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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허위매물' 중고차시장 '메기' 현대차 등판 곧 판가름

심언기 기자 입력 2021. 06.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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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중고차 업계 및 정부여당 협의체 본격 활동 개시
현대차 추가 상생안이 관건..첫 상장사 탄생도 변수
서울 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모습.2020.10.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현대차의 국내 중고차시장 진출 여부가 올 가을 판가름난다. 허위매물·강매 등 혼탁한 중고차시장 상황 속 여론은 현대차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소상공인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까지 논의에 가세한 만큼 최종 결론은 예측불허다.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두고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는 그간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고심을 거듭해온 정부도 2년 넘게 시간을 끌어온 만큼 더 이상 결론을 미루기 힘든 상황이다.

중고차시장 진출 키를 정부가 쥐고 있는 만큼 현대차가 기존 상생안 보다 양보한 추가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중고차 시장 생태계가 대변혁 조짐을 보이는 것도 현대차 진출 가부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적합업종 지정 2년 끈 정부 결단 임박…'데드라인 석달' 논의 개시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 정부가 참여하는 '자동차 매매 산업 발전 협의회'는 지난 9일 국회에서 발족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완성차 업계를 대표해선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중고차 업계를 대표해선 전국·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정부에선 국토교통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참여한다.

협의회는 첨예한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협의회 주도로 탄생했다. 당정은 협의회에서 최장 3개월간 논의한 뒤 합의 여부와 관계 없이 안건을 주무기관인 중기부로 이관할 계획이다. 이르면 9월쯤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율 규제를 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달리 법(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으로 규제된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이해당사자 의견청취와 심사 등을 거쳐 추천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한다.

중고차 업계는 2019년 2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동반위는 같은해 9월 '비추천' 의견을 냈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업종별로 매출액과 상시근로자 등의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동반위는 중고차 매매업이 소상공인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동반위는 완성차업체 중에서도 국내-해외 대기업간 역차별 문제와 통상마찰 발생 우려 등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신도 동반위의 비추천 배경의 하나로 꼽힌다.

동반위 의견을 접수한 중기부는 장고만 거듭하고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기한은 지난해 5월까지였지만 1년 넘게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를 통해 타협안 도출을 꾀했지만 중고차 업계가 보이콧하며 성과 없이 활동을 마무리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경찰이 자동차 계기판 조작 증거품을 살펴보고 있다.2016.1.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알짜 매물만?" 반발, 추가 상생안 주목…K카 상장 추진도 영향

새롭게 협의회가 출범하면서 중고차업계와 여론의 이목은 현대차가 내놓을 추가 상생안에 집중된다. 국내 1위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매매업까지 확장하는데 대한 반감이 적지 않고, 기존 종사자들의 위기감이 큰 만큼 이같은 우려의 시선을 누그러뜨릴 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고차 업계에 '출고 6년 이내·12만km 이하' 매물만 취급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현대차가 품질 관리를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 및 유지를 중고차 시장 진출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상생안이다.

반면 중고차 업계는 "알짜 매물을 취급하겠다는 의도"라며 이를 일축했다. 중고차 중에서도 정비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아 품질관리가 용이하고, 시세도 높아 수익률이 좋은 매물을 독점하겠다는 것이란 반발이다. 현대차가 생색내기만 하려는 상생안을 내놓은 것이라고도 성토했다.

현대차의 취급 매물 범위와 함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도 추후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앞서 상생협의회에서는 현대차의 중고차시장 점유율을 10%로 묶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중고차 업계 불참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협의에서도 이 부분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현 중고차업계에 대한 여론이 워낙 싸늘한 만큼 현대차의 진출을 막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상당하다. 현대차 진출 원천 봉쇄가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상생안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것이 현실적 선택지란 지적이다.

아울러 중고차 시장 생태계가 급변하는 추세도 현대차의 진출 제한이 능사가 아니란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미 완성차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한 중고차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데는 정부와 업계, 소비자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중고차 매매업 1위 업체인 케이카가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도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케이카가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카는 SK그룹의 사내벤처로 출범했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로 2018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됐다. 2018년 매출 7427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한 케이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231억원, 영업이익은 377억원을 기록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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