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지프 글래디에이터 "어디든 갈 수 있는 상남자 픽업"

정치연 2020. 10.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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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Go Anywhere, Do anything.)'

지프 브랜드 캐치프레이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상남자스러운 픽업 '글래디에이터'를 시승했다. 올해 9월 공식 출시 전 2주 만에 올해 초도 물량 300대가 팔려나간 완판 신차다. 1947년부터 반세기 동안 지프가 트럭 등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집약한 모델이다. 적재함이 있지만, 일반 트럭처럼 화물 운송보다는 다양한 레저 활동에 초점을 맞춘 라이프스타일 픽업이라 볼 수 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글래디에이터는 긴 차체에 적재함을 갖춘 톡톡 튀는 외모로 가는 곳마다 시선을 모은다. 주차장에 세우두면 30~40대 남성들이 몰려들 만큼 관심이 높았다. 디자인은 랭글러 등 기존 지프 대표 모델들의 정체성을 그대로 계승했다. 멀리서도 지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7-슬롯 그릴이 대표적이다. 밝은 흰색을 발산하는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야간 시인성이 뛰어나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차체 크기는 일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압도적으로 길다. 전장은 5600㎜, 전폭 1935㎜, 전고 1850㎜에 축간거리가 3490㎜에 달한다. 공차 중량은 2305㎏, 트렁크 용량은 1005ℓ 수준이다. 차체가 길고 넓지만 능숙한 운전자라면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도 무리 없이 주행할 수 있다. 다만 골목길 주행이나 주차 시에는 회전 방향이 넓어 주의가 필요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차체는 루프나 도어를 완전히 탈부착해 컨버터블처럼 활용할 수 있다. 트럭베드라 불리는 적재함은 세로 153cm, 가로 145cm, 높이 45cm 크기로 깊고 넓은 구조다. 트럭베드 내 좌우에는 LED 라이트와 모서리에 고정용 고리가 있고, 230V AUX 파워 아웃렛도 사용할 수 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실내.

트럭베드에 여행용 캐리어를 싣고 달려보니 주행 중 미끄러지지 않고 원래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화물이 잘 움직이지 않는 재질로 바닥을 마감한 덕분이다. 안쪽에는 트레일 레일 카고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라 불리는 세 개의 트레일 레일과 고리가 있어 스키나 스노보드 캐리어, 바이크 등 다양한 레저 용품을 싣을 수 있다. 상단부는 적재 공간 보호를 위해 덮개 형태의 롤-업 소프트 토너 커버를 장착했다.

8.4인치 터치스크린을 갖춘 지프 글래디에이터 센터페시아.

실내 역시 랭글러와 인테리어 구성이 흡사하다. 적재함 탓에 실내 공간이 좁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앞뒤 좌석 모두 성인 남성이 탑승하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넓었다. 목 받침과 허리 보호 기능을 갖춘 가죽 버킷 시트는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 준다. 2열 시트 아래 마련한 수납공간이나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활용할 수 있는 등 세심한 기능도 여기저기 숨겨뒀다.

2열 시트 아래에 숨겨진 수납공간.

계기판은 7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타이어 공기압이나 음악 재생, 디지털 속도계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 4세대 유커넥트 시스템을 적용한 8.4인치 터치스크린은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아래에는 실내 온도 조절과 볼륨 컨트롤 노브, 미디어 연결 포트 등이 자리했다.

2열 시트 뒤쪽에 자리한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시동을 걸면 커다란 엔진이 우렁찬 음색을 들려준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랭글러와 달리 6기통 3.6ℓ 펜타스타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6400rpm에서 284마력, 최대토크는 4400rpm에서 36.0㎏·m를 발휘한다. 고회전을 사용해야 최대치의 힘을 뽑을 수 있는 세팅이지만 2000~3000rpm 영역에서도 무난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이와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는 충격 없이 매끄러운 가속을 유도한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2열 시트.

동력은 락-트랙 HD 풀타임 4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고르게 전달해 노면과의 접지력을 높인다. 타이어는 255/75R 17 규격으로 트레드가 울퉁불퉁한 오프로드용 제품이다. 일반 온로드 주행에서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고속 주행에선 차량 특성상 직진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5-링크 방식을 채택했다. 오프로드 등에 최적화된 세팅이나 온로드에서도 기대 이상 편안하게 요철을 걸러냈다. 일반 프레임바디 SUV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승차감이다. 픽업 특성상 복합 연비는 6.5㎞/ℓ로 낮은 편이다. 시승 당일 도심에서 5~6㎞/ℓ, 고속도로에서 7~8㎞/ℓ 정도를 달릴 수 있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오프로드를 위해 특화된 기능도 있다. 셀렉-스피드 컨트롤은 기어를 4L로 바꾸면 페달을 쓰지 않고 험로를 탈출할 수 있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 조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지프 사륜구동 기능을 인증하는 빨간색 배지도 받았다. 이 배지를 단 모델은 40.7도의 진입각, 250㎜의 최저 지상고, 2721㎏에 이르는 최대 견인력 등을 제공한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이날 시승한 글래디에이터는 다재다능이란 말이 떠오르는 픽업이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미국인들의 무한한 픽업 사랑이 조금은 이해됐다. 가격은 6990만원이다. 전 세계적 인기로 올해 들여올 300대가 출시 전 모두 팔렸다. 지금 계약하면 내년에나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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