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의 힘으로 달리는 푸조의 컴팩트 해치백, '푸조 e-208 GT Line'

2020. 9. 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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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8 GT Line은 전기차 특유의 경쾌한 드라이빙, 그리고 푸조 해치백의 노하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국내 시장에서는 다소 낯선, 그리고 기피되는 시장이지만 ‘컴팩트 해치백’은 말 그대로 유럽 자동차 시장의 핵심과 같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라고 한다면 역시 ‘푸조 208’이 존재한다.

2012년 출시와 함께 유럽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디젤차의 매력을 과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초대 208에 이어 올해 2세대 208이 데뷔하며 다시 한번 국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EV 사양인 e-208도 함께 출시되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디젤 해치백으로만 인식되었던 208의 새로운 진화를 거치며 전기의 힘을 얻은 만큼 ‘e-208’이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품고 있을지 기대되었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2세대를 맞이한 푸조의 컴팩트 해치백인 208 및 e-208은 여전히 컴팩트한 체격을 갖고 있다.

PSA 그룹의 모듈형 플랫폼인 CMP을 기반으로 4,055mm에 불과한 짧은 전장을 갖췄으며 전폭과 전고 역시 1,745mm와 1,435mm에 불과하다. 휠베이스 역시 2,540mm로 무척이나 짧은 모습이다. 전장은 1세대 대비 늘어난 편이지만 그 외의 수치는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한편 전기차인 e-208의 경우 배터리를 장착하며 공차중량은 1,510kg에 이른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더욱 앙칼진 존재, 푸조 e-208

EV 사양인 푸조 e-208의 디자인은 사실 일부의 요소를 제외한다면 내연기관 사양의 2세대 208과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 제품 구성에 있어 ‘2세대 208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라는 정의보다는 ‘2세대 208은 가솔린 사양과 디젤 사양, 그리고 전기 사양으로 나뉜다’라는 표현이 적합한 것이다.

이는 푸조의 ‘파워 오브 초이스(Power of Choice)’ 전략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전기차 만을 위한 특별함’을 부여하기 보다는 기존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모두 EV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e-208은 이러한 브랜드의 전략을 아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2세대 208은 말 그대로 앙칼진 모습이다. 전면의 경우에는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그리고 입체적인 디테일 연출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을 앞세웠고, 날카로운 손톱의 흔적을 담은 헤드라이트 및 특유의 DRL를 길쭉하게 그렸다. 끝으로 208 레터링을 보닛 패널 앞으로 배치, ‘최신의 푸조 감성’을 보다 직설적으로 제시한다.

같은 시기에 공개된 SUV 사양인 2008과는 사뭇 다른, 그리고 지면에 가까이 그려진 바디킷은 스포티한 느낌을 제시하기 충분하며, 프론트 그릴 중앙에 자리한 푸조의 엠블럼은 푸른색을 더하며 EV의 존재감을 보다 명확히 제시한다. 다만 GT 라인 특유의 엠블럼은 더 이상 프론트 그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e-208의 측면은 초대 208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덧붙여 2열 도어의 쿼터 글래스는 308과 유사하게 다듬어 ‘푸조 해치백’의 정체성을 강조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한편 GT 라인 트림에 걸맞게 루프와 사이드미러를 검은색으로 칠하고, 17인치 휠을 더한 점, 그리고 EV 모델의 존재감을 제시하는 E 엠블럼을 C 필러 등에 배치한 점은 ‘적절한 디테일’이라 생각되었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 역시 최신의 푸조가 제시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가로로 길게 그려진 검은색 바 양끝에 ‘사자가 할퀸’ 흔적으로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깔끔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 그리고 머플러는 없지만 마치 리어 디퓨저의 연출을 더한 바디킷이 더해지며 ‘세련된 해치백’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만족감을 높이는 해치백의 공간

푸조 e-208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시각적인 매력, 그리고 구성의 가치가 돋보인다. 이미 3008, 5008 및 508 등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은 i-콕핏을 한층 개선한 ‘i-콕핏 3D’의 기조 아래 컴팩트 해치백의 공간을 더욱 알차고 매력적으로 구성했다.

i-콕핏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헤드-업 클러스터는 3D 그래픽을 통해 더욱 입체감을 강조, 시인성을 높이며 전기차를 위한 이미지가 더해져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GT 라인 레터링을 새긴 D-컷 스티어링 휠, 그리고 팝업스타일로 운전자를 향해 서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디스플레이 패널 등도 마음에 든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입체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은 라임색 스티치를 더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였을 뿐 아니라 앰비언트 라이팅도 새롭게 더해져 e-208의 공간 가치를 한껏 높이는 모습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완벽히 만족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전기차를 위해 마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오디오, 라디오 및 각종 기능 등에 있어서도 준수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여느 i-콕핏과 같이 깔끔한 아날로그 버튼 패널을 통해 사용성을 높인다.

이외에도 무전 충전 패드 및 USB 충전 포트의 구성 등도 만족감을 높인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컴팩트 해치백은 으레 공간 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소형 전기차의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커진다. 그러나 e-208의 실내 공간은 제법 만족스러워 컴팩트 해치백에 대한 푸조의 경험과 노하우를 느끼게 한다.

절대적인 공간이 좁은 건 어쩔 수 없지만 시트의 크기나 착좌감, 그리고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준수하다. 게다가 시트는 패브릭과 가죽의 조합, 그리고 스티치를 통해 더욱 ‘사용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원형의 다이얼’로 등받이 시트를 조절한다는 점이었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2열 공간은 이해는 되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초대 208에 비해 휠베이스가 늘어나지 않은 것과 같아서 실제 2열 공간의 레그룸이 협소하게 보인다. 헤드룸 역시 전고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2열 도어 패널 및 시트의 구성 및 디테일 등에서는 ‘노력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덧붙여 푸조 e-208의 적재 공간은 평이한 모습이다. 실제 깔끔히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311L의 소박한 공간이 마련된다.

기본적인 트렁크 플로어의 높이나 공간 구성이 깔끔해 사용성이 높아 보인다. 덧붙여 2열 시트의 분할 폴딩이 가능해 상황에 따라 1,106L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도심형 해치백을 위한 패키지를 품은 EV

푸조 e-208은 말 그대로 ‘도시 중심의 삶’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엔트리 전기차라 할 수 있다.

실제 보닛 아래에는 컴팩트 EV의 기준처럼 느껴지는 100kW급 전기 모터가 자리한다. 환산 시 136마력(PS)와 26.5kg.m의 토크를 낼 수 있는 이 모터는 1,510kg의 e-208을 정지 상태에서 단 8.1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도록 하며 150km/h의 최고 속도를 달성하게 만든다.

여기에 50kWh급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하여 1회 충전 시 244km(환경부 인증)의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 참고로 공인 효율성은 복합 기준 4.4km/kWh이며 도심과 고속 효율성은 각각 4.8km/kWh 및 4.0km/kWh으로 동급의 EV와 직접 비교를 할 때에는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경쾌하고 세련된 드라이빙 그리고 아쉬움

푸조 e-208을 살펴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가장 먼저 컴팩트 해치백이라 하기엔 꽤나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쾌적한 전방 시야에 만족감을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시동을 걸면 곧바로 전기차를 위한 계기판은 물론이고 정숙한 감성을 느껴진다. 그 동안 푸조라고 한다면 늘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느낄 수 밖에 없었지만 전기차인 e-208은 ‘푸조가 이렇게 조용하다’라는 것을 알리는 모습이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136마력, 그리고 26.5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100kW급 전기 모터를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주행 등 모든 상황에서 무척이나 능숙한, 그리고 부족함 없는 주행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의 ‘피드백’도 만족스러운 편이라 차량의 성능 및 주행 상황에서의 제어 능력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워 도심 속 신호등 사이에서 오가는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이고 푸조의 홈스테이지라 할 수 있는 고갯길에서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이와 함께 드라이빙 모드에 따른 출력 전개의 차이를 준다는 점, 그리고 기어 시프트 레버를 통해 일상적인 주행 모드와 회생 제동을 강하게 주는 B 모드를 마련한 점은 전기차의 특성이나 가치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부분이라 생각되었다.

다만 아쉬움이 도드라지는 건 바로 ‘전기 모터의 고주파음’에 있다. 실제 시동 직후 주행 내내 귀를 귀찮게 하는 고주파음이 실내 공간에 전해진다. 여느 전기차에 비해 도드라지는 편이라 이 부분은 빨리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차량의 기본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는 컴팩트 해치백, 그리고 푸조의 감성이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특유의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경쾌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전륜, 그리고 차체의 움직임은 ‘역시 푸조’라는 생각을 머리 속에 가득 채우게 한다. 게다가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어떤 곳이는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확신’ 또한 주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서스펜션의 대응 능력이나 제동에 대한 질감, 그리고 전자 제어 및 안전과 편의 사양 등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제공한 덕에 주행을 하는 과정 내내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아쉬움을 넘은 ‘단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파워 오브 초이스, 하나의 차량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겠다는 그 의지는 확실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하나의 차량’이 모든 파워트레인의 특성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e-208은 이러한 전제 앞에서 물음표를 남긴다. 실제 e-208은 결국 내연기관 방식의 208 대비 더욱 무거운 요소를 품고, 또 전기 배터리를 장착한다는 구조적인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행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포트홀이나 요철, 그리고 지속적인 충격이 발생되는 구간에서 e-208의 차체는 지금까지의 푸조의 차량, 그리고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2008 디젤 사양의 주행에서도 느껴지지 않던 차체의 불안감, 그리고 ‘그러한 차체’의 질감을 운전자에게 노골적으로 전하며 주행의 위하감을 느끼게 했다.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물론 절대 ‘연약한 차체’라 아닐 것이며, 또 운전자가 이러한 특성을 미리 인지하고 그 한계 내에서 주행을 한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지금까지의 푸조의 차량들이 보여준 높은 신뢰도를 떠올린다면 이러한 모습은 분명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끝으로 244km의 주행 거리도 마음에 걸린다.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일상적인, 도시 중심의 삶을 즐기는 이라고 한다면 부족함이 없는 수치겠지만 국내에 출시된 다른 전기차들과 비교한다면 내심 아쉬운 수치이기 때문이다.

좋은점: 세련된 디자인과 실내 구성, 부족함 없는 성능

아쉬운점: 주행 중 드러나는 차체의 ‘버거움’ 그리고 주행 거리

푸조 e-208 GT Line 시승기

눈길을 끄는 엔트리 수입 EV, 푸조 e-208

푸조 e-208은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목을 끌기 충분하고, 공간 구성의 매력, 그리고 주행의 즐거움이라는 매력을 품고 있다. 게다가 가격적인 구성에서도 ‘수입 전기차’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을 품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EV’를 원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는 존재라 생각되었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 한불모터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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