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뉴 M8 그란 쿠페 컴페티션 | 달리고 싶은 본능 끊임없이 자극하는 고성능 스포츠카

신승영 모터그래프 기자 입력 2020. 6. 2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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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 시리즈 정점에 있는 M8 컴페티션과의 만남이 드디어 성사됐다. 20여 년 만에 돌아온 8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된 M8은 BMW 스포츠카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모델이다.

M8은 첫 등장부터 BMW M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앞서 공개됐던 콘셉트카와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 선 M8은 마치 출발 신호만을 기다리는 스프린터처럼 역동적인 힘을 뿜어낸다. 검은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 듯한 모습은 마치 먹이를 쫓는 상어를 연상케 한다.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면,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전면부 그릴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다양한 디자인 라인이 근육질의 풍부한 볼륨감을 살렸고, 브랜드 역사상 가장 얇은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가 세련된 기능미를 더했다.

콘셉트카와 비교해 주요 외장 부품의 포인트 컬러가 골드에서 블랙으로 바뀌었다. 거대한 6각 키드니 그릴을 비롯해 감각적인 사이드미러 캡과 날카로운 리어 스포일러 등은 하이그로시 블랙 혹은 블랙 크롬 소재로 꾸며졌다. 여기에 거대한 카본 파이버 루프가 차체 경량화와 강성을 위해 장착됐다.

실내는 럭셔리 세그먼트의 최상위 모델에 걸맞은 요소로 꾸며졌다. M 스포츠 전용 시트는 몸을 적당히 지지하면서도 부드럽게 감싼다. 인테리어 구성과 소재는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M2나 M3가 오직 달리기만을 위한 차라면, M8은 일상에서 품격과 여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특히 시승차인 4도어 그란 쿠페는 2도어 쿠페 및 컨버터블 모델과 달리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바닥에 낮게 깔린 듯한 외형이지만, 실제로 탑승해보면 안락한 공간을 확보했다.

이번 시승은 특별한 차에 걸맞게 색다른 코스를 택했다. 미쉐린 그린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35번 국도와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함백산 만항재를 달렸다.

우선 안동에서 봉화를 지나 태백으로 가는 35번 국도에서는 느긋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가며 차량 움직임을 느꼈다. 방지턱을 잇달아 넘어갈 때나 거친 노면에서도 불편함 없이 부드럽게 나아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았을 때 주행 질감은 딱딱한 스포츠카보다 단단한 고급 세단에 더 가깝다.

1 BMW 뉴 M8 그란 쿠페 컴페티션은 BMW의 4도어 쿠페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 BMW2 BMW 뉴 M8 그란 쿠페 컴페티션 뒷모습. 사진 BMW3 BMW 뉴 M8 그란 쿠페 컴페티션 앞좌석. 사진 BMW

애초 계획과 달리 어느새 속도를 높이게 된다. M8 컴페티션은 4.4L 신형 V8 터보 엔진과 8단 M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됐다. 엔진은 BMW M 시리즈 중 가장 강력한 625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2초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고 속도는 지금까지 출시된 BMW 양산차 중 가장 빠른 시속 305㎞를 자랑한다. 가속페달에 살짝만 힘을 더해도 머리가 뒤로 젖혀진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곧추세우고 두 손은 스티어링 휠을 꽉 잡았다. 귓속을 파고드는 우렁찬 배기음과 쿵쾅거리는 심장 박동 그리고 오롯이 차에만 집중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M8 컴페티션에는 새롭게 개발된 전용 ‘M 모드’가 탑재됐다. M 모드는 로드·스포츠·트랙 등 세 가지 설정을 제공하며 엔진부터 변속기, 댐퍼, 스티어링 휠 민감도, 제동 반응, 사륜구동 시스템 등을 조절한다. 이와 별개로 개별 맞춤 조합도 지정할 수 있다. M8 컴페티션은 가장 컴포트한 성향의 로드 모드에서도 달리기 위한 욕망을 감추지 않는다.

굽이굽이 날 선 함백산 고갯길로 접어들었다. 연속된 코너에서도 스티어링 휠 조작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자세를 즉각적으로 바로잡는다. 급격한 코너도 매끄럽게 진입해 미끄러지듯 탈출한다. M 전용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M xDrive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M8만을 위한 정교한 맞춤형 섀시 기술 등은 운전자 실력보다 몇 배 더 우수한 차량 움직임을 구현한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평소보다 더 깊게 밟으며 과격하게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게 한다. 갑자기 운전 실력이 늘어난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정신없이 달려 만항재에 오르고 보니 무엇인가에 홀린 기분이다. 짜릿하면서도 서늘한 감각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는 경쟁 모델인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나 메르세데스-AMG GT 63S 4도어 등과는 분명 다른 매력이다. M8 컴페티션은 언제 어디서나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운전자가 기대하는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2억3950만원이 적힌 카탈로그를 한동안 버리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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