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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캐스퍼' 만드는 GGM, 노조 없고 직원 80%가 2030.. "수평적 문화에 만족"

광주=민서연 기자 입력 2021. 09. 25. 06:02 수정 2021. 10. 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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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도, 저희도 백지상태로 시작한 일입니다. ‘품질만큼은 말 나오지 않는 차를 만들자’ 다짐한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23일 오전 11시 광주 광산구 빛그린 산단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조립부 생산라인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생산라인에서는 아직 앳된 티가 나는 젊은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 공장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를 생산하는데, 사전계약 물량이 이미 연간 생산량을 넘어섰다.

GGM은 광주광역시가 1대 주주, 현대자동차가 2대주주인 회사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2014년부터 국내 첫 상생 일자리로 추진된 ‘광주형 일자리’다.

23년 만에 한국에 지어진 완성차 공장답게 GGM 공장에는 최신식 기술이 적용됐다. 가장 대표적인 게 혼류생산 시스템이다. 지금은 한 차종만 생산하고 있으나, 향후 다른 차급이나 차종의 생산이 가능하도록 생산라인을 유동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엔진 대신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필요한데, 라인을 조금만 손보면 시간과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생산이 가능하다.

친환경적 요소도 포함했다. 일반적으로 완성차에 색깔을 입히는 도장부에서는 도료의 점성도를 낮추기 위해 혼합용제로 시너를 사용한다. GGM 도장부에서는 환경과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해 시너 대신 수성도료를 사용하고 있다. 최신 공장답게 자동화율도 높다. 차체부는 거의 100% 자동화돼 있으며, 도장부는 73.1%다.

캐스퍼를 양산하고 있는 GGM 조립부 생산라인. /민서연 기자

허단비(30) 도장부 매니저는 GGM을 ‘자랑하고 싶은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허 매니저는 “두달 전 공장에 가족들을 초대한 적이 있는데,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시설에 첨단설비가 갖춰진 모습을 보고 (기존에 생각했던 공장과 달라) 놀라셨다”고 말했다.

GGM의 또다른 특징은 젊음이다. 이곳은 20·30대 직원의 비율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 직원도 있다. 김의진(31) 조립부 매니저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20, 30대 직원이다 보니 취미나 관심사가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며 “코로나가 종식되고 나면 동아리같은 활동들도 활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위탁생산 전문업체로 출범한 GGM은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곳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연공서열이 없으며 판매대리점도 없다.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 ▲소통·투명경영 등 광주형 일자리의 4대 원칙에 기반해, 임금은 기존 완성차 업체의 절반가량만 받고 광주시와 정부가 주거와 후생복지 등으로 나머지 절반을 지원한다. 누적 35만대 판매전까지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고, 연차에 따라 받는 급여가 높아지지도 않는다.

기존 완성차공장과는 운영제도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만족하는 분위기다. 김근(37) 조립부 매니저는 “당장 받는 돈이 적더라도 이익이 많이 나면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준다고 회사가 약속했고, 다들 믿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너 잘해’가 아니고 ‘우리 같이 잘하자’는 수평적인 분위기도 직원들이 만족해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김의진 매니저는 “온라인 판매도 테슬라 등 이미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라 국내에서도 금방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GM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 왼쪽부터 김근(37), 허단비(30), 김의진(31) 매니저. /이재훈 PD

GGM은 올해 생산량 1만2000대에 이어 내년엔 7만 대, 향후 2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직원은 현재 580명에서 두 배 수준인 1000명으로 늘린다. GGM은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300~400명을 신규 채용해 공장을 2교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GGM이 생산하고 있는 캐스퍼는 최근 사전계약 4만7000대를 넘어서며 내년 상반기 생산물량까지 확보했다.

캐스퍼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가 실용성과 안정성, 개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개발한 SUV 모델로, 경차와 소형 사이의 차급이다. GGM 관계자는 “이달말부터 캐스퍼가 고객들에게 도착한다. 완성차업계에서는 고객 인도 후 3개월이면 그 차의 이미지가 형성된다고 하는데, 열심히 준비해 만든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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