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시대가 원하는 쉐보레 RV 3총사
-부담 없이 다루는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본격 레저에 특화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그곳에는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대형 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 쉐보레 대표 RV가 줄지어 대기 중이었다. 브랜드 담당자는 "시간에 쫓기던 일상에서 벗어나 편하게 차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며 소개했다. 자연 속에 놓인 차들과 만 하루를 함께하며 여유롭게 차를 살펴봤다.
▲콜로라도, 제대로 된 레저를 즐기기 위한 조력자
처음 마주한 차는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다. 차의 성격이 드러나는 높은 차고와 오프로드 타이어, 두툼한 사이드 플레이트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이 차는 콜로라도 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인 Z71-X 미드나잇 에디션이다.
Z71은 험로전용 차에만 붙이는 쉐보레 고유의 상징이다. 여기에 휠과 그릴 등 세부 요소를 전부 블랙으로 칠해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픽업트럭 편견을 잊게 할 정도로 멋있다. 레저 활동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장비 부분에서 이미 가산점 받고 앞서나가는 기분이다.
콜로라도의 핵심은 트렁크다. 광활한 짐칸은 어떤 물건이라도 마음 놓고 실어 넣을 수 있다. 짐칸을 비추는 전용 램프와 양쪽의 여유 공간, 여분의 고리 등도 활용성이 높다. 특수 페인트 처리를 해 놓아서 저렴해 보이거나 부식 걱정도 없다. 그 결과 자연 속에서 레저를 즐긴 뒤에도 돌아와 쉽게 물청소가 가능하다. 또 낚시, 서핑처럼 물 묻은 짐을 바로 넣어도 부담이 없다. 실제로 행사에 참여한 일부 인원은 낚시대를 펼치며 차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트래버스, 트렌드에 최적화된 미국산 SUV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는 보고만 있어도 자신감이 묻어난다. 또 어떻게 활용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차다. 실제로 길이는 5,200㎜에 이르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2,000㎜, 1,785㎜다. 국산 대형 SUV와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 같은 세그먼트에서 경쟁하는 수입 SUV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도 3m가 넘어가기 때문에 차가 더욱 길어 보인다.
굳이 모든 시트를 눕히고 평탄화하지 않아도 여유로운 대화와 티타임이 가능하다. 또 넉넉한 공간을 바탕으로 곳곳에 큼직한 컵홀더와 수납함도 마련돼 있다. 커피 한 잔을 놓고 노트북을 펼쳐서 업무를 보는 데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완벽한 평탄화가 구현되기 때문에 에어매트만 깔면 모든 게 끝난다. 광활한 공간에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다. 차박을 활용한 캠핑, 나만의 자동차 극장 등 언택트 문화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SUV로 트래버스는 손색없는 모습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손 쉽게 다루는 만능 플레이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앞에서 소개한 두 차보다 크기가 한참 작지만 능력은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높은 차체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날렵하게 오프로드를 누비고 소형 SUV의 장점을 살려 운전도 한결 쉽다. 복잡한 골목길이 즐비한 도심에서만 유용할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무엇보다도 공간 구성이 효율적이어서 간단한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이만한 차가 없어 보인다. 가벼운 아웃도어 활동을 원하거나 세미 캠핑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쉐보레 콤팩트 SUV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마지막은 주행 테스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3기통 1.35ℓ 가솔린 터보를 탑재해 최고 156마력, 최대 24.1㎏·m를 발휘한다. 초기 가속 반응이나 엔진 회전 질감은 배기량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경쾌하다. 터보 레그가 길지 않고 변속기의 반응도 정직하다. 작은 차가 주는 운전의 즐거움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 다루는 과정에 있어서도 버겁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잘 따라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어서 체급 높은 차들의 스티어링휠을 잡았다. 먼저 국내 판매하는 트래버스의 파워트레인은 6기통 3.6ℓ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조합 한 종류뿐이다. 최고 314마력, 최대 36.8㎏·m의 힘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차를 이끈다. 5,000rpm을 넘어가면서부터 본성을 드러내는 6기통의 호쾌한 사운드도 중독이 강하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나고 자연스레 가속 페달에 힘을 싣는다.
물론 차의 크기와 무게, 컨셉트에서 오는 한계는 있다. 필요한 만큼만 움직이는 정직한 스티어링 휠의 반응을 보며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속도를 낮췄다. 정속 주행을 이어나가니 비로소 차가 가진 진가를 경험할 수 있었다. 고속 크루징 때는 수긍할 만한 안정성을 보여줬고 서스펜션이 노면을 거르는 능력도 수준급이어서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가 덜하다.
성능과 함께 승차감은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깊은 여운을 줬다. 프레임 바디 픽업트럭이면 다소 거칠고 불쾌한 승차감을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부 기우였다. 생각보다 안락했고 부드러웠다. 특별한 서스펜션을 넣거나 추가적으로 보강한 부품도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놀라웠다.
뛰어난 하체 및 소트웨어 세팅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또 오랜 시간 픽업트럭을 만든 GM의 기술력과 노하우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 밖에 신형으로 오면서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차선이탈경고 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 시스템 등 첨단 안전장비도 넣었다. 픽업 치고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화려해진 편의 및 안전 품목이 만족을 더했다.
▲총평
쉐보레 RV 3총사는 차가 소비자에게 주는 기존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는 데에 도움을 줬다. 특히 이 차들과 하루를 함께하며 이동 과정에서 실력을 평가하고 편의 및 안전 기능 등 상품성을 놓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건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걸 알았다. 대신 일상을 넘어 삶 속에서 차가 도움을 주고 함께 목표를 실현해 줄만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광활한 공간을 바탕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트래버스를 비롯해, 픽업 트럭이 주는 감성 한스푼에 본격 오프로드 탈출 능력을 갖춘 콜로라도는 아웃도어에 안성맞춤이었다. 이 외에도 도심과 자연을 적절히 누비며 발군의 실력을 내는 트레일블레이저까지 더해져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그만큼 쉐보레 RV 라인업은 취미와 여가를 누리기 위한 조력자이며 최근 소비자가 선호하는 문화생활 흐름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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