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2만대 넘은 기아 전기차..EV6, 4분 충전에 100km '슈퍼카급' 성능

김경민 2021. 4. 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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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돌풍이 심상찮다.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 첫날부터 기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완성차업계 관심이 뜨겁다.

기아가 첫 전용 전기차로 선보인 ‘EV6’. <기아 제공>

▶EV6 사전예약 돌풍

▷첫날만 2만1000대 신기록

기아에 따르면 EV6는 지난 3월 31일 사전예약 첫날 총 2만1016대가 예약됐다. 사전예약 하루 만에 올 하반기 판매 목표치(1만3000대)의 1.5배 이상을 채웠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도 인기다. SUV 중 2019년 11월 쏘렌토 4세대 모델(1만8941대)이 보유한 기록을 단숨에 넘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EV6가 인기몰이한 배경은 뭘까.

기아 첫 전용 전기차답게 탁월한 성능을 갖춘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V6 롱레인지 모델은 77.4㎾h, 스탠다드 모델은 58㎾h 배터리가 장착됐다. 롱레인지 이륜 구동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시 최대 450㎞ 이상(환경부 인증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이륜 구동 모델의 국내 인증 주행 거리(429㎞)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충전 효율도 한껏 높아졌다. EV6에는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 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800V 충전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단 4분 30초 충전만으로도 1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충전 효율을 끌어올렸다.

EV6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즉 움직이는 에너지 저장소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 차량 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갖춘 덕분이다. V2L 기능은 일반 가정의 시간당 평균 전기 소비량인 3㎾보다 높은 3.6㎾ 소비 전력을 제공한다. 55인치 TV를 최대한 24시간 작동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다른 전기차 충전도 가능하다.

전기차라고 해서 주행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EV6는 전륜 모터를 추가해 후륜 구동과 사륜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사륜 구동은 전후륜 합산 최고 출력 239㎾, 최대 토크 605Nm의 동력 성능을 갖춰 험로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584마력과 최대 토크 740Nm(75.5kgf.m)의 동력 성능 덕분에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3.5초에 불과하다.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으로 슈퍼카급 가속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고 속도는 시속 260㎞에 달한다.

실제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는 EV6 GT가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등 내로라하는 스포츠카와 함께 400m 단거리 레이스를 펼쳤다. EV6 GT는 첫 출발이 가장 빨랐고 결승선은 맥라렌 570S에 이어 2위로 통과했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는 “듀얼모터 방식의 EV6 GT는 3.5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한다. 이는 그동안 기아 차량 중 가장 빠를 뿐 아니라 포르쉐 타이칸 4S보다 더 강력하고 빠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GT 모델에는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느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자식 차동 제한 기능(e-LSD),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 21인치 퍼포먼스 휠과 타이어 등이 탑재됐다.

▶탁월한 주행 성능 자랑

▷GT 제로백 3.5초, 韓 자동차 중 최고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EV6에 탑재된 I-페달(Intelligent Pedal) 모드는 가속 페달만을 이용해 가속, 감속, 정차까지 가능한 주행 모드다. 운전자가 원하는 에너지 회복 수준에 맞춰 스티어링 휠 뒤쪽에 위치한 패들시프트 조작을 통해 6가지 회생제동 단계(0~4단계, 오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인 4단계에 진입하면 I-페달 모드가 활성화된다. 에너지 재생을 최대로 높여 주행 가능 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히트펌프 시스템도 돋보인다. 구동 모터 등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실내 난방으로 활용해 배터리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온도가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전기차 효율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이 적용된 하이빔도 눈길을 끈다. 카메라 시스템과 연동해 선행 차량과 반대 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 위치를 파악한 후 해당 영역 LED만 선별해 소등한다. 상대 운전자 눈부심을 방지함과 동시에 항상 밝은 전방 시야를 제공해 야간 주행이 편리해진다.

넉넉한 내부 공간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요인이다.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간 거리)가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같은 2900㎜로 실내 공간이 넓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슬림한 대시보드와 함께 차량 내부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520ℓ의 트렁크 공간을 담고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300ℓ까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방 후드 안에 프런트 트렁크가 위치해 추가 적재 공간을 확보한 점도 돋보인다.

디자인도 차별화했다.

EV6 전면부에는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그릴을 적용해 기존 기아 정면 디자인의 상징이었던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를 전기차에 맞춰 재해석했다. 한층 세련되고 다이내믹한 느낌을 준다. 전면 범퍼 하단에 위치한 공기 흡입구는 낮게 위치해 전기차의 평평한 바닥으로 공기가 흐르도록 유도함으로써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후면부에는 리어 윈도우의 물방울을 제거하는 기능이 더해져 와이퍼 없이 깔끔한 뒷모습을 담았다.

EV6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4000만원대 후반, 롱레인지 5000만원대 중반, GT 7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다만 실제 고객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EV6 롱레인지 트림의 경우 전기차 개별소비세 혜택 최대 300만원, 구매보조금 1200만원(서울시 기준)을 받아 3000만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EV6 인기를 발판으로 기아는 2027년까지 7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반 세단부터 텔루라이드급 대형 SUV까지 다양한 차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 이를 통해 2030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88만대를 팔아 ‘티어1(최상위)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비쳤다.

다만 EV6 사전예약 신청자가 연내 차량을 인도받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아 전용 전기차 생산이 초기 단계로 생산 공정이 안정화되지 못한 데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EV6 인기를 발판으로 전기차 신차를 쏟아내면서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업체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듯싶다”고 전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4호 (2021.04.14~2021.04.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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