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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 명차]맹수 느낌 그대로.. 'F-타입' 순발력 극강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 05. 04. 10:16 수정 2021. 05. 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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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사냥감을 바라본다. 어슬렁대다가도 곧바로 돌변한다. 숨죽이고 있다가 틈이 보이면 인정사정없이 달려든다. 상대는 폭발적인 속도와 강인한 체력에 맞설 재간이 없다. 최고 상위 포식자 ‘재규어’ 앞에서는 결국 무너지게 돼있다.

올해로 설립 99주년을 맞은 영국 최초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는 이름처럼 타고난 맹수의 기질을 접목시켜 차를 만든다. 디자인과 성능에서 재규어 명성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중에서도 ‘F-타입’은 야생 속 재규어 느낌을 우아하게 표현한 스포츠카로 꼽힌다.

F-타입은 빼어난 외모를 갖춘 E-타입을 계승해 재규어 DNA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구현했다. 이 차는 어느 각도에서 봐도 우아한 자태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신형 F-타입은 기존 모델의 디자인에서 높은 순수성과 기능성에 중점을 두고 세심한 조정을 거쳤다. 새로워진 외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클램쉘 보닛에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새로운 형태의 벤트가 포함돼 있다. 이전보다 더 부드럽고 유려한 모습으로 바뀌어 차체가 더욱 길어 보인다. F-타입은 길이 4470㎜, 너비 1923㎜로 설계됐다. 포르쉐 911 카레라(4491㎜, 너비 1808㎜)보다 차체가 짧고 넓다.

더 넓고 깊어진 육각형의 프론트 그릴에는 새로운 매시 패턴이 적용돼 시각적으로 한층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드러낸다. 앞모습은 마치 재규어가 먹잇감을 향해 돌진하는 형상이다.

날렵하게 바뀐 슈퍼 슬림 LED 헤드라이트는 새로운 클램쉘 보닛의 유려한 금속 표면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얇아진 테일 램프는 휠 아치까지 이어져 뉴 F‑타입의 탄탄하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F-타입 측면은 매끄러운 표면 디자인을 특징으로 낮고 기품 있는 자세를 만든다. 외관 하부의 개선된 프론트 스플리터, 리어 디퓨저 및 리어 벤트리는 에어로 다이내믹을 고려해 디자인됐다. 플래시 전개 도어 핸들 및 개폐식 에어 벤트 등의 시각적 요소도 곳곳에 들어갔다.

실내로 들어오면 낯설음과 마주해야한다. 양산차에 길들여진 몸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차 높이(1311㎜)가 낮아 좌석에 앉으려면 몸을 움츠리면서 구겨 넣어야한다. 여기에 딱딱한 질감의 좌석은 편안함과 거리가 멀다. 꽉 끼는 옷을 입은 것처럼 시트는 몸통을 조인다. 하지만 주행을 하다보면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불편함은 오히려 F-타입만의 매력으로 바뀐다.

F-타입은 시작부터가 강렬하다. 시동을 걸면 낮고 깊게 깔리는 엔진 배기음이 차 안뿐만 아니라 공간 전체에 울려퍼진다. 속도를 올릴수록 폭발적인 엔진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포효하는 듯한 우렁찬 배기음은 확실히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특히 상위 포식자 다운 면모는 도로에서도 잘 나타난다. 시승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봐도 견줄만한 차가 없을 정도로 성능이 독보적이었다. 실제로 재규어 최고성능 차답게 가속 페달 응답성은 상당히 빠르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한 번만 밟아도 옆 차선의 차량들을 단숨에 따돌릴 수 있다. 지구력도 좋아 장시간 빠른 속도도 힘에 부치지 않고 여유롭게 견뎌냈다.

후륜구동 방식인 F-타입은 뒷바퀴에서 힘을 비축하고 있다가 가속이 필요할 때 한꺼번에 엔진 동력을 전달해 환상적인 달리기 능력을 뽐낸다. 시승차였던 F타입 P380 퍼스트에디션에는 3.0리터 V6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46.9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4.9초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코너링은 슈퍼카 못지않다. 시속 80km 꽤 높은 속도로 급격한 곡선구간을 통과해도 웬만하면 궤도를 벗어나는 일이 없다. 차체가 도로에 잘 밀착돼 매끄럽게 달린다. F-타입에 탑재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은 차체의 수직 움직임과 롤링 및 피치 움직임을 초당 500회,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초당 100회씩 모니터링해 댐핑의 강도를 능동적으로 조정해 고속 주행 시에도 이 같은 제어력과 민첩성을 과시한다. 또한 평범한 양산차 같으면 순식간에 올라가는 속도로 한쪽으로 쏠리거나 하겠지만 F-타입은 버킷 시트가 몸을 감싸 흐트러지지 않았다.

속도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승차감은 색달랐다. 이 차는 도로에 바짝 붙어 주행하기 때문에 노면 충격이 그대로 전달된다. 특히나 빠른 속도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몸으로 직접 스릴 넘치는 속도를 체감할 수 있어 또 다른 운전의 재미로 여겨지기 충분했다.

제동력은 뛰어난 성능을 뒷받침한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이 워낙 좋아 엄청난 속도에서도 손쉽게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너무 즉각적인 답력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이나 저속구간에서는 차체가 많이 출렁거렸다.

연료효율성은 스포츠카 치곤 무난한 편이었다. 왕복 약 400km를 주행한 후 최종 연비는 10.3km/ℓ가 나왔다. 고속도로와 도심 주행 비율은 7대3 정도였다. 정속 주행 시에는 13.5km/ℓ에 근접한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F-타입에는 앞차와의 간격 조정이나 차선 중앙 유지 같은 첨단 운전 보조 장치가 빠진 점은 아쉬웠다. 다만 주행 상황에서 차선을 벗어날 경우 경고음과 운전대 진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가격은 9650만 원부터 시작된다. 최상위 트림은 R 컨버터블 2억127만 원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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