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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못 쓰는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기.. 알고보니 테슬라 탓

민서연 기자 입력 2021. 04. 20. 06:01 수정 2021. 05. 1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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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한 고속도로 초급속 충전소를 테슬라 차량은 이용할 수 없어 테슬라 차량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가운데, 그 원인이 테슬라코리아 측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는 해당 사업에 테슬라도 참여시키기 위해 테슬라코리아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테슬라코리아 측이 회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이핏.

◇ 도로공사 "테슬라에 수차례 연락… 회신 없어 현대차와 단독 진행"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지난 14일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초급속 충전소 이핏(E-pit)을 6기씩 설치해 16일부터 총 72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와 현대자동차 간 협약을 통해 구축됐으며 현대차 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에 최적화해 설계됐다.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 5 등 E-GMP 기반의 현대차 그룹 차종은 18분 내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핏에 설치되는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하이차저에서 어댑터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정부는 2017년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전기차 충전규격 표준을 DC콤보 타입1로 통일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BMW와 포르쉐, GM 등 대다수의 글로벌 업체들은 이를 채택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독자 규격을 사용해 DC콤보 타입1 충전기를 이용하려면 규격을 바꿔주는 어댑터가 필요하다.

디자인=송윤혜

이 때문에 일부 테슬라 이용자들은 공공시설에 설치하는 충전기에 테슬라 이용을 막는게 불합리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이자 국내 판매를 본격화한지 3년만에 누적 판매 1만5000대를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한국 판매량은 1만1826대로,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4만5044대의 26%를 차지했다.

테슬라 이용자들은 이핏을 함께 주관한 국토부와 도로공사에 수차례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부지를 활용하는데 테슬라의 경쟁사인 현대차에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도로공사는 테슬라 이용자들의 불편을 우려해 테슬라코리아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한 차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친환경차 충전소 설치를 위해 국토부와 교통공단에서 민간 제안을 통해서 공개모집을 진행했는데 유일하게 현대차만 지원했다"며 "현대차와 사업을 진행하던 중 테슬라의 충전 규격이 다르다보니 테슬라 쪽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한 차례도 연락이 닿지 않아 현대차와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어댑터 사용제한 이유는 안전성·호환성

현대차는 안전의 문제 때문에 이핏의 어댑터 사용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과 호환성이 검증되지 않은 어댑터를 사용하면 이용자와 차량, 충전기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금까지 KC인증을 받은 정품 어댑터를 내놓지 않아 테슬라 이용자들은 DC콤보 충전기를 이용하기 위해 민간업체에서 만든 어댑터를 이용해왔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정식으로 개발한 DC콤보 충전기 어댑터에 대한 KC인증을 접수했으며 인증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테슬라의 정품 어댑터가 KC인증을 받는다고 해도 사용은 계속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하이차저의 출력인 350kW 급에 대한 표준이 제정되지 않았다. 국내에는 350kW의 충전기와 어댑터 모두 KC인증을 받은 제품이 없으며 이로 인해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현재 KC인증은 200kW까지 진행되고 있어 하이차저도 아직 KC 인증을 받지 못했다보니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어댑터 사용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적으로 400kW급의 표준 제정이 논의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1월 중으로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슈퍼차저.

현대차는 도로공사와의 업무협약에 따라 휴게소 내 충전소 설치 부지에 대한 도로 점용 및 전기차 충전소 영업권에 대한 비용을 한국도로공사에 지불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충전소의 설치 및 관리 등은 현대차가 전담하고 있어, 향후 어댑터 허용 여부는 현대차의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치에 소요된 비용 전액을 현대차그룹에서 직접 투자했다. 국내 충전 표준인 콤보1을 기본 충전방식으로 채택한 차량은 제조사에 무관하게 충전이 가능하다"며 "향후 안전성과 호환성이 검증된 어댑터가 나온다면 재논의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의 충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에 신형 V3 초급속 슈퍼차저를 들여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현재 완속 충전소 데스티네이션차저 200여곳과 급속충전소인 V2 슈퍼차저 30여곳을 운영하고 있으나, 초급속 충전소인 250kW급 V3 슈퍼차저는 지난해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테슬라가 올해 전국 27곳에 설치하고 있는 V3 슈퍼차저 충전소는 5분 충전만으로 120㎞ 주행이 가능해 기존 슈퍼차저보다 충전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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