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모빌리티, '제조 vs 활용', 누가 주도할까

입력 2020. 11. 30. 09:20 수정 2020. 11. 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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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만대 택시, 가맹 선점 경쟁 불가피
 -티맵, 카카오, 리본(티원), 마카롱, 타다 등 참여

 SKT가 티맵모빌리티를 분사시키고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SKT는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플라잉카를 비롯한 대리운전, 주차, 대중교통 연결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경우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 vs 티맵모빌리티 vs 타다' 등의 3파전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에 현대차도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이동의 주도권을 놓고 '제조사 vs IT' 기업 간의 경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티맵모빌리티 사업의 중심에는 티맵택시가 있다. 정해진 노선 없이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택시'인 만큼 우버와 손잡고 가맹택시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발주자인 티맵으로선 무엇보다 카카오보다 가맹택시 숫자를 늘리는 게 중요해서다. 지금처럼 아무런 수수료 없이 호출만 연결할 경우 수익성이 없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반대로 택시 업계는 새로운 가맹사업자의 등장이 반가울 수 있다. 일반 프랜차이즈와 달리 택시는 면허사업인 만큼 공급 숫자가 제한돼 있어 보다 좋은 조건이 등장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최근 국토부도 가맹택시 조건을 특정 회사가 아닌 개별차량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100대를 운영하는 법인택시라면 30대는 카카오, 30대는 타다, 30대는 티맵 등으로 가맹을 분산시킬 수 있고 이때는 한 대라도 가맹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경쟁이 펼쳐져 그만큼 택시회사와 모빌리티 대기업 간 대등한 협상력이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는 사이 택시업계 또한 자체적인 전국 호출 브랜드 확장에 뛰어들었다. 광주광역시에 등장한 '리본' 택시가 대표적이다. 스타트업인 '티원모빌리티'와 손잡고 만들어 낸 '리본택시'는 지역 중심의 택시 호출로 최근에는 경북오이소 '리본택시'로도 확대됐다. 지역택시조합 등이 앞장서 이른바 친근한 동네택시를 만들자는 움직임인데 '리본'이라는 브랜드에 참여하겠다는 지역택시조합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더불어 해당 지자체들은 '리본택시'를 기반으로 마스(MaaS)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코레일도 리본 택시와 손잡고 'KTX-관광택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택시 연결로 IT 기업들이 모빌리티 사업을 펼치는 사이 현대차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택시 전용 차종에 아예 자신들이 만든 호출 앱을 넣어 가맹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앱처럼 쏘나타 및 K5 택시 등에 택시 기사용 앱을 설치함으로써 전국 공급망을 구축한 뒤 이용자 앱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한 마디로 스마트폰 호출(카카오, 티맵, 타다, 티원 등)과 이동 수단 호출이 서로 경쟁하는 셈이다. 

 여기서 관심은 경쟁 우위다. 기본적으로 모빌리티 사업은 오프라인에서 실제 이동을 제공하는 교통사업자와 이들을 이용자와 연결해주는 중개사업자가 필요하고 둘이 힘을 모아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이용자 또한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 부문에선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절대 강자다. 하지만 티맵도 호출 시장에선 30% 안팎의 점유율을 가진 만큼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만들면 카카오의 호출 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더불어 택시업계도 자치단체 중심의 '리본' 택시를 전국 지자체로 확대, 연결하면 전국의 모든 택시가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현대차는 이동 수단 제조사로서 택시 사업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 손쉽게 모빌리티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수록 카카오와 티맵 등의 호출이 택시와 연결될 가능성이 떨어져 이용자가 현대차 택시로 갈아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국토부가 렌터카 기반의 새로운 택시 진입을 허용했지만 이 또한 면허사업이라는 점에서 운행 대수의 무한정 확대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비춰 자동차기업과 기존 교통사업자를 활용해 이용자를 연결하는 IT 기업 간 모빌리티 사업의 주도권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시작은 IT 기업 간의 경쟁이지만 이동 수단 제조사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양상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또한 지역택시 중심의 가맹사업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M&A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곳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모빌리티 사업, 그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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