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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사, 9차례 만남에도 빈손..또 파업수순 가나

이승현 입력 2020.10.28. 16:40 수정 2020.10.2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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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파업권 확보할 듯
현대차 임단협 조기 타결에 부담..투쟁동력 확보 차원
잔업 30분 보장,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요구
기아차 노사가 임단협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노조)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신청을 했다. 또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도 진행한다. 만약 중노위의 쟁의조정안을 노사가 받아들이지 않고 조합원들이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가결시킬 경우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 권한을 갖게 된다.

기아차 노조, 파업권 확보 시도

28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26일 대의원대회를 연 뒤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쟁의조정신청은 노사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경우 제3의 기관인 중노위에 조정을 요청하는 것이다. 중노위의 조정도 실패할 경우 노조는 파업이나 태업과 같은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

중노위의 조정은 10일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조정 결과는 내달 4일까지 나오게 된다.

기아차 노조는 또 내달 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 상태론 중노위의 조정을 통해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을 전망으로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라 기아차 노조의 파업권 확보 여부가 달려 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22일까지 총 9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조가 이같이 단체행동 수순을 밟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가 쟁의조정 신청을 하고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것은 거의 매년 협상 때마다 해 오던 일”이라며 “파업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사측과 협상을 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금인상 보다는 일자리 보장에 방점

특히 현대자동차 노사가 추석 전에 ‘임금동결’을 골자로 임단협을 조기 타결한 것이 기아차 노조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가 임금을 동결한 상황에서 기아차가 더 나은 조건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기아차 노조의 전략은 공식적인 임금 인상 외에 다른 방법으로 사실상 임금을 올리는 효과를 얻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조의 요구 사항 중 잔업 30분 보장, 통상임금 범위 확대는 사실상 임금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중 잔업 30분 보장은 과거 한때 있던 제도였으나 노사 협상을 통해 없앤 것이었다. 이것을 이번에 노조가 다시 부활하자고 들고 나온 것이다. 잔업 30분을 보장하면 그만큼 잔업수당을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또 통상임금은 지난 8월 기아차 노조원 일부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한 것을 근거로 범위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마찬가지로 임금인상 보다는 일자리 보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노조는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을 사내에 만들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차 전환으로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대비하기 위한 장치다. 또 같은 취지에서 정년 연장도 제시했다.

향후 협상은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한 후 재개될 전망이다. 관심사는 연내 타결 여부다. 기아차 관계자는 “양측 입장차가 아직 좁혀지지 않아 언제 타결될 수 있을지 가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아차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만들어 놓고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부분파업을 진행하는 등 갈등을 겪은 끝에 해를 넘겨 올 1월 18일 타결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21일 13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26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2.8%의 찬성률로 가결하며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바 있다.

합의안에는 임금 동결(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150%, 신종 코로나바이어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협상에서 11년만에 임금을 동결하고 교섭을 시작한 지 불과 40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인 노사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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