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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이용자들 날벼락.. 다음달부터 충전비 30~40% 오를듯

연선옥 기자 입력 2021. 06. 16. 14:23 수정 2021. 06. 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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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 충전기 요금, 1kWh당 250원→320원 수준으로

이달 현대차(005380)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계약한 직장인 김모씨는 계약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7월부터 전기차 충전 요금이 오른다는 뉴스를 보고 장기적인 유지비를 가늠해보니 전기차 구매에 따른 이점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업무 특성상 자동차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차값이 더 비싸도 전기차를 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충전 환경이 열악하고 전기요금도 앞으로 계속 오를 것 같아 전기차 구매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보급을 늘리려면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인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전기차 충전 요금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 모습.

한국전력(015760)은 다음달부터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 특례 할인을 축소하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기본요금에 충전한 만큼 내는 전력량 요금이 합산돼 나온다. 그런데 다음 달부터 기본요금(7㎾급 완속충전기 1기당 2만534원, 부가세·전력발전기금 포함)의 할인율이 기존 50%에서 25%로 축소되고, 전력량 요금 할인율도 30%에서 10%로 낮아진다.

해당 제도는 일몰(日沒) 시점이 정해진 특례로 폐지가 예정돼 있었다고 하지만, 전기 공급가가 이전처럼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면 얼마든지 일몰이 연장됐을 제도다. 하지만 전력 공급원 중 발전 원가가 낮은 원전 비중이 낮아지고 발전 원가가 높은 천연가스(LNG)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되면서 한전이 해당 특례를 유지할 여력이 줄었고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탈원전 정책의 여파가 전기차 보급 정책에도 차질을 빚게 한 셈이다.

당장 완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민간 업체들은 다음 달부터 충전기 1기당 기본요금 1만5400원을 내야한다. 이번달까지는 기본요금이 1만267원이었는데, 1기당 5000원 정도 인상된 것이다. 전력량 요금의 할인율도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지는데, 이는 결국 충전료에 전가된다. 충전기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사용자에게 충전요금을 받아 전기요금을 내고 남은 돈을 수익으로 갖는데, 수익 규모를 유지하고 전기요금 인상분만 반영해도 충전요금이 30~40% 정도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급속 충전기 요금도 인상된다. 현재 1kWh당 250원 수준에서 다음 달 320원 정도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새로운 요금체계는 다음 달 초 발표될 예정이다. 당장 전기차 이용자들의 유지비 부담이 늘게 됐다.

예를 들어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의 경우 평균 전비가 1kWh당 5㎞ 정도다. 출퇴근을 포함해 한 달 평균 500㎞를 주행한다고 봤을 때, 이번달까지는 충전요금(급속충전기 이용 시)이 2만5000원 정도지만, 다음 달에는 3만원이 넘는다. 내연기관차 유지비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전기차 구매 가격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구매 유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 전기 요금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 7월에는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 특례 할인이 전면 폐지된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분을 전기 요금에 반영하기로 했다. 최근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발전 원가가 높은 발전원 비중을 늘릴 계획이어서 장기적으로 전기 요금이 인상될 여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유지비가 적다는 것인데, 전기 요금이 오르면 전기차 보급이 주춤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단순히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데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요금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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