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호연의 시승기] 기대 뛰어넘는 고급스런 실내 어필..호쾌한 가속감에 2열 공간도 충분

2020. 6. 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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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캡처(CAPTUR)'

대중 브랜드의 수입차를 산다고 하면 가격 대비 아쉬운 점이 많다. 성능은 괜찮지만 옵션은 부족하고 실내 고급감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르노 캡처(CAPTUR)의 차문을 연 순간 그런 선입견은 한번에 날아갔다.

르노캡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다. 클리오에 이어 국내에 두번째로 르노 로장쥬 엠블럼을 달고 출시된 ‘수입차’이기 때문이다. 캡처는 프랑스에서 개발돼 스페인 바야돌리르 공장에서 생산된 유럽형 모델이다.

사실 시승 전 캡처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미 르노삼성차에선 비슷한 시기에 소형 SUV XM3를 내놨기 때문이다. XM3와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자칫 관심 밖으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캡처는 XM3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내뿜었다. 전작인 QM3와 달리 C자 형태의 주간주행등(DRL)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전면 디자인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

측면의 벨트라인 크롬장식이 뒤로 달수록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얇은 C자 형태의 테일 램프가 트렁크 도어 양쪽을 감싸고 있다. 동글동글한 QM3의 테일램프와 달리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차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게 진짜 소형 SUV의 실내가 맞나”라는 감탄이 나온다. 전반적인 구성은 XM3와 거의 동일하지만 소재에서 느껴지는 고급감은 한 수 위다. 퀼팅 스티치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고급 가죽이 덧대져 있다. 대시보드 중간에는 중형차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우드 몰딩도 눈에 띈다.

기어 노브가 공중에 떠있는 ‘플라잉 콘솔’은 캡처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다. 우주선의 조종석 느낌이 나는데다 아랫쪽을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로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2열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이 소형 SUV 답지 않게 충분했다. 짐이 많을 땐 슬라이딩 벤치 기능으로 536ℓ 트렁크를 넓혀 사용할 수도 있다. 소형 SUV 대부분이 빼놓는 2열 송풍구도 챙겼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자 1325㎏의 차체가 가볍게 튀어나간다. 르노와 벤츠가 공동개발한 1.3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낮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XM3에 이어 캡처에서도 호쾌한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실용 영역인 엔진회전수 2300RPM 부근에서 토크가 한번 터져나오는 만큼 시내주행에서는 답답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의 저속 시 울컥거림은 느끼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후반 가속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시속 100㎞ 전후에서 다시 가속페달을 밟더라도 최대 152마력의 출력이 부드럽게 차체를 밀어줬다.

토션빔 서스펜션을 오래 만져온 르노답게 2열 승차감도 매끄럽게 다듬었다. 기본적으로 컴포트한 세팅이지만 롤링도 크지 않고 과속 방지턱을 넘은 후 충격도 빠르게 잡았다. 2열에 앉은 동승자가 “포트홀을 지나는 와중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강변북로에 들어서자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가 진가를 발휘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교통체증에도 전혀 피로감을 느낄 수 없었다. 시속 60㎞ 이상에선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기능도 활성화된다. 대부분 수입 소형 SUV가 첨단운전보조장치를 빼놓고 출시한 점을 생각해보면 기특하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없지만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에 내비 지도나 간단한 주행 방향 정보를 띄울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게다가 스마트폰 용 T-MAP을 그대로 옮겨 와 목적지 검색도, 차선 안내도 편리했다. 다른 수입차들이 빈약한 자체 내비게이션 맵을 제공해 결국 스마트폰 내비를 쓰게 만드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주차할 때는 360도 어라운드뷰로 주변 차량과 사물을 살필 수 있다. 후방카메라 화질이 다소 아쉽지만 이 차급에 이런 옵션을 찾아보긴 어렵다.

물론 캡처에도 아쉬움 점은 있다. 컵홀더가 지나치게 낮고 뒷쪽에 있어 운전 중에 음료를 마시는 데 불편했다. 또한 더운 여름에 등판에 흐르는 땀을 식혀줄 통풍시트가 없다는 점은 한국시장에선 치명적이다. 국내 생산 모델이라면 연식변경이나 부분 변경 때 추가될 수 있겠지만 수입 모델이다 보니 기대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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