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오버랜딩 가능한 슈퍼 SUV, 쉐보레 트래버스

2021. 9.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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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공간 모두 넉넉한 대형 SUV

 국내 자동차 시장은 큰 차가 대세다. 국민 소득 향상에 따라 수요가 소형·중형에서 대형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SUV 역시 대형의 주목도가 커지면서 시장도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태생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형 SUV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차는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쉐보레 트래버스다.

 이제 국내에 상륙한 지 2년을 맞이한 트래버스는 슈퍼 SUV를 표방한다. 크기, 성능, 가격대 가치 면에서 라이벌보다 한수 위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자신감이 통해서 였을까? 올해 7월부터는 대형 SUV의 고인물로 꼽히던 포드 익스플로러마저도 앞선 판매 실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비결을 짧은 오버랜딩을 통해 알아봤다.


 트래버스는 길이 5,200㎜, 너비 2,000㎜, 높이 1,785㎜의 풍채를 지닌다. 외관은 주차 칸을 가득 채우는 우람한 차체에 비해 수수한 편이다. 시승차는 고급형인 프리미어 트림으로, 쉐보레 특유의 듀얼 포트 그릴과 루프랙을 비롯한 곳곳에 크롬 몰딩으로 치장했다. 그러나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측면의 전반적인 비례는 SUV보다는 MPV에 가깝다. 휠베이스가 워낙 길어서다. 뒷바퀴가 C필러보다 뒤에 위치할 정도로 독특한 비율을 보여준다. 그만큼 여유로운 공간을 기대할 수 있다.



 실내는 미국 대형 SUV 특유의 넉넉함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특히 AWD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이 평평한 점은 넉넉한 다리공간을 제공하는 큰 이점을 제공한다. 트래버스가 SUV의 탈을 쓴 미니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로 트래버스의 공간은 대형 SUV 가운데서도 두드러진다. 차량 공간의 핵심 요소인 휠베이스는 3,073㎜로,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익스플로러보다도 48㎜ 길다.

 2열 좌석은 독립식으로 구성해 거주성이 높다. 시트는 리클라이닝은 물론, 슬라이드도 지원한다. 3열 좌석은 성인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어 대형 SUV의 기준을 충족한다. 적재공간은 기본 651ℓ로 익스플로러보다 136ℓ 더 크다. 3열과 2·3열 좌석을 접으면 1,637ℓ, 2,780ℓ까지 늘어난다.



 과거 쉐보레 라인업은 편의품목 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선호도 높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물론, 스마트폰 무선 충전, 1열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어라운드 뷰 모니터, 3존 오토에어컨 등도 어김없이 챙겼다. 그래서인지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센터 콘솔 등은 차체만큼 큰 면적을 갖고 있음에도 허전하단 느낌을 받기 어렵다.


 동력계는 최고 314마력, 최대 36.8㎏·m의 V6 3.6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로 이뤄졌다. 출력은 넉넉하다. 오히려 처음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릴 때엔 조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만의 시원스러운 가속 감각은 이제 자주 접하기 힘들다. 물론, 과속을 부를 법도 하지만 계기판에 표시되는 연료 효율을 보면 자연스레 억제가 되기도 한다. 트래버스는 도심을 가로지르고 막 고속도로에 올랐을 때 ℓ당 7.9㎞의 평균 연료 효율을 기록했다. 그러다 고속도로에 오르고 얼마쯤 지나자 12.9㎞/ℓ까지 올랐다. 2t이 넘는 거구와 가솔린이란 점을 생각하면 꽤 높은 효율이다. 


 트래버스는 앞바퀴굴림 기반의 AWD 구동계를 갖췄다. 평소에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앞바퀴만 굴리다 필요할 때 네 바퀴를 굴리는 시스템이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필요한 산악 지형 주행과 트레일러 견인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드도 제공한다. 트래버스의 견인력은 이미 바퀴달린 집을 끌며 전국을 누볐던 케이블 TV 예능 프로그램으로도 증명한 바 있다.

 자동차로서 탄탄한 기본기는 오랫동안 쌓아온 쉐보레의 장기다. 트래버스도 예외는 아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굽이진 고갯길을 달리자 제 성격을 드러낸다. SUV 특성상 좌우 쏠림이 일부 느껴지지만 차체의 앞뒤가 따로 노는 일이 없다. 제동력은 부드러우면서 서야 할 위치에 서는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승차감은 장거리를 편하게 달릴 수 있는 미국차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지간한 노면 충격은 적절히 걸러내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


 노지에 진입하기 위해 자갈과 모래로 이뤄진 오프로드에 들어섰다. 지면이 불안정한 탓에 앞바퀴만으로 전진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다. 주행모드를 AWD로 바꾸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차는 바퀴들을 살짝 미끄러트리면서 나아간다. 운전자가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범위여서 긴장감보다 안정감이 컸다. 조그마한 개울 앞에서도 트래버스는 거침이 없었다. 물론, 트래버스는 본격적인 오프로더가 아니다. 그러나 세단 플랫폼을 공유하는 여느 도심형 SUV보다는 접근각과 이탈각이 높고 20인치의 큼지막한 바퀴를 장착해 거친 지면에서도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주변에 강물이 흐르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차박을 위한 세팅에 나섰다. 트래버스는 2·3열 좌석을 다 접으면 신장 2m인 사람도 편히 누울 수 있는 널찍한 차박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높이도 제법 충분해 앉았을 때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캠핑·차박 동호회에선 함께 여행을 떠나기 좋은 차로 알려져 있다. 다만 2열 좌석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겨 구조물이 필요할 수도 있다. 천장은 듀얼 선루프가 위치해 개방감이 크다. 누우면 하늘이 바로 보여 낭만적이기 까지 하다.





 트래버스가 이번 여정에서 보여준 가치는 쉐보레가 강조한 슈퍼 SUV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듬직하고 잘 달리고 잘 싣는 모습에서 다재다능한 슈퍼맨 같은 아빠의 이미지도 그려졌다. 실제로 시승하는 내내 휴게소, 주차장, 노지 등에서 많은 아빠들의 시선을 느꼈던 점을 떠올려보면 기아 카니발보다 아빠들의 드림카에 한 발짝 더 가까운 차가 아닐까 싶다.

 트래버스의 가격은 4,520만~5,522만원(개소세 인하 기준).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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