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토타임즈

[시승]한층 단단해진, 쉐보레 콜로라도

입력 2020.09.18. 09:58 수정 2020.09.21. 16: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듬직한 인상으로 돌아온 부분변경
 -강력한 오프로드 실력 여전해

 쉐보레 콜로라도는 한국지엠에 있어서 의미있는 제품이다. 국내 첫 수입 픽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한 역할이 컸다. 또 트래버스와 함께 수입차 브랜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했다. 그렇게 한국 땅을 밟은 미국산 픽업은 안정적인 판매를 기록하며 한국지엠의 효자 차종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콜로라도는 2020년 상반기 수입차 판매 누계 톱 5(한국수입차협회 집계 기준)를 기록하며 정통 픽업 시장 개척을 넘어 확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부분변경 신형을 국내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조금 더 강인한 인상과 함께 신규 트림 추가로 상품성을 높인 게 특징.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신형 콜로라도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라이프 스타일 및 소비자 경험 확대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드넓은 영종도 황무지에서 콜로라도를 만났다.
 ▲디자인&스타일
 콜로라도의 첫인상은 압도적이다. 긴 차체와 껑충한 높이를 바탕으로 덩치를 키운 요소가 전신에 가득하다. 신형으로 오면서 차가 더 우람해진 느낌을 받는다. 이유는 그릴에 있다. 램프와 이어진 블랙 그릴이 범퍼 아래까지 내려오면서 전체적으로 차가 커 보이는 효과를 줬다. 여기에 안개등 및 하단 공기 흡입구 전체를 감싼 새로운 디자인의 범퍼와 스키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통해 정통 오프로더의 강인함을 강조했다.

 옆은 픽업의 특징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상당한 길이를 가진 짐칸과 사각 휠하우스, 세련된 디자인의 17인치 휠과 터레인 타이어가 조화를 이룬다. 뒤는 쉐보레 레터링을 음각으로 새겼다. 존재감을 높이고 과거 레트로 감성까지도 물씬 풍긴다. 이 외에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기능에 충실한 세로형 테일램프와 큼직한 테일게이트, 범퍼 발 받침도 전부 그대로다. 컬러는 기존 블랙과 화이트, 그레이에 더해 레드, 블루 등 두 가지를 새롭게 추가했다.
 시승차는 새롭게 추가한 Z71-X 트림이다. Z71-X는 쉐보레 브랜드 내부에서 오프로드 패키지를 표기하는 코드 Z71에서 이름을 따왔다. 강력한 오프로더 트럭의 매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프리미엄 기능을 추가한 콜로라도의 상위 제품이다. 먼저 고급스런 분위기의 LED블랙 보타이 엠블럼과 Z71 배지가 새겨진 새롭게 디자인된 그릴이 들어간다. 또 다크 그레이 컬러 색상의 스키드 플레이트와 신규 17인치 알로이 휠, 블랙 컬러의 도어 핸들 및 사이드미러가 기본이다. 후면 베드에도 'Z71 오프로드' 데칼이 추가돼 기존과 차별을 뒀다.

 실내는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둔 모습이다. 단순한 구성의 아날로그 계기판과 직관성이 좋은 버튼만 봐도 차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큼직한 모니터와 보스 오디오가 낯설게 다가올 정도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비롯해 열선 스티어링 휠,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 등 나름 최신 편의 기능도 알차게 갖췄다. 투박한 변속 레버와 각종 플라스틱 패널은 오랜 시간 험지에서 차를 몰아도 끄덕없을 내구성에 집중한 모습이다. 

 오랜 시간 픽업을 만들어 온 노하우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큼직한 사각 사이드미러와 리어 슬라이딩 윈도우, 2열 시트 아래에 마련한 여분의 수납공간도 마찬가지다. 쓰임새 좋고 활용이 우수한 기능이다. 2열은 등받이 각도가 높고 시트 폭이 좁아 안락함이 살짝 부족하다. 하지만 픽업의 성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눈감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적재함은 기대 이상이다. 천천히 내려오는 이지 리프트를 적용했고 범퍼 양 끝에 스텝을 마련해 올라가기가 수월하다. 적재함 고리는 기본 4개, 탈착형 적재함 고리 홀은 13개에 이른다. 또 미끄럼 방지 스프레이를 도포해 물건이 움직이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트레일링 기술도 적용했다. 먼저 토우/홀 모드는 무거운 짐을 적재한 상태에서도 최적화된 변속 패턴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다. 또 스웨이 콘트롤 기능이 포함된 스테빌리트랙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으로 고속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트레일러의 불안한 현상을 방지한다. 

 트레일러의 하중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도 넣었다.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언덕에서 안전한 재출발을 돕는 힐 스타트 어시스트 시스템 등 세밀한 트레일링 전용 기술도 기본이다.

 ▲성능
 신형 콜로라도는 6기통 3.6ℓ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 312마력, 최대 38.0㎏·m의 성능을 발휘한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차를 이끌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치다. 시승코스는 마른 땅과 풀로 가득한 황무지에서 이뤄졌다. 험로주행에서 차의 매력을 만끽하라는 회사의 배려(?)를 받아 차와 함께 오프로드를 누볐다.

 첫 번째 코스는 와일드 어트랙션이다. 오프로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고난도 코스로 콜로라도가 왼쪽으로 30도 기울여진 도로를 통과하는 방식이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지만 차는 키가 큰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안정적인 자세를 연출했다. 이후 낮은 무게중심으로 기울어진 흙길을 차분히 통과했다.

 바로 락크롤링이 이어졌다. 바위로 이뤄진 울퉁불퉁한 길을 통과하는 코스인데 일반 SUV 같으면 고생 꽤나 했을 구조다. 반면 콜로라도에겐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부드럽게 통과했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콜로라도의 서스펜션과 올 터레인 타이어가 발군의 성능을 발휘한 결과다.

 언덕 경사로 코스는 다소 아찔했다. 경사각이 35도에 달해 정면에서 보면 마치 벽처럼 보일 만큼 가파른 장면이 연출됐다. 오로지 차를 믿고 하늘을 보며 올라갈 뿐이다. 콜로라도는 조금의 미끄러짐도 없이 흙바닥을 움켜쥐고 단숨에 경사로를 올라갔다. 우려가 단번에 믿음으로 바뀐 순간이다. 풍부한 파워트레인 성능과 차분하게 힘을 배분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이다.

 참고로 콜로라도에 들어간 파트타임 4WD 시스템은 상황에 맞춰 사륜과 이륜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노면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구동 방식을 변환하는 오토 모드도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급경사를 내려올 때는 새롭게 추가된 힐 디센트 컨트롤이 효과를 발휘했다.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적절한 제동력을 발휘하는 이 기능을 통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경사를 내려올 수 있었다.

 와일드 어트랙션 코스의 마지막은 범피 로드 구간이다. 앞바퀴와 뒷바퀴 자리에 번갈아 가며 바퀴가 전부 잠길 정도의 깊은 구멍을 통과하는 코스다. 좌우 앞바퀴 한쪽과 대각선 방향 뒷바퀴 한쪽으로만 지탱하며 탈출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도심형 SUV는 쉽게 탈출하기 힘든 구조다. 콜로라도는 충분한 댐핑 스트로크(쇽업쇼버가 위아래로 가동하는 범위)로 여유롭게 균형을 잡으며 범피 로드 구간을 빠져나왔다. 좌우가 뒤틀리는 상황임에도 탑승자 충격이 덜하고 여유롭게 험로를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속 5~10㎞로 각종 장애물을 통과한 뒤에는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오프로드 투어링 코스가 나타났다. 끝없이 펼쳐진 영종도 황무지를 빠르게 주파하는 구간이었다. 흙길과 진흙길, 돌길은 물론, 그간 내린 비로 자연 발생한 작은 호수들은 콜로라도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차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자재로 험로를 질주했다. 

 지상고가 높고 내구성이 강한 소재를 두른 덕분에 상처가 날 걱정도 덜하다. 콜로라도는 대배기량 엔진이 주는 넉넉한 출력과 묵직한 차체로 땅을 짓누르며 힘차게 내달렸다. 잘 닦인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카와는 완전히 다른 재미다. 오히려 더 짜릿하고 운전에 자신감이 붙는다. 과감하게 몰아도 콜로라도는 피곤한 기색 없이 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낸다. 차에 대한 믿음과 충성도가 배가 되는 순간이다. 또 거친 험로를 모두 다스릴 수 있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총평
 콜로라도는 100년 넘게 정통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노하우가 곳곳에 녹아있다. 실내외 구성과 활용도, 차가 가진 기본기가 훌륭해 목적을 분명히 한다. 편의 및 안전 기능, 소재, 마감 수준이 조금 낮아도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오히려 오프로드 전용 SUV가 아니라면 도전하기조차 어려운 곳들을 헤쳐나갈 때의 짜릿한 쾌감은 평소에 느낄 수 없는 독보적인 경험이다. 그만큼 콜로라도는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차다. 캠핑은 물론, 하이킹, 서핑 등 부피가 큰 장비가 필요한 아웃도어 레저 활동도 문제없다. 

 수입차임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저렴한 자동차 세금, 국내 400여곳의 쉐보레 서비스센터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것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정통픽업트럭을 소개하고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 만으로도 콜로라도는 제 역할을 다했다. 가격은 익스트림 3,830만원, 익스트림 4WD 4,160만원, 익스트림-X 4,300만원, Z71-X 트림 4,499만원, Z71-X 미드나잇 에디션 4,649만원이다.

영종도=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