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포츠카와 SUV의 완벽한 균형"..카이엔 쿠페의 이유있는 질주

장우진 2020. 6. 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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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엔 쿠페.<장우진 기자>
포르쉐 카이엔 쿠페.<장우진 기자>
포르쉐 카이엔 쿠페.<장우진 기자>
포르쉐 카이엔 쿠페.<장우진 기자>
포르쉐 카이엔 쿠페.<장우진 기자>
포르쉐 카이엔 쿠페.<장우진 기자>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포르쉐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카이엔을 출시한 지 18년 만에 '카이엔 쿠페'를 선보이면서 쿠페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렇다 할 마케팅 없이도 두 달 만에 300대 이상 판매되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차의 전면부는 카이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장 4930㎜, 전폭은 1985㎜로 준대형급의 차체를 지니고 있지만 카이엔보다 25㎜ 낮아진 전고로 날렵함이 부각됐다. 특히 B필러부터 유려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쿠페형 디자인을 완성시키며 역동성을 더해줬다.

실내 공간은 포르쉐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그레이와 레드의 투톤 컬러는 세련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센터콘솔에 위치한 두 개의 손잡이는 오프로드의 DNA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센터페시아는 포르쉐의 오리지널 디자인인 긴 가로 형태로 구성됐고 스티어링휠 왼쪽에 위치한 시동키는 버튼 형식이 아닌 '돌림' 형식이어서 아날로그 감성까지 담아냈다.

실내 공간도 여유로웠다. 휠베이스는 2895㎜로 여유로웠고 뒷좌석 설치 위치는 카이엔보다 30㎜ 낮아져 2열의 레그룸(다리공간)과 헤드룸(머리공간)이 넉넉했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625리터로 웬만한 대형 SUV 이상을 확보했다. 다만 1열 센터 라인의 수납공간은 차의 덩치에 비해 다소 부족하게 여겨졌다.

주행 성능은 SUV 이상의 안락함과 스포츠카의 주행감을 모두 갖췄다. 특히 '돌려서' 시동을 거는 방식을 고수한 포르쉐의 고집 덕에 오랜 만에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차는 SUV를 기반으로 한다. SUV를 선택하는 운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승차감과 어느 정도의 오프로드 성능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부족함은 없었다.

우선 시내 주행에서는 여느 고급 세단보다도 정숙성이 뛰어났다. 특히 거친 노면은 물론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간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차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핸들링도 무겁지 않아 데일리카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담아냈다.

고속 주행에서는 포르쉐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을 때는 풍부한 엔진음이 더해졌는데 리스폰스 버튼을 누르면 20초간 차량 성능의 최대치를 맛볼 수 있었다. 이 차에는 6기통 3리터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는 45.9㎏·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한다. 재원이 말해주듯 시내 주행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SUV임에도 코너 구간에서는 안정적이었고 브레이크 성능도 이질감이 없어 순간적인 감속에도 쏠림 현상은 거의 없었다. 이 차에 탑재된 리어 스포일러는 시속 90㎞가 넘을 경우 135㎜까지 확장되는데 그 덕에 후륜의 접지력이 향상되고 차량의 에어로다이내믹(PAA)이 극대화된다는 게 포르쉐 측 설명이다.

포르쉐 입장에서 쿠페형 SUV 시장은 어떻게 보면 도전이다. 스포츠카 브랜드의 명성과 SUV의 실용성, 쿠페형의 멋스러움까지 기대치를 채우기는 쉽지 않다. 좋게 말하면 '모든 것을 다 잡은' 차가 될 수 있지만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차가 될 수도 있는 것이 포르쉐 앰블럼을 단 쿠페형 SUV의 숙명이다.

하지만 카이엔 쿠페는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지난달까지 두 달간 348대가 판매되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카이엔 쿠페의 가격은 1억1630만원, 카이엔 터보 쿠페는 1억8400만원의 만만찮은 가격대에서 이뤄낸 실적이다. 이 같은 판매량이 '포르쉐'라는 브랜드 효과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승 후 알 수 있었다.

카이엔은 스포츠카만 고집하던 포르쉐가 2002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프리미엄 SUV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카이엔 쿠페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쿠페형 SUV 시장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어 갈지 행보가 주목된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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