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삼각별 떼도 기대 이상, 벤츠 EQA

입력 2021. 9. 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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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주행거리 매력적, 구매 보조금 전액 지원 대상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EQC에 이은 벤츠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이자 소형 크로스오버인 GLA 기반의 순수 전기차다. 전기차의 덕목으로 꼽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채택하지 않았고 차체도 작아 기대하지 않았던 차다. 인증 받은 주행가능거리 306㎞도 기대치에 못 미쳤다.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아보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벤츠의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외관은 GLA와 거의 동일하다. 일부 요소를 전동화에 걸맞게 조율한 정도다. 대부분의 내연기관차 기반의 전기차가 같은 방식으로 차별화한다. 요즘 벤츠는 하나의 덩어리에서 그린하우스로 뻗어 나온 유체 형태의 스타일을 차체에 반영한다. GLA와 EQA도 마찬가지다.

 전면부는 그릴을 고광택 패널로 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과 두 줄의 장식으로 그릴 형태를 모사했다. 벤츠 엠블럼 한쪽 아래에 마련한 전방 카메라는 왠지 어색하다. 헤드램프는 EQC처럼 LED를 좌우로 길게 연결하고 램프 내부에 푸른색 테두리를 넣어 벤츠의 순수 전기차임을 표현했다. 시승차는 AMG 패키지 플러스를 채택해 범퍼와 흡기구 디자인이 일반 제품보다 더 과감한 인상이다.



 측면은 펜더 상단에 EQA를 상징하는 장식을 붙였다. 차체 사방엔 클래딩을 덧대 SUV의 느낌이 물씬하다. 18인치 알로이휠은 림쪽을 막아 공기저항을 줄였다. 브레이크 냉각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택이지만 생김새가 조금은 어색하다. 후면부는 전면과 마찬가지로 테일램프를 좌우로 길게 이어 GLA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트렁크 입구 바닥엔 크롬 커버를 씌워 적재 시 범퍼 손상을 막는다.





 실내는 10.25인치 모니터 2개를 묶은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와 터빈을 닮은 원형 송풍구, 도어 트림의 좌석 제어 버튼 등이 벤츠 라인업임을 알린다. AMG 패키지 플러스는 바느질 마감과 안전띠를 빨간색으로 마감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낸다.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는 핵심인 사용자 환경면에서 만족스럽다. 특히 음성 인식률은 수입차 최고 수준이다. 굳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차의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이밖에 앰비언트 라이트, 서라운드 뷰 카메라, 부메스터 음향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등의 품목으로 차의 내용을 알차게 구성했다.
 


 시트는 차체가 작아서인지 좁은 편이다. 몸을 제대로 감싸지 못해 장거리를 운전할 때엔 금방 피로를 느낄 것 같다. 뒷좌석은 다리 공간에 여유가 있지만 시트가 뒤로 갈수록 많이 낮아져 무릎이 떠버린다는 점이 아쉽다. 벤츠가 EQA를 단거리 주행 중심의 도심 전기 모빌리티로 설정한 점에 비춰봤을 때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재 공간은 여느 소형 크로스오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 용량은 340ℓ로,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320ℓ까지 늘릴 수 있다. GLA보다는 90ℓ 정도 빠진다.




 ▲인증 수치 무시하는 주행가능거리
 EQA의 앞바퀴를 굴리는 모터는 최고 140㎾를 발휘한다. 내연기관으로 따지면 190마력에 해당한다. 최대토크는 38.3㎏·m다.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의 GLA 250보다 출력은 34마력 뒤처지지만 토크는 2.6㎏·m 높다. 가속은 처음부터 최대토크를 낼 수 있는 전기차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변속으로 인한 가속 지체도 없다. 그럼에도 벤츠는 EQA의 안전성을 위해 0→100㎞/h 가속 시간을 GLA 250보다 2.2초 느린 8.9초에 걸었다. 최고속도도 160㎞/h에 머무른다.


 배터리 용량은 66.5㎾h다. 산업부가 인증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06㎞. 그러나 실제론 400㎞는 거뜬히 갈 수 있을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결은 높은 전력 효율이다. 인증 받은 효율은 복합 4.1㎞/㎾h(도심 4.3㎞/㎾h, 고속 3.9㎞/㎾h)이다. 하지만 급가속이 많았던 가혹한 주행 환경에서도 5.0㎞/㎾h를 웃돌았다. 효율을 높이는 회생 제동은 D+, D, D-, D—의 4단계와 자동 모드를 지원한다. 일상적인 주행에는 D가 적절한 수준이다.

 차체의 움직임은 GLA보다 날래다. 엔진보다 가벼운 전기 모터를 얹고 배터리를 차체 하부 곳곳에 분산 배치한 결과다. 물론, GLA도 생김새에 비해 주행성능이 뒤지는 차가 아니다. 그럼에도 EQA는 더 안정적이고 예리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승차감에 대한 불만도 없다. 벤츠가 유독 신경을 많이 썼다는 고주파 소음도 여느 전기차에 비해 적다. 보이지 않은 곳까지 세심하게 이룬 배려가 차급을 잊게 만든다.


 레벨2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사용에 대한 접근이 쉽다. 센서의 인지 능력과 주행을 제어하는 기능도 기대 이상이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메시지가 표시돼 운전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지 않는다.

 ▲작지만 강한 벤츠
 EQA는 속이 꽉 들어찬 전기차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안 썼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법도 하지만 충분한 성능과 주행 효율, 상품성으로 제 가치를 제시한다. 어쩌면 '벤츠'라는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않아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마저 든다.

 가격은 5,990만원. 국고보조금은 618만원에 책정됐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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