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식상하지만 여전한 대세, 현대차 싼타페 HEV

입력 2021. 9.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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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넉넉한 공간과 높은 복합효율 특징
 -무난한 국산 중형 패밀리 SUV

 중형 SUV는 가장 많이 팔리는 국산 RV 라인업 중 하나다. 적절한 크기와 합리적인 공간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수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온 차가 있다. 바로 21년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차 싼타페다. 

 2000년 처음 등장해 줄곧 패밀리 SUV의 기준이 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부분변경과 함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해 선택지를 넓히는 중이다. 뒤를 바짝 추격하는 라이벌 대비 싼타페 하이브리드만의 강점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새 차는 기존 부분변경 싼타페와 큰 차이가 없다. 램프와 통합된 와이드 그릴과 T자형 주간주행등, 날카로운 에어브리더까지 그대로다. 오히려 시승차인 캘리그래피 트림만의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이브리드 전용 19인치 휠과 타이어, 프레스티지 트림과 차별화된 디자인의 그릴 패턴, 뒤쪽 하부 보호판(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차체 컬러와 동일한 색으로 마감한 휠하우스 클래딩은 고급스러운 도심형 SUV 느낌을 키운다. 현대 디지털 키를 제공해 보다 편리하게 탑승도 가능하다. 뒤는 가로로 길게 이어진 제동등 장식이 시선을 끈다. 램프 안쪽 구성도 살짝 다듬었으며 범퍼 형상도 가로줄을 추가해 보다 입체적인 모습이다.

 실내는 듀얼콕핏 구조로 정확한 대칭 형태를 보여준다. 여기에 돌출형 모니터는 적당한 크기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보는 맛을 더한다. 체형에 맞춰 운전 자세를 잡아주기도 하고 카페이 시스템과 빌트인캠, 하이브리드 전용 정보창 등 다뤄볼 기능이 풍부하다. 풀 디지털 계기판은 여느 현대차들과 같은 그래픽이며 무난하다. 

 반면 센터페시아 조작부는 다소 아쉽다. 버튼이 너무 많고 간격이 좁아서 복잡해 보인다. 여기에 은색 패널과 버튼, 흰색 아이콘이 조화를 이뤄 햇빛에 반사되면 시인성도 떨어진다. 전자식 변속 버튼까지 옹기종기 모여있어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다. 

 향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뒤쪽에는 다양한 형태의 수납함과 컵홀더가 있다.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는 세로로 꽂는 방식이지만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다. 한번 충전시켜 놓으면 좀처럼 꺼내면 안될듯하다. 

 각 소재의 믹스매치는 수준급이다. 저렴한 플라스틱 느낌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며 금속 장식을 적재적소에 넣어 세련미를 갖췄다. 또 천장에는 스웨이드로 감싸 포근하면서 감성 품질을 높인다. 여기에 투톤 컬러 조화가 상당해 볼수록 만족을 키운다. 나파가죽 시트는 크기도 크고 착좌감도 좋아서 자꾸만 어루만지게 되며 여러 종류로 선택 가능한 무드등이 은은하게 빛을 반사시켜 멋을 더한다.

 편의품목은 차고 넘친다. 개별 통풍시트를 비롯해 파노라마 선루프, 메모리 시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헤드업디스플레이, 레인센서, 자외선 차단 전면유리 등 현대차의 거의 모든 기능이 다 탑재돼 있다. 탑승자는 차가 주는 다양한 기능을 여유롭게 누리며 이동의 즐거움을 만끽하면 된다.

 2열은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만든 만큼 여유롭고 넓은 공간을 보여준다. 여기에 앞뒤 슬라이딩 기능과 뒤쪽 끝까지 눕혀지는 리클라이닝은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스르륵 잠이 올 정도로 편안하며 쾌적하다. 전용 송풍구와 두 개의 USB 충전포트, 수동식 햇빛가리개, 단계 조절이 가능한 열선 버튼, 220V 인버터 등 2열을 위한 기능도 가득하다. 팔걸이에 위치한 깊은 컵홀더와 도어 안쪽 수납은 덤이다.

 트렁크는 배터리를 바닥에 낮게 배치한 덕분에 기존 싼타페와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광활하며 아래쪽에도 여분의 깊은 수납을 마련해 활용도가 좋다. 2열을 한번에 접을 수 있는 버튼이 마련돼 있고 전부 폴딩하면 풀-플랫에 가까운 평탄화가 되기 때문에 차박도 문제없다. 또 길고 큰 짐도 쉽게 수납할 수 있다. 

 동력계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를 내는 스마트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 44.2㎾의 구동 모터를 조합이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30마력이며,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발휘한다. 또 저속에서 엔진 개입 없이 구동 모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를 지원하며 편안한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주행 느낌은 여느 하이브리드차와 같다.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소리 없이 스르륵 나간다. 높은 정숙성을 바탕으로 시내 주행에서 스트레스 없는 여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적극 개입하면서 속도에 힘을 싣는다. 

 다만 그 과정이 역동적이거나 민첩하지는 않다. 스포티한 감각보다는 자연스럽게 가속을 이끄는 세팅에 힘을 실었다. 다소 밋밋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도심 속 주행이 많은 여건을 고려하면 큰 불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 차를 접하는 사람도 쉽게 운전할 수 있겠다. 

 전기 모터의 펀치력은 중고속 영역에서 나타난다. 고속으로 갈수록 성격은 짙어지며 추월가속이나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제법 놀라운 가속감을 제공한다. 속 시원하게 차를 앞으로 이끌며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의 간극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력을 전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6단 자동변속기 역시 단수에 맞춰 정직하게 오르내리며 힘을 더하고 전체적인 파워트레인 완성도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이 외에 스티어링 휠 반응은 평균값을 잘 해낸다. 예민함과는 거리가 멀고 스포츠 모드에서도 차이가 크지 않다. 원하는 각도를 유연하면서도 알맞게 틀어 무난한 코너링을 보여준다. 조금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롤을 허용하며 한계를 드러내지만 패밀리성 짙은 국산 중형 SUV를 타면서 코너를 공략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차의 성격을 고려한 이상적인 세팅이며 차분한 움직임을 도와준다.

 반면 브레이크는 다소 아쉽다. 회생제동이 개입하는 시점과 페이드가 일정하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현상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전기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차들은 어쩔 수 없는 숙명과 같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는 노력을 조금 더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한다. 내 차로 오랜 시간 다루면서 최적의 브레이크 페달 양을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

 효율은 기대만큼 좋은 실력을 보여준다. 19인치 휠과 전륜구동 조합인 시승차는 복합 기준 14.3㎞/ℓ를 인증 받았다. 하지만 실제 트립컴퓨터상 효율은 ℓ당 17㎞대를 보여줬고 정속 주행을 이어나가면 2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기록했다. 거대한 SUV를 이끌면서도 소형차 수준의 효율을 가진 것이다. 경제성을 챙기는 소비자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숫자다. 여기에 

 주행에 도움을 주는 보조 장치 역시 현대차가 잘 하는 영역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구현이 쉽고 과정도 매끄럽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기능, 차간 거리 등도 원활하고 자연스럽다. 이 외에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석 승객 알림 등은 주차 또는 골목길 같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다양한 패밀리 SUV의 조건을 폭넓게 수용한다. 넓은 크기와 알찬 공간 활용, 탑승자 모두에게 여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각종 편의 품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가 주는 정숙성과 승차감도 큰 역할을 한다. 운전의 즐거움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면 더 없이 소중하고 좋은 차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패밀리 SUV의 기준이자 오랜 시간 명맥을 지켜온 싼타페의 힘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익스클루시브, 프레스티지, 캘리그래피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3,557만~3,607만원, 프레스티지 3,811만~3,861만원, 캘리그래피 4,271만~4,321만원이다(세제 혜택 적용 전 개별소비세 인하분 기준)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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