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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DS3 E-텐스, 짧은 주행거리가 걱정이라고요?

입력 2020.09.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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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인증(237㎞)보다 82㎞ 더 달려
 -고급감 높인 소재와 구성 인상적

 전동화는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오랜 시간 내연기관 차를 만들던 제조사들도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태세 전환에 들어갔다. PSA그룹의 고급 브랜드 DS도 전기차 만들기에 돌입했다. 특히 포뮬러 E를 일찍 시작한 덕분에 기술 노하우를 축척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탄탄한 완성도를 거친 차를 내놨다. 소형 SUV DS3 크로스백을 기반으로 만든 'DS3 크로스백 E-텐스'가 주인공이다. 국내에도 이달 출시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출시 자료를 읽다 보니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주행가능거리다. DS3 크로스백 E-텐스는 유럽(WLTP) 기준 1회 충전으로 320㎞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거리는 237㎞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천안에 이르는 주행거리가 통으로 사라진 셈이다. 아무리 유럽과 국내의 주행거리 측정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차이가 83㎞, 즉 35%나 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바로 뽑은 시승차를 빌려 테스트를 진행했다. 
 ▲성능
 측정 방식은 간단하다. 배터리를 100%까지 가득 채우고 유럽 기준에 맞춰 거리를 주행한 뒤 처음 장소로 돌아오면 끝난다. 내연기관차에서 사용하던 만량법(풀투풀, Full to Full) 보다 간단한 편이다. 다만 배터리가 방전되면 곧바로 멈출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만큼 차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상황. 프랑스산 새 전기차가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코스는 부산방향 경부선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시작해 휘닉스 평창을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약 320㎞ 구간으로 잡았다. 갈 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절반은 페달 조작, 나머지 절반은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기로 했다. 반대로 올 때는 국도로만 되돌아오는 방식이다. 제한속도를 기준으로 앞뒤 오차 범위 10㎞ 속도로 달렸으며 에어컨은 실내 온도 18.5도에서 1단만 사용했다. 

 100% 가득 충전했을 때 트립컴퓨터에는 총 270~280㎞를 달릴 수 있다고 나타났다.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장시간 주행을 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교통 흐름에 맞춰서 일정하게 달렸다. 전기차가 주는 부드럽고 차분한 감각은 E-텐스에서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다. 전기모터는 부족함 없이 차를 밀어주고 추월 가속 시에는 특유의 강한 펀치력도 보여준다.

 다만 테슬라처럼 머리가 뒤로 쏠리면서 박진감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일정하게 속도를 올리며 시원스럽게 내달리는 성격이 강하다. 마치 잘 세팅된 가솔린차를 모는 기분이다. E-텐스 콘셉트를 생각하면 이질감 없이 가속하는 지금의 감각이 더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강원도에 진입하면서부터 고저차가 심해졌다. DS3 크로스백 E-텐스의 배터리 효율도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고속 언덕에서는 전기에너지가 빠르게 달았고 반면 내리막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회복을 넘어 더 높은 주행가능거리를 보여줬다. 특히 일정 속도로 타력 주행이 긴 시간 이어질 때 회생 제동을 적극 활용해 배터리 효율이 극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도 있었다. 거의 다 와서는 공사 구간이 나타나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반환점인 휘닉스 평창까지는 꾸준한 언덕이 있어서 전기 에너지 손실률이 컸다. 

 중간 반환점에 도착했을 때 트립컴퓨터로 본 이동 거리는 158㎞이며 남은 주행거리는 110㎞로 나타났다. 출발지였던 만남의광장 휴게소를 국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약 161㎞가 필요했고 이대로라면 51㎞가 부족했다. 적잖이 당황스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차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로 하고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경로상 충전소 위치까지 확보한 뒤 복귀에 나섰다. 

 DS3 크로스백 E-텐스는 국도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고저차를 적절히 활용해 배터리 효율을 늘렸고 주행가능거리는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신호등이 자주 나타나는 도로 특성상 미리 제동을 걸어 천천히 멈춘다면 더 좋은 수치도 보여준다. 그 결과 주행가능 숫자가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남은 주행거리와 점점 가까워지는 극적인 장면이 나타났다. 성공할 수 있겠다는 부푼 기대와 함께 동승한 영상 PD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하지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 수도권에 진입하는 내비게이션이 고속화도로로 안내했고 본격적인 퇴근길이 시작됐다. 또다시 주행가능거리가 떨어졌고 서울에 진입해서는 배터리 부족 경고등도 수차례 점등됐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교통 흐름에 맞추면서도 타력 주행을 적극 이용했다. 거의 다 와서는 에어컨도 끄고 차가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결국 맨 처음 출발했던 만남의광장 휴게소 같은 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총주행 거리는 319㎞였으며 주행가능거리는 2㎞로 나타났다. 만약 나머지 2㎞도 전부 소진해 주행가능거리가 제로가 되면 거북이 모양 경고등이 뜨고 차는 약 20㎞ 정도 더 주행 가능하다. 어쨌든 DS3 크로스백 E-텐스는 국내 인증 237㎞를 훌쩍 넘겼고 유럽 기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번 테스트는 시승 풀영상으로 제작한 만큼 추후 별도 선보일 예정이다.

 ▲디자인&스타일
 이제서야 숨을 고르고 차에서 내려 내외관을 살펴봤다. 겉모습은 9개월 먼저 선보인 DS3 크로스백과 큰 차이가 없다. 부드럽게 굴곡진 LED 헤드램프와 세로로 길게 내려오는 주간주행등만 봐도 특별함을 추구하는 차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반듯한 벨트라인 대신 2열 도어 끝을 올려 포인트를 준 부분과 히든 도어캐치도 인상적이다. 크기가 작은 뒷 유리창과 트렁크 위쪽에 달린 얇은 테일램프는 듬직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 외에도 양 끝에 세로로 홈을 파 놓은 뒷범퍼, DS 및 E-텐스를 상징하는 엠블럼 등도 특징이다. 
 실내는 외관 못지않게 개성이 가득하다. 브랜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름모꼴 문양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계기판을 감싼 부분이나 인포테인먼트 속 UI 모양, 센터페시아 버튼도 전부 마름모로 마무리했다. 디지털 계기판은 크기가 작은 편인데 속도와 배터리 잔량 등 구성이 간단한 전기차 특징을 고려하면 단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생각보다 커서 대안이 된다. 반면 베젤이 두꺼운 돌출형 모니터는 다소 아쉽다. 또 대부분 터치 방식을 사용한 결과 볼륨 조절과 관련한 물리 버튼이 없다. 

 센터터널은 화려하다. DS 패밀리-룩을 맞춘듯한 버튼이 대표적인데 감각적으로 깎은 조각 장식을 보는 듯하다. 소재도 흠잡을 곳이 없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단연 우위를 차지한다. 가죽의 사용 범위가 넓고 스티치를 아낌없이 넣어 고급감을 키웠다. 심지어 크기가 작은 D컷 스티어링 휠에도 투톤으로 마무리해 감성 품질을 높였다. 
 넓거나 광활한 구성은 아니다. 도어 패널에 송풍구를 붙인 부분만 봐도 알 수 있다. 공간감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안락하고 품격 있는 실내 구축에 노력한 모습이다. 2열도 마찬가지다. 옆 유리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개방감이 떨어진다. 시트를 앞뒤로 옮기거나 각도를 조절할 수도 없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은 무난한 수준이다. 트렁크는 충분하다. 전기차라고 해서 짐칸을 침범하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총평
 DS3 크로스백 E-텐스는 평범함을 거부하는 특별한 전기차다. 친환경차라고 해서 저렴하거나 실속만 추구할 거라는 편견을 과감히 지운다. 세그먼트 내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와 자세로 전기차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한다. 고급감을 살린 소재와 구성, 다른 차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한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꼭 필요한 기능만 알차게 넣은 편의품목과 최신 주행보조장치도 상품성을 높인다.   

 무엇보다도 전기차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주행가능거리는 기대 이상의 숫자를 보여주며 해피엔딩을 보여줬다. 물론 앞선 테스트는 차가 가진 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내기위한 시도가 강했다. 때문에 극단적인 환경에서 주행을 이어나가는 소비자는 없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환경부 인증(237㎞)을 여유롭게 뛰어넘겼다는 것. DS3 크로스백 E-텐스를 가지고 주행 패턴을 고려해 200㎞ 후반대까지 활용한다면 만족도가 가장 높을 듯하다.

 깜짝 실력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전기차를 찾는다면 매력적인 선택지가 분명하다. 가격은 쏘시크 4,850만원, 그랜드시크 5,250만원이다. 여기에 환경부 국고 보조금 628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서울시 기준(450만원) 쏘시크 3,772만원, 그랜드시크 4,172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