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기대감 나오는 현대차·기아.. 숙제는 여전히 중국

민서연 기자 2021. 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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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3~57%, 영업이익은 223~846% 증가 전망

완성차 업계의 비수기인 1분기에도 우수한 성적을 거둔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다양한 신차와 판매전략에도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대비 33% 오른 28조9710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223% 오른 1조9072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아의 2분기 매출은 57% 늘어난 17조8991억원, 영업이익은 846% 증가한 1조3635억원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인한 전년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에서 우수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날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1분기 현대차가 중국에 내놓은 밍투 일렉트릭./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는 해외 모든 시장에서 크게 성장했으나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퇴보했다. 현대차의 2분기 권역별 도매 판매량을 보면 인도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가 전년 동기 대비 306%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는 중남미에서 244%, 러시아에서 127%의 성장률을 보였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북미에서도 각각 109%,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아는 올 2분기에 유럽에서만 1365% 성장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로 공장 가동 및 딜러 영업 활동이 중단되면서 판매가 감소하고 판관비가 증가했던 기저효과와 유럽 내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2분기 판매량 증가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의 도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가 20%, 기아는 51% 감소했다. 현대차는 현지에서 인기가 좋았던 현지 전용 중형세단 밍투와 신형 투싼 등 신차를 지난 1분기에 내놓고, 미스트라(쏘나타) EV도 선보였지만 신차 효과는 크지 않았다. 수년 간의 판매 부진 끝에 현대차는 지난 5월 베이징 1공장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2002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기아는 매년 판매대수를 늘려왔다. 이후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및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등을 계기로 일본차의 점유율을 대폭 가져왔다. 2010년에는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THAAD)사태로 인한 반한감정의 여파로 판매량이 크게 꺾였고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사드는 기폭제일 뿐 2015년 하반기부터 현대차와 기아가 위태로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수입브랜드로 분류되지만 고급차는 아니다. 고급차 시장은 벤츠·BMW·아우디 등 유럽차들이 점령했고, 2010년대부터 빠르게 성장한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중저가 시장을 파고 들자 현대차와 기아의 위치가 애매해진 것이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시장 내 한국차의 점유율은 다시 일본차에게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한국보다 일본을 더 싫어하는데도 ‘일본차는 품질'이라는 오랜 이미지 덕분에 중국시장 내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현대차·기아의 위치를 찾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25~3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기존 국내사업본부장을 맡아 내수판매 상승을 이끈 이광국 사장을 중국사업총괄로 발령내고 현지 생산·판매 법인을 각 사 대표이사 산하로 전환하는 등 중국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시장 전략발표회를 열며 시장 재도약을 위한 4대 전략도 소개했다. 전기차·수소차 확대, 수소 사업 본격화, 현지 연구개발(R&D) 강화 등이 골자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중국 전용 MPV(목적 기반 차량)와 투싼 하이브리드, 기아는 신형 카니발을 투입해 중국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최근 중국 진출을 선언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총력을 쏟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중국에서 각각 56만2000대, 25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1분기에 각각 9만3197대,2만9551대 판매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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