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테슬라 겨냥했나

조재환 기자 2020. 10. 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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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액 5천만원대로 정하면 제네시스도 타격..환경부 "특정 업체 겨냥 아냐"

(지디넷코리아=조재환 기자)정부가 30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정책을 놓고 전기차 예비 구매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쪽은 1억 넘는 고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한 쪽은 수입차 업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전략’ 정책을 통해 앞으로 전기택시의 보조금을 200만원 추가하고, 승용 부문은 가격인하 촉진을 위해 보조금 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아직 상한제 적용 가능한 금액선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정책은 판매 1위를 기록한 테슬라 모델 3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정부가 보조금 상한액선을 판매가 5천만원대 미만 전기차로 잡으면, 4천만원대에 판매되는 전기차가 구매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천만원대가 넘는 전기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구매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판매 1위 ‘테슬라 모델 3’ 겨냥 평가

국내 자동차 분석 기관 카이즈유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국내 판매가 5천479만원~7천479만원) 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대수는 9천969대다. 만약 10월 판매 현황까지 더하면 올해 모델 3의 누적 판매 대수는 1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모델 3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대수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7천61대), 기아차 니로 EV(5천623대)보다 많다. 이 때문에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싹쓸이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 모델 3 (사진=지디넷코리아)

판매 1위 테슬라 모델 3와 판매 2위 현대차 코나 전기차의 가격 차이(최저가 트림 기준)는 약 800만원 정도다. 코나 전기차 최저가 트림 모던은 세제 혜택가 기준으로 4천690만원(세제 혜택 제외 시 4천903만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프리미엄은 세제혜택 시 4천890만원, 세제혜택 제외 시 5천112만4천950원이다.

800만원 이상 더 비싼 테슬라 모델 3의 판매가 상위권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테슬라를 상대할만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모델 3가 새로운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유일한 선택지가 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르노 조에, 푸조 e-208 등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행거리 기준(평균 약 350km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모델 3로 기우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현대기아차가 올해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의 신형 전기차를 내놨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는 평가다.

테슬라 모델 3 판매량이 상승하자, 국내 주요 인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 등 주요 인사들은 테슬라 등 외국기업보다 우리나라 기업에 유리한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뉴딜 위원회’ 미래차 간담회에서도 고가 전기차 보조금을 제외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검토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여러 건의안이 제시된 끝에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정책안을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전기차를 살려주기 위한 정책이라는 평가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 (사진=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도 타격 받을 가능성 높은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는 내년부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현대기아차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내년부터 크로스오버 타입 전기차 JW뿐만 아니라, G80 전기차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G80 전기차는 주행 가능거리가 500km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네시스 전기차는 판매가가 테슬라 모델 S와 비슷할 1억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보조금 상한액 제한선을 1억원대로 잡으면, 제네시스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 없이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전기차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야 할 제네시스에게 비상이 될 수 있다. 특히 보조금 상한액 선이 낮게 책정되면 JW도 위험해질 수 있다.

제네시스 민트 콘셉트. 향후 이 차량은 크로스오버 타입 JW 전기차로 개발될 계획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결국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에 대한 찬반 여론은 뜨겁게 나뉠 전망이다. 아직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가격 선을 정하지 않았다. 11월 이후에 상한선을 잡으면 다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는 테슬라 등 특정 업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조재환 기자(jaehwan.ch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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