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신경 안쓴다더니..모델Y 점선따라 그린 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이 이달 말 공개를 앞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와 테슬라의 컴팩트 SUV인 모델Y를 세밀하게 비교한 내부 문건이 유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그간 “우리는 테슬라를 이기려고 ID.4를 만드는 게 아니다”며 모델Y와 비교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17일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ID.4와 모델Y를 겹쳐 그린 폴크스바겐의 내부 문건이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을 통해 유출됐다. 이 문건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ID.4가 차체 크기 측면에서 모델Y와 거의 똑같다는 대목이다.
일렉트렉은 “폴크스바겐 경영진은 그간 ID.4를 통해 모델Y보다는 도요타 RAV4와 혼다 CR-V를 공략하겠다고 말해 왔다”며 “하지만 유출된 문건을 보면 폴크스바겐이 얼마나 테슬라와 모델Y를 들여다보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폴크스바겐 ID.4가 테슬라 모델Y의 ‘대항마’라는 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를 독일로 초청해 지난 7월 출시한 폴크스바겐 최초의 전기차 ID.3를 시승하게 했다. 이후 디스 회장도 테슬라 모델Y를 시승했다. 디스 회장은 당시 “모델Y는 고객 경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드라이빙 기능 등 측면에서 참고할 게 많은 차”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측은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서 모델Y 대비 ID.4의 장점도 열거했다. ID.4의 전장이 모델Y보다 17㎝ 짧지만, 실내는 6㎝ 더 길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인테리어가 더 고급스럽고, 테슬라보다 기존의 서비스 네트워크가 더 방대하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일렉트렉은 “가격은 ID.4가 더 싸니까 수긍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문제로 전작 ID.3의 출시가 늦어진 마당에 ID.4가 모델Y보다 더 소프트웨어 중심(software-centered)이라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평했다. 디스 회장은 테슬라와의 소프트웨어 기술 격차를 인정하며 내부적으로 ‘테슬라 따라잡기’ 계획을 집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테슬라 모델Y의 충전 속도가 더 빠르다.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관련해선 모델Y가 아직 유럽시장에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
ID.4는 연말까지 유럽과 북미 시장에 출시한다. 국내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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