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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의 디코드+] 자동차 탈탄소 로드맵, 메이커·국가별로 살펴보기

최원석 국제경제전문기자 입력 2021. 09. 08. 00:00 수정 2021. 09. 0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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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디코드+’는 조선일보 뉴스레터 ‘최원석의 디코드’의 ‘네이버 프리미엄’용 별도 기사입니다. 매주 수요일 나옵니다.

각 나라, 각 메이커마다 내연기관차(가솔린·디젤 차량 등) 판매 중단이나 전기차(EV) 도입 확대 일정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습니다. 당초엔 도심 대기오염 대책과 교통 정체 대책이 주목적이었지만, 최근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조치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죠.

국가·지역의 경우, 2050년(유럽·일본 등) 혹은 2060년(중국)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 즉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이를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각 나라별 자동차 부문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우선 알아보고요. 그 다음으로 메이커별 계획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은 2035년 하이브리드카도 금지, 미국은 2030년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우선 국가별 대책인데요. 가장 빨리 움직이는 곳은 유럽입니다. 지난 7월 EU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다는 내용의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이브리드카뿐 아니라 플러그인까지 불허한다는 것으로, 내연기관이 들어간 차는 아예 못 팔게 한다는 초강력 조치입니다. 이미 유럽은 주행거리 1㎞당 CO2 배출량 95g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메이커별로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의 연간 과징금을 물도록 했지요.

EU가 자동차의 탈탄소를 서두르는 것은 자동차가 ‘오래 쓰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자동차 평균 보유 연한은 15년이나 되거든요. 2035년부터 신차 판매 분의 온실가스 배출을 완전 제로를 만들어야만, 2050년에 중고차를 포함한 자동차 분야의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지난 트럼프 대통령 때 탄소중립에 미온적이었지만, 정권이 바뀐 이후 방향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지난 8월 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 미국 내 신차 판매의 50%를 탄소 배출 제로 차량(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죠.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기술에서 미국이 중국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을 크게 우려하며, 탄소중립과 관련해 미국의 자동차와 에너지·인프라산업을 발전시키고 고용을 늘릴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2035년 순수 내연기관차 금지, 전기차 시장만 연간 1500만~2000만대 될 듯

한편 중국도 2060년 탄소 중립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2035년부터 전기차(수소연료전기차 포함) 50%, 나머지 50%는 하이브리드카로 채울 방침입니다. 2035년 중국 신차 시장을 3000만~4000만대로 볼 때, 연간 1500만~2000만대의 전기차 시장이 열린다는 얘기입니다. 방침이 확정되면, 중국에서도 2035년부터 순수 내연기관차는 완전 퇴출입니다.

변화에 더디다는 일본도 2035년부터 신차 판매를 모두 전동차(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바꿉니다. 내연기관만 장착한 차는 판매가 금지된다는 뜻입니다.

한국 정부도 지난 8월 5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3개 시나리오’에서 2050년에 전기·수소차 등 탄소 배출 제로 차량 비율을 76~97%로 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유럽·미국 등과 달리 2030~2035년의 탄소 배출 제로 차량 보급 수준에 대한 구체적 목표는 제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오는 10월 말 영국에선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는데요. 한국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7년 대비 얼마 줄이겠다고 보고해야 합니다. 한국은 작년에 2017년 대비 24.4% 감축 계획을 제출했는데 올해는 이 계획보다도 감축량을 더 높여 보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한국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부문의 탄소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폴크스바겐은 2030년 유럽 내 신차 판매의 70%를 전기차로

각국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메이커들은 2030년을 기준점으로 삼아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2035년 모든 형태의 엔진차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럽 지역의 자동차 회사들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2030년까지 유럽 신차 판매에 차지하는 전기차의 비율을 70%, 프랑스 르노도 같은 해까지 유럽 판매에서 전기차 비율을 90%, 독일 BMW는 2030년까지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 비율을 50%로 높인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PSA(푸조·시트로엥)와 이탈리아·미국의 FCA(피아트·크라이슬러)가 통합된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플러그인 비율을 유럽에서 70% 이상, 미국에서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유럽의 고급차 브랜드는 특히 전동화에 적극적입니다. 앞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폴크스바겐그룹 산하의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는 2026년, 독일 다임러그룹의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스웨덴의 볼보, 영국 재규어는 2030년에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한편 큰 차, 내연기관 중심의 나라인 미국의 포드도 2030년까지 세계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40%를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상대적으로 전기차 대응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요. 지난 5월에 2030년에 전동차의 세계 판매를 800만대로 하는 새로운 목표를 발표했죠. 이 ‘전동차’는 모터가 구동에 관여하는 거의 모든 차를 말합니다. 즉 하이브리드카가 포함되죠. 구체적으로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를 합쳐서 200만대, 하이브리드카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즉 엔진이 들어가는 전동차를 600만대 판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닛산도 2030년대 초반에 자국과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 투입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GM은 2035년, 혼다는 2040년에 100% 탈(脫)엔진 선언

100% 탈(脫)엔진 선언을 한 메이커도 있습니다.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GM은 2035년부터 전세계에서 엔진차 생산·판매를 종료하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만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일본 혼다도 일본 주요 자동차메이커 가운데 처음으로 탈엔진을 선언했습니다. 혼다는 2040년부터 세계에서 판매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 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4월 공표했습니다. 혼다는 원래 가솔린엔진 잘 만드는 회사로 유명했는데요. 2040년부터 순수 엔진차는 물론, 엔진이 들어간 전동차인 하이브리드카도 일절 만들지 않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자동차 각사가 이런 전략을 실현하려면 전기차 개발이나 배터리 조달 등에 거액의 투자가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업체가 2030년을 목표로 시간표를 짜는 상황인데요. 경쟁사와 주요 부품을 공용해 양산 효과를 높이거나 배터리 메이커와의 공동 개발로 투자를 억제하는 등의 협업이 앞으로 점점 활발해질 겁니다. 이런 투자와 협업이 얼마나 빨리 어디서 어떻게 진행될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국가·메이커별 탈탄소 대책의 로드맵을 잘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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