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의 연료전지 개발을 총괄하던 책임자가 회사를 떠났다. 니콜라는 '사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소트럭 2종을 선보였는데, 그로부터 한 달여만에 핵심 구성원을 잃게 된 것이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제시 슈나이더(Jesse Schneider) 니콜라 기술·수소·연료전지 부문 수석 부사장이 지난 1일 퇴사했다. 그는 그동안 니콜라의 연료전지 시스템,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저장기술 엔지니어링팀을 이끌어왔다.
마크 러셀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슈나이더 부사장이 최근 니콜라를 완전히 떠났다"며 "그는 지난 3년 동안 니콜라의 세계 정상급 연료전지와 수소 연구팀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니콜라는 슈나이더 부사장이 퇴임한 후 그가 맡고 있던 기술담당 부사장 직위 자체를 없앴다면서, 새로운 인물을 임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슈나이더의 퇴사 소식이 알려지자 니콜라의 주가도 급락했다. 니콜라 주가는 전일 대비 0.93달러(7.03%) 떨어진 12.29달러로 마감했다. 작년 6월 주가가 최고치였을 때인 93.99달러 대비 8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올 들어서만 니콜라 주가는 20%가량 급락했다.
니콜라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당시 니콜라는 1회 충전으로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 트럭을 개발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름을 알렸다. 이에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 명의로 2018년 이 회사에 1억 달러(119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 나스닥(NASDAQ)에는 작년 6월 차량·에너지 투자회사 벡토아이큐(IQ)와 합병하면서 우회상장했다. 니콜라는 '제 2의 테슬라'로 불리며 상장된지 4거래일만에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작년 9월 니콜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GM이 지분 11%를 취득해 니콜라에 차량용 배터리 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GM과 니콜라가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직후 공매도 투자자인 '힌덴버그리서치'가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는 수십 가지 거짓말에 기반한 복잡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며 논란이 됐다. 니콜라가 수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니콜라가 공개했던 세미트럭의 고속도로 주행 영상은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언덕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니콜라가 본사에 설치했다는 태양광 패널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항공사진, 자체 개발했다고 했던 핵심부품 대부분이 외부로부터 매입했거나 라이센싱 받은 것이라는 공급업체들의 증언 등도 있다고 했다.
이후 GM은 니콜라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했고, 한화그룹도 보유 지분 50%(1105만주)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니콜라는 지난 2월 수소트럭(FCEV) '트레 캡오버(Tre Cabover)'와 '투 슬리퍼(Two Sleeper)'를 공개하며 2023년과 2024년에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 달여 후인 지난달 31일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가 주식 350만주(4900만 달러)를 매각하고, 곧이어 기술 담당 임원이 회사를 떠나는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이번에 퇴임한 슈나이더 부사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20여년간 몸담은 전문가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와 수소분야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 전기 및 수소 차량 인프라에 대한 표준화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퇴사 후 차량 연료 충전 인프라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ZEV 스테이션'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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