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위로가 되는 공간, 렉서스 UX 250h

입력 2020. 6. 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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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고 역동적인 디자인, 주행감각도 스포티함에 한발 가까워져

 차를 타면서 비 오는 날을 싫어하게 됐다. 꼭 비는 세차한 다음날 온다. 또 왜 그렇게 출퇴근 도로는 평소보다 더 막히는지. 차에 타고 내릴 때 우산을 쓰는 것도 번거롭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신기술도 많이 나오는데 차 탈때 비 덜 맞는 요긴한 우산 좀 발명됐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러던 어느 비오는 날 렉서스 UX 250h를 시승했다. 유난히 아침부터 육아와 회사일에 지칠대로 지친 날. 축 처진 기분으로 차 키를 건네받았다. 시승의 목적지는 '아무데나'. 그저 마음내키는 대로 달리다가 3시간 뒤 돌아오는 게 그날의 시승 코스였다. 울적한 기분에 '그래, 드라이브나 하자'라는 마음으로 시동을 켰다. 목적지는 강바람도 맞을 겸 양평으로 정했다. 드라이브의 정석인 코스이니까. 

 UX는 렉서스가 2018년 내놓은 소형 SUV다. 기존에 렉서스가 풍기는 다소 보수적이고 진지한 이미지에서 한 걸음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그러다보니 젊고 역동적으로 보이기 위한 요소를 많이 녹여냈다. 스핀들 그릴이며, 엉덩이가 바짝 치켜 올라간 뒤태까지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멋부림 요소가 많다.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무게 중심은 낮췄다. UX에 처음 적용된 GA-C 플랫폼을 채택해 고장력 강판과 구조용 접착제 범위를 넓혀 강성을 높이고 무게 중심을 낮췄다. 무게 중심이 낮으면 주행 시 안정성이 높고 역동적으로 다뤄도 불안감이 덜한 것이 장점이다.  
 도로에 나오니 확실히 차체가 낮다. 옆 차선에 있는 세단이나 해치백과 눈높이가 맞고 SUV보다는 한참 아래 있는 기분이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살짝 치우쳤다. 디자인이며 소재며 마감 품질 등은 소형급이지만 렉서스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트림, 센터콘솔, 대시보드 등에 촉감 좋은 가죽을 썼다. 곳곳의 크롬과 우드 트림도 조화롭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나 디지털 계기판은 눈에 확 띄는 수준은 아니지만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다. 기어봉 주변으로는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는 터치패드와 오디오 컨트롤러,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등이 위치한다. 운전자의 자세나 시선의 큰 변화없이 조작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다만 익숙해지는 데에는 살짝 시간이 필요하다.
 


 차가 달리자 비가 후두둑 앞 유리창을 친다. 빗소리가 듣기 좋아 오디오를 껐다. 정차 후 가속에서는 모터 작동 소리가 살짝 들리더니 속력을 높이니 곧 엔진이 힘을 낸다. 진동은 거의 없지만 엔진 소음은 좀 있는 편이다. 그런데 빗소리와 함께 들으니 낮게 깔린 엔진음이 잘어울린다. 풍절음이나 노면음은 잘 억제되고 엔진음만 입혀 놓으니 소음처럼 들리지 않았다. 빗소리와 엔진음을 노래 삼아 도로를 달렸다. 

 동력계는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과 전기모터 조합이다. 여기에 무단변속기를 얹어 최고 183마력, 최대 19.2㎏·m의 토크를 발휘한다. 하이브리드의 특성 상 초반 가속력은 일반 가솔린보다 경쾌하다. 모터의 힘을 빌려 스타트를 끊으면 EV 모드를 지나 본격적으로 엔진이 힘을 낸다. 물론 이 과정은 무난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운전자는 귀로 들리는 소리가 아니면 이질감을 느끼기 어렵다. 다만 UX의 컨셉트가 역동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진 성능은 다소 평범한 편이다. 물론 원하는 만큼의 속도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반응이 즉각적이라든지 조향이 예민한 편은 아니다. 묵직하고 부드러운 렉서스 특유의 주행감을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단단하고 민첩한 역동성이라기보다는 편안하면서도 뒷심이 있는 안정적인 스포티함이다.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모자람이 없고 연인이나 가족이 동승했을 때에도 부담이 없을 만하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코너링이다. 낮은 무게중심 덕분인지 코너를 돌아갈 때의 안정감이 상당하다. 짧은 휠베이스와 낮은 무게중심이 코너링에서의 자신감을 높인다. 차와 운전자, 노면이 한 몸이 돼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E-포'라 부르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앞뒤 구동력을 최대 20:80까지 배분해 위험 상황을 미리 방지한다. 효율도 기대 이상이다. UX의 제원상 복합효율은 ℓ당 15.9㎞인데 이 날 고속도로 위주의 역동적인 주행에도 실효율은 17.0㎞/ℓ를 넘어섰다. 도심 위주의 주행 상황이라면 ℓ당 20.0㎞ 이상도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인다.

 비 오는날 드라이브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시승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이 왠지 아쉽게 느껴졌다. 작지만 아늑한 공간, 역동적이지만 안정적인 주행감각, 여유롭고 듣기 좋은 NVH 등이 빗속 주행의 만족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대형 SUV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어딘가 살짝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 감성 충만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UX는 이런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가 필요한 사람,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한 사람. 가격은 4,540만원부터.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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