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대통령도 엄지척 '캐스퍼'.."외모·공간 100점, 성능·가성비 80점"

정치연 2021. 10. 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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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규격에도 안정적 SUV 비율 실현
내부 구성에 심혈..내장재 품질 우수
중협차량급 17인치 큰 휠 역동성 강조
스포츠모드시 100마력 경쾌한 가속감
현대차 캐스퍼. / 정치연 기자

“경차인데도 든든하고 내부 공간이 여유 있어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대차 캐스퍼를 인수해 운전한 뒤 밝힌 소감이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응원의 뜻을 담아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한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를 돌아본 후 승차감이 좋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6일 청와대 경내에서 캐스퍼를 시운전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대통령이 선택한 차로 유명세를 치른 캐스퍼를 시승했다. 현대차가 아토스 단종 후 19년 만에 다시 내놓은 경차다. 최초 온라인 판매 차량, 광주형 일자리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첫 성과물 등 많은 의미가 담긴 화제의 신차다. 실제 캐스퍼는 사전 예약 첫날에만 1만9000여대가 계약되며 현대차 내연기관차 최고 예약 신기록을 썼다.

현대차 캐스퍼.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 정치연 기자

처음 마주한 캐스퍼는 작지만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까웠다. 기존 경차와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캐스퍼 차체 크기는 전장 3595㎜, 전폭 1595㎜, 전고 1575㎜, 휠베이스 2400㎜다. 경차 규격을 충족하기 위해 기존 기아 모닝, 레이와 전장과 전폭이 같다. 전고는 모닝보다 90㎜ 높고 레이보다 125㎜ 낮아 안정적 SUV 비율을 실현했다.

현대차 캐스퍼 전조등.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후미등. / 정치연 기자

외모는 둥근 전조등과 네모반듯한 차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은 차체에 큰 바퀴가 더해져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미니카처럼 앙증맞다. 투싼이나 싼타페 등 기존 현대차 SUV와 같이 주간 주행등과 전조등을 상하 분리형으로 설계했다. 바퀴를 감싸는 두툼한 휀더, 파라메트릭 패턴을 넣은 후미등은 당당함과 견고함을 나타낸다. 중형 세단에나 달릴 법한 17인치 휠 덕분에 차체는 실제 크기보다 더 크고 역동적으로 보인다.

현대차 캐스퍼 실내.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운전대. / 정치연 기자

압권은 실내다. 운전석에 들어서자 생각보다 넉넉한 공간감이 놀라웠다. 운전대와 시트 등 탑승자와 몸이 맞닿는 내장재 품질도 기대 이상이다. 크기에 대한 한계를 지닌 경차지만 공간 구성과 소재 등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로로 시원스럽게 쭉 뻗은 대시보드에 일자형 운전대, 눈에 잘 들어오는 디지털 계기판, 가운데 봉긋 솟은 디스플레이 화면 등 누구나 쉽게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간결한 구성이다. 화려한 요소를 빼고 사용자 중심으로 조작성을 높여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현대차 캐스퍼 1열 동승석을 완전히 접은 모습.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2열 시트. / 정치연 기자

가장 큰 매력은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 시트다. 기아 레이도 1열 동승석을 눕힐 수 있었지만, 운전석까지 접히는 차량은 캐스퍼가 처음이다. 1열과 2열 전 좌석을 앞으로 접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앞뒤로 움직이거나 기울일 수 있다. 2열 시트는 최대 160㎜ 앞뒤로 이동할 수 있고 최대 39도로 눕힐 수 있어 뒷자리 탑승자까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물품 적재는 물론 차박과 같은 레저 활동 등 개인 취향에 맞게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현대차 캐스퍼 2열에 앉아 무릎 공간을 측정한 모습.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트렁크 공간. / 정치연 기자

시승차는 일반 1.0ℓ 가솔린 엔진에 터보를 더해 출력을 높인 상위 트림이다. 시동을 걸면 카파 터보 엔진이 깨어난다. 최고 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17.5㎏·m다. 일반 엔진보다 출력은 24마력, 토크는 7.8㎏·m 높다. 경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승차감은 좋은 편이다. 시트가 굉장히 푹신하고 운전대가 가볍다. 도심에서 경쾌하게 주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설정이다. 과속 방지턱이나 요철도 적당히 흡수해 잘 넘는다. 초보 운전자라도 편안히 주행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차 캐스퍼 계기판 스포츠 모드 화면.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엔진룸. / 정치연 기자

기어 박스 옆 동그란 다이얼 버튼으로 노멀과 스포츠 두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노멀과 스포츠 간 차이는 명확했다. 노멀에서는 가속 시 살짝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스포츠에서는 100마력의 힘을 과감히 사용해 경쾌한 가속감을 준다. 버튼을 아래로 돌리면 스노우, 샌드, 머드 세 가지 2WD 험로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는데 실생활에서 사용할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현대차 캐스퍼 변속기와 주행 모드 버튼.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내비게이션 화면. / 정치연 기자

기대가 컸던 만큼 성능 면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4단 자동변속기는 일상 주행에서 무난한 반응 속도를 내지만, 연비는 불리하다. 캐스퍼 터보 엔진 기준 공인 복합 연비는 12.8㎞/ℓ인데 시승 시에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효율을 높이려면 5단 이상이나 무단 변속기가 더 어울린다. 정차 시 진동이 다른 경차보다 큰 편이다. 변속기를 D에 놓고 정차할 때 엉덩이 부근에 진동이 크게 전달됐다. 3기통 엔진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 캐스퍼 17인치 휠. / 정치연 기자
현대차 캐스퍼 2열 도어 손잡이. / 정치연 기자

가격은 시장 기대치보단 다소 높다는 의견이 많다. 모든 옵션을 더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중한 트림 선택이 필요하다. 캐스퍼 가격은 일반 엔진 기준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 캐스퍼가 자랑하는 풀 폴딩 시트나 지능형 안전 기술 등을 모두 사용하려면 인스퍼레이션을 골라야 한다.

현대차 캐스퍼. / 정치연 기자

시승차 가격은 인스퍼레이션(1870만원)에 터보 엔진과 외장 패키지를 더한 캐스퍼 액티브 II(90만원), 선루프(40만원), 동승석 시트백 보드를 포함한 스토리지(7만원)을 더해 2007만원이다. 시승차도 제품 구성과 옵션이 좋아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측면에서 본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다만 경차 목적에 맞게 출퇴근 등 도심형으로만 사용한다면 굳이 터보 엔진을 넣지 않고 스마트나 모던에 필요한 옵션만 더해 1000만원 중반대에 구매해도 충분해 보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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