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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자율주행차'로 해석될 수 없다

조재환 기자 입력 2020.07.10. 14:29 수정 2020.07.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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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환의 카테크] 한계점 있는 단순한 주행보조..미디어, 왜곡 말아야

(지디넷코리아=조재환 기자)주행보조(ADAS) 시스템을 자율주행으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미디어들이 이런 잘못을 자주 저지른다. 

자율주행차와 주행보조 기능이 탑재된 차량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두 개념을 혼용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경기도 시흥 수원-광명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실행 후 1차선으로 주행하던 테슬라 차량이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사례는 9일 한 방송사 보도에서도 소개됐다. 

지디넷코리아 취재 결과, 차량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차량의 경고를 수용하면서 1차선 오토파일럿 주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이후에 스티어링 휠에 불필요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중앙 가드레일로 돌진해 사고가 났다.

야간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실행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당시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차량 내부에 있는 물건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토파일럿이 주행 도중 강제로 해제됐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구체적인 것은 정밀 조사 결과 이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차량이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차량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사고는 주행보조의 단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오토파일럿 자체가 자율주행은 아니란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 사고를 보도한 방송사는 오토파일럿 자체를 '자율주행 중 사고'라고 규정했다. 자칫하면 운전자가 전방 주시 의무를 무시한 채 차량에게 운전의 전권을 넘긴 후 일어난 사고로 오해할 수 있다.

사물과의 통신이 제대로 이뤄져야 진정한 자율주행차

여기서 우리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자율주행차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차는 기존 ADAS 주행보조 시스템 이상의 장치가 탑재된 차량이라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사물과 차량주행 흐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센서, 차량과 사물 간 통신(V2X)이 가능한 모듈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추가돼야 한다. 

예상치 못한 재난재해로 통신 자체가 어려울 경우, 근거리 통신망을 활용해 위험 상황을 관계 당국에 알릴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진정한 자율주행차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야 다양한 도로와 지형조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가 완성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차량들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양산형 자율주행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전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연구기관 등이 특수 장비 등을 더해서 자율주행차를 만들어냈지만, 이 차들은 정부의 승인을 얻고 특정 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는 조건이 따랐다. 게다가 다양한 행사에 선보인 자율주행 셔틀도 안전을 고려해 지정된 장소에서 한정된 주행이 가능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선보인 초소형 전기차 D2 기반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에 필요한 여러 장치들이 추가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 오토파일럿, 현대기아차 HDA(고속도로 주행보조) 등은 아직까지 레벨 2 기술 수준의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 장점은 분명히 있는 시스템이지만 도로 상황에 따라 예상치 못 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항상 전방을 주시하면서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아야 한다. 만약 해당 시스템 작동 도중 사고가 난다면, 운전자 스스로 전방 주시 의무 위반으로 골치 아플 수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눠지는데 앞차와의 간격 유지와 차선 이탈 등을 방지하는 수준의 오토파일럿과, 간선도로급 이상 도로에서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한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등으로 나눠진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10일 기준 900만원 이상의 옵션가를 갖춘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옵션을 선택해야 쓸 수 있고, 운전자가 원하는 목적지를 테슬라 순정 내비게이션을  입력해야 작동된다. 운전자가 만약 T맵 등 제 3의 내비게이션을 쓴다면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쓸 수 없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실행중인 테슬라 모델 3 15인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일반 오토파일럿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오랫동안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을 경우 경고를 준다. 만약에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고 여러 차례 경고를 무시하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오토파일럿 기능을 아예 다시 재활성화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운전자 선택에 따라 구현 범위는 다양하지만, 항상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시스템이다. 이 기능을 단순하게 대중이 자율주행으로 여긴다면, 향후 미래형 자동차 개발 시 용어로 인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자유로 주행중인 테슬라 모델 S P100D. 주행보조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주행보조 경고 해제 장치 장착 문화도 근절돼야

해당 보도에선 또 테슬라 모델 S 차주의 오토파일럿 관련 문제점도 소개했다. 이 차주는 직접 간선도로를 달리며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의 자동 차선 변경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나 이 보도에서 소개된 모델 S 차주의 스티어링 휠 안쪽에는 오토파일럿 경고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헬퍼(또는 치터)’ 장치가 발견됐다. 해당 장치 탑재 차량이 오토파일럿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규명하기엔 어렵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실행 후 약 30초 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차량 클러스터나 디스플레이가 불빛과 경고음 등을 일으키며 스티어링 휠을 잡고 운전하라는 메시지를 내보낸다. 운전자가 경고를 무시하게 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경고 자체가 너무 시끄럽고, 오랫동안 자율주행을 즐기고 싶다는 이유로 헬퍼 장치를 장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헬퍼 장치 장착 문제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차종 오너에게도 살펴볼 수 있다. 심지어 이를 장려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문제다. 완성차 업체들은 대체적으로 제 3의 장치를 탑재한 후 차량에 고장이 발생되면 대체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제네시스 GV80 헤드업디스플레이 화면, 자동차선변경 가능한 HDA2 실행화면 등이 담겨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주행보조 장치명에 ‘자율주행’ 이름 표기는 자제해야

테슬라 등의 완성차 업체들도 향후 주행보조 기능 이름 표기 시 ‘자율주행(Full Self-Driving)’을 뜻하는 용어를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풀 셀프 드라이빙’ 성능을 순차적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다. 국내 모델 3 판매 초기에는 자동 차선변경 등이 지원되는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지원되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활용이 가능해졌다.

테슬라는 앞으로 순차적으로 신호등까지 인식해 자동으로 정차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을 넣어서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이끌고자 하는 것이 테슬라의 목표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 3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테슬라의 ‘풀 셀프 드라이빙’은 아직까지 한계점이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아직까지 테슬라가 국내도로에서 제대로 된 ‘풀 셀프 드라이빙’ 기능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맥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 특성을 테슬라가 파악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운전자가 차량 구매시 오토파일럿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고 직접 안전하게 일반 도로를 운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7월부터 3단계 수준의 주행보조 능력이 가능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3단계 수준의 주행보조가 가능할 수 있는 통신 체계나 관계 기관의 협조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아직까지 3단계 수준의 주행보조 탑재 차량 출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자율주행차 사고 대비보다는 주행보조 결함 문제를 규명할 때가 왔다. 이 과정이 없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차 시대 개막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조재환 기자(jaehwan.cho@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