923대가 팔린 현대차의 그랜저, 2위는 8만7357대가 나간 현대차 아반떼, 3위는 8만5589대가 팔린 기아의 K5다.

쏘나타는 SUV 쏘렌토에 밀린 5위에 올랐으며 판매량은 6만8509대로 전년(9만9503대)보다 31.1%(3만994대↓)나 감소했다. 쏘나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자동차 생산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줄며 이미 예년의 영광이 지워진지 오래다.

실제로 최근 3년(2019년~2021년 1~9월) 동안 국내 주요 중형 세단 판매량을 살펴보면 쏘나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중형 세단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2019년 주요 중형 세단 판매량은 ▲현대차 쏘나타 9만9503대 ▲기아 K5 3만8152대 ▲한국지엠 말리부 1만2581대 ▲르노삼성 SM6 1만6610대 등이며 합계는 16만6846대다.
현대차 쏘나타 센슈어스. /사진=현대차
지난해의 경우 ▲쏘나타 6만8509대 ▲K5 8만5589대 ▲말리부 6678대 ▲SM6 8921대가 팔려 총 16만9697대가 판매됐다. 전체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신형이 출시된 K5의 선전으로 전체 판매량이 전년보다 다소 뛰었다.

올해(1~9월)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는 ▲쏘나타 4만5433대 ▲K5 5만100대 ▲말리부 2387대 ▲SM6 1992대로 총 9만9912대가 팔려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부진하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급별 다양한 모델이 소비자를 공략하는 가운데 친환경차까지 등장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갈수록 더 넓어진 탓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상반기 승용차 판매는 대형 SUV에 집중된 영향으로 SUV 판매가 세단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단형은 중형, 대형급 모두 10%대가 줄며 전체적으로 11.1% 줄었다”며 “국산 베스트셀링 모델의 신차효과 약화, 동급 SUV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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